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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다섯번 인상, 이자 16조5000억 늘었다(종합)

입력 2022.05.25. 09:44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금리 0.25%p 인상시 1인당 이자 16만4000원↑

전체 연간 이자부담은 3조3000억 늘어

다섯 차례 금리 인상…1인당 82만↑·16조5000억↑

지난달 주담대 금리도 상승…이자부담 한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이 1859조를 기록하며 9년 만에 감소 전환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말 대비 6000억원 감소한 1859조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사진은 24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대출창구의 모습. 2022.05.2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 류난영 이주혜 기자 = 오는 26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는 것이 유력 시 되고 있는 가운데 가계 빚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은이 이날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경우 차주 1인당 연간 이자부담 규모가 지난해 8월 기준금리 인상 전과 비교해 82만원 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대출 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 보다 더 큰 폭으로 오르고 있어 실제 이자 부담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2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해 12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4조2000억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를 시산한 결과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인상 폭인 0.25%포인트 만큼만 올라도 차주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16만4000원 늘어나는 것으로 산출됐다.

가계의 전체 이자 부담 규모는 3조3000억원 불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1인당 연간 이자부담은 전체 이자 규모에 차주수(대략 2000만명)를 나눈 값이다.

지난해 8월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린 후 같은 해 11월과 올해 1월, 4월에 이어 5월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경우 산술적으로 계산해 보면, 지난해 8월 이후 10개월 간 늘어나는 이자만 16조5000억원(3조3000억원×5)에 이른다.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은 82만원이다.

전문가들 대다수는 다음날 열리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3일부터 18일까지 채권 투자자·애널리스트 등 채권 업계 종사자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 100명 중 94명이 기준금리 인상 결정을 예상했다

여기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스텝, 인플레이션 우려 등으로 5월 이후에도 2~3차례의 추가 기준금리가 예상되고 있어 빚 부담은 더 커질 전망이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최근 물가를 보면 당분간 매 회의마다 금리 인상이 이뤄질 수 있는데, 지난달에 이어 5월, 7월 금통위에서 3차례 연속 인상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 연준의 최종 정책금리 레벨이 3.0~3.5% 수준으로 예상되는데, 국내 기준금리도 최대 2.5%까지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5월 이후 2차례 만 더 올려 연말 기준금리가 2.25%까지 인상될 경우로 가정해도, 1년 5개월 간 이자만 23조1000억원(3조3000억원×7)이 될 전망이다.

다만, 대출금리 인상폭이 기준금리 인상폭 보다 더 크기 때문에 실제 가계의 이자부담은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한은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같은 기간인 지난해 말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 금리는 3.66%로 1 년 사이 0.83%포인트 올랐다. 이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3.63%로 1.0%포인트 올랐고, 신용대출 금리도 5.12%로 1.66%포인트나 뛰었다. 지난해 기준금리 인상폭이 0.5%포인트였던 점에서 볼 때 가계대출 금리 인상폭은 기준금리보다도 최고 3.3배나 높았다.

한은 관계자는 "엄밀하게 따지면 자산가치 상승이나 개인신용 등급 변동,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수입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이자부담 규모는 알 수 없다"며 "단순히 가계대출 이자가 올랐을 때 차주의 이자 부담이 어느정도 되는지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추정이 가능한데 올해 1분기 가계대출 수치를 반영하려면 가계대출 DB가 확인되는 6월쯤이나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이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평균 금리도 상승했다. 은행권이 주담대 금리를 인하하며 속도 조절에 나선다고 했으나 실제로 취급한 주담대 금리는 오른 것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이 지난달 신규 취급한 주택담보대출의 월평균 금리는 3.84~4.37%로 상단 기준으로 전월보다 0.05%포인트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5대 은행의 3월 신규취급 기준 주담대 평균 금리는 3.91~4.32%였다. 하단 기준으로는 일부 은행이 주담대 금리를 인하하면서 0.07%포인트 낮아졌다.

5개 은행의 주담대 금리 평균은 지난달 4.112%로 전월(4.102%)보다 소폭 상승했다. 지난달 주요 은행들이 주담대 금리를 0.3~0.45%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평균 대출 금리는 상승한 것이다.

이는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 금리(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등 시장금리가 상승하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상쇄됐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4월 코픽스에 따르면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84%로 전월 대비 0.12%포인트 상승했다. 잔액기준 코픽스도 1.58%로 전월대비 0.08%포인트 상승했다. 코픽스 금리 상승은 대출금리에 곧바로 영향을 미친다.

앞서 국민은행은 지난달 5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45%포인트 낮췄다. 신한은행과 농협은행도 지난달 8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최대 0.3%포인트가량 인하한 바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금리를 낮추기 위해 가산금리를 조정했으나 시장금리가 보다 급격하게 오르면서 주담대 금리가 상승한 것"이라며 "한은이 이달 기준금리를 추가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시장금리에 반영된 영향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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