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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옹성 강남지역 아파트도 수억원 '뚝'···집값의 향배는?

입력 2022.06.16. 06:15 댓글 2개

기사내용 요약

강남·송파 집값 수억 하락…금리 인상·매수세 위축

5월 수도권 아파트값 변동률 -0.1%…하락폭 확대

거래절벽 여전…아직 대세 하락으로 보기 어려워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2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서울스카이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 모습. 2022.06.02.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최근 서울 집값의 '바로미터'로 꼽히는 강남 지역의 아파트값이 수억원씩 하락하면서 집값이 향후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리는 모양새다.

강남지역 집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고, 일부 단지에서 수억원 이상 낮춘 급매물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집값 하락기에도 다른 지역보다 가장 늦게 집값이 내려가는 강남 지역에서 급매물이 나오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대출 규제 강화와 기준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철옹성이었던 강남도 본격적인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집값이 하락하고 있다는 각종 통계가 나오고 있으나, 정작 부동산시장에서는 아직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 어렵다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폭이 전월 대비 2배 이상으로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5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10% 하락했다. 이는 지난 4월 하락폭(-0.04%)에 비해 2배 이상 확대된 수치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4월(-0.01%)에 이어 5월에도 0.01% 떨어졌고, 같은 기간 인천의 아파트 매매가격 하락 폭은 -0.05%에서 -0.23%로 대폭 확대됐다. 경기도는 4월 -0.06%에서 5월 -0.11%로 내림 폭이 확대됐다.

한국부동산원은 "대체로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일부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 고가 지역 위주로 가격이 상승했지만 대체로 매물이 누적되고 수요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 1단지(전용면적 84㎡)는 지난 5월24일 20억1000만원이 거래됐다. 지난 4월30일 27억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불과 한 달 사이 7억원 가까이 하락했다. 다만 직전 거래와 가격 차이가 워낙 커서 증여성 거래일 가능성이 크다. 또 지난 4월17일 26억5000만원에 거래된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8일 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를 시행한 한 달간 매물이 늘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4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3088건으로 집계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시행 직전인 지난달 9일(5만5509건) 대비 약 13.6% 증가했다. 25개 자치구별 매물 수 증가율을 보면 서울 강서구(18.1%·2785→3291건)가 가장 높았다. 이어 ▲마포구(17.3%·2082→2443건) ▲노원구(16.6%·4398→5130건) ▲중구(16.4%·661→771건) ▲동대문구(16.1%·2024→2351건)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거래량은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는 1465건으로 집계됐다. 아직 등록 신고 기한(30일)이 남아 매매 건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이나, 지난해 같은 기간(4901건)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부동산 시장에선 강남 지역 일부 단지의 집값 하락 전환 만으로 서울 전체 집값 하락을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으로 매수세가 위축되면서 집값이 조정 국면에 들어섰으나, 거래 없는 집값 하락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부 거래만으로 향후 집값을 단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또 급매물을 거래를 제외하면 사실상 실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뚜렷하지 않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문가들은 아직 집값이 대세 하락 전환으로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이전보다 주춤하지만, 대세 하락으로 예단하기는 이르다"며 "정상적인 거래량이 유지되면서 집값이 떨어져야 하락 추세라고 판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 교수는 "대출 규제와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주택 매수심리가 위축됐다"며 "새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아직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고, 향후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숨 고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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