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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호남유일 공예품제작소 운영 나주, 옛 명성 찾는다

입력 2022.01.21. 11:31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나주공예품제작소 설립 110년 맞아 다양한 사업 추진

[나주=뉴시스] 영산강 고대문화를 상징하는 전남 나주 반남면 신촌리 고분군에서 발견된 '금동관'(사진=뉴시스DB)

[나주=뉴시스] 이창우 기자 = 19세기 초 호남지역 유일의 공예품제작소가 설립·운영됐던 공예왕국 나주의 옛 명성을 찾는 노력이 시작됐다.

21일 (재)나주시천연염색문화재단에 따르면, 빼어난 솜씨를 엿볼 수 있는 나주공예품의 역사는 약 2000년 전 고대 마한의 고분군에서 발견된 대형 옹관과 금동관, 금동신발 등에서 유래를 찾아볼 수 있다.

근대로 넘어오면 조선 제일로 평가받았던 '나주부채'가 대표적인 공예품이다. 나주부채는 대영박물관과 도쿄 국립박물관, 프랑스 부채박물관 등에 소장돼 있을 정도로 당시 명성이 높았다.

[나주=뉴시스] 명성황후 주치의였던 벙커 애니 엘러스(여·Bunker Annie Ellers·1860-1938)가 1894년 대영박물관에 기증한 나주산 부채 까치선(鵲扇) (사진=나주시천연염색재단 허북구 국장 제공) 2022.01.15 photo@newsis.com

1930년대 일본인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는 전라도 공예를 둘러보고 쓴 '전라기행'(全羅紀行)에서 남국의 공예왕국 핵심 지역으로 나주를 꼽았다.

나주는 1913년 호남지역에서 유일하게 나주공예품제작소가 설립돼 공예품 기술 개발과 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같은 사실은 조선일보 1939년 4월16일자 신문 기사에 잘 나타나 있다. 당시 신문에는 '나주산기공예품제작소'(羅州山岐工藝品製作所)가 생산한 죽제품이 국내를 넘어 만주와 중국까지 수출됐다는 기사 내용이 실려 있다.

나주 공예는 이후 산업화의 격동기에 휩쓸려 침체기를 겪다가 현재는 나주반, 쪽염색, 샛골나이(나주 다시면 신풍리 샛골에서 전승돼 온 무명 길쌈) 등 무형문화재 등 몇몇 전통 기술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나주=뉴시스] 쪽 염색을 한 무명천 (사진=나주시천연염색재단 제공) 2021.10.05 photo@newsis.com

하지만 최근에는 나주를 대표하는 색인 '천연염색'을 중심으로 다시 나주 공예가 부흥기를 예고하고 있다.

나주천연염색재단은 나주공예품제작소 설립 110년을 맞아 전라도 공예 부흥을 위한 나주로컬크래프트(지역공예품) 홍보·판매, 지역 공방 작가 소개전 등을 개최하고 있다.

여기에 전남공예창작센터 유치를 통해 목공예, 섬유공예 장비를 갖추고 지난 해 30여회에 걸친 교육·체험프로그램도 개최했다.

[나주=뉴시스] 나주천연염색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목공예실 (사진=나주시 제공) 2022.01.21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공예부흥을 위해 작가들의 창작비를 비롯해 컨설팅, 전시판매전 등을 적극 지원하기도 했다.

올해는 한국공예·디자인문화진흥원의 사업지원 대상기관으로 지정돼 30여회의 교육, 판매 촉진전, 마케팅 교육, 공예인 컨설팅을 지원할 계획이다.

재단은 앞서 지난 11일부터 15일까지 지역 공예인을 강사로 초청해 초·중학교 교직원을 대상으로 '공예'를 주제로 한 직무교육과정을 운영해 호응을 얻었다.

김왕식 재단 상임이사는 "재단은 그동안 나주 공예 인프라 확충에 노력해왔다"며 "이러한 인프라를 잘 활용해 나주 공예의 명성을 되찾고 지역 공예인들의 직업활동 기회를 확대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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