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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윳값, 14년만에 휘발윳값 추월···ℓ당 1947원
입력 2022.05.11. 17:35 댓글 0개[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전국 경유 평균 가격이 14년 만에 휘발유 가격을 넘어섰다.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전국 경유 판매 가격은 ℓ당 1947.59원으로, 휘발유 평균 판매 가격인 1946.11원보다 1.48원 더 높다.
경유 가격이 휘발유 가격보다 비싸진 것은 2008년 6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이달 1일부터 유류세 30% 추가 인하가 시행됐지만, 국내 경유 가격은 나흘만에 반등해 상승세를 지속했다. 현재 경유 가격은 2008년 7월(1947.8원) 이후 최고 수준이다.
통상 국내 주유소 경유 가격은 휘발유보다 ℓ당 200원 정도 저렴하다. 하지만 대(對)러시아 제재로 경유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고, 경유 국제가격이 오르면서 '휘발윳값 역전'에 영향을 미쳤다.
유럽연합(EU)은 러시아로부터 전체 천연가스 수입량의 40%와 석유수입량의 27%를 의존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유럽 전체 육상운송용 연료 판매량 중 약 4분의 3이 경유(디젤)이고, 40% 이상의 승용차가 경유 차량이다. 유럽은 경유 순수입국으로 러시아산 경유 수입 물량은 2019년 기준 20% 수준이다.
이와 함께 휘발유 대비 경유의 유류세 인하폭이 낮은 것도 '휘발윳값 역전'에 영향을 미쳤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유류세 인하로 인해서 유류세 인하폭이 휘발유가 경유보다 크고, 동시에 경유 국제가격이 높아지면서 휘발유-경유 가격 역전현상이 발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 석유 시장에서는 경유가 휘발유보다 조금 더 비싸거나 비슷한 수준이지만, 국내에서는 경유의 유류세가 휘발유보다 낮아 가격이 더 저렴하다. ℓ당 유류세(부가가치세 10% 포함)는 휘발유가 820원, 경유가 581원 수준이다.
그러나 이달부터 유류세 인하폭이 30%로 확대 적용되면서 국내 휘발유 유류세는 휘발유의 경우 247원, 경유는 174원 줄었다. 휘발유에 대한 유류세 인하액이 경유보다 약 73원 더 많다.
정유업계는 경유가격 급등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항공 수요가 회복되면서 정유사의 항공유(등유) 생산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여름 휴가철 '드라이빙 시즌'이 도래하기 때문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정유사는 향후 항공유 수요 대응을 위해 경유생산을 줄이고 항공유 생산을 늘리게 되면 경유 가격이 지속적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며 "특히 중국에서 코로나19로 인한 봉쇄가 풀리고, 겨울에 난방유(등유)로 쓰는 나라가 많아 하반기로 갈수로 경유 압박은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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