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초고속으로 쌓아 올려진 39개층··· 커지는 '완전 철거' 당위성

입력 2022.01.19. 15:59 수정 2022.01.19. 16:06 댓글 1개
1년도 채 안돼 꼭대기층까지 건설
최근엔 6~11일마다 한 개층씩 타설
주민들 “쌍둥이 건축…전면 철거 답”
‘안전점검’ 전제조건 최대 변수될 듯
광주 서구 화정동 HDC현대산업개발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현장 붕괴 사고 9일째인 19일 오전 관계자들이 붕괴 된 아파트 31층에서 잔재물을 치우는 작업을 하고 있다. 2022.01.19. 

한 겨울, 단 엿새만에 1개층 타설. 1층부터 39층까지 쌓아 올려지는데 걸린 시간, 단 11개월.

광주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 현장 붕괴 사고와 관련 그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실공사 정황이 쏟아지고 있다.

설계상 하자와 부적절한 재료 사용 의혹까지 더해진 총체적 부실의 핵심은 '시간이 돈'이라는 기업의 안일한 안전 의식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이번에 붕괴된 화정동 아이파크 201동의 콘크리트 타설은 지난해 초부터 본격 시작됐다.

소음·분진, 균열 등의 피해를 호소하는 일대 주민들의 민원으로 공사는 휴일을 제외한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만 허용됐다.

평일 하루 6시간, 1년도 채 안되는 기간 동안 39개 층이 쌓아올려진 것인데 속전속결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전국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가 확보해 공개한 화정 아이파크 콘크리트 타설 일지에 따르면 붕괴된 201동은 짧게는 6일, 길게는 11일마다 1개층의 타설이 진행됐다.

35층 바닥면 타설이 진행된 것은 지난해 11월23일. 이후 10일, 7일, 6일, 8일, 11일만에 39층까지 쌓아 올려졌다. 아파트의 5개 층이 쌓이는데 걸린 시각은 고작 50일이었다.

앞서 현산은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층마다 최대 18일동안의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고 해명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참사의 원인으로 추정할 수 있는 부실공사 정황은 다양한 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외벽이 붕괴되면서 드러나 있는 내부에 동바리 등 지지대가 발견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건설 시에는 각 층의 바닥면에 타설된 콘크리트가 완전히 굳기 전까지 안정적으로 무게를 지탱하기 위해 기둥 형태의 지지대를 사용한다. 업계 종사자들은 콘크리트 일정 강도를 완성하기 위해 최소 3개층에서 많게는 5개층까지 지지대를 순차적으로 설치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의 경우 공기 단축, 공간 부족 등을 이유로 자재가 서둘러 철거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잔해 사이로 드러나 있는 철근의 상태도 부실공사 정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콘크리트가 충분한 강도를 완성한 상태였다면 외부 요인에 의해 파손되었다 하더라도 철근에는 콘크리트 재질이 묻어 있어야 하지만 이번처럼 생선 가시를 깔끔하게 발라놓은 듯한 철근 상태는 콘크리트가 채 굳지 않은 상태에서 떨어져 나간 방증이라는 분석이 많다.

예비입주민들은 붕괴가 일어난 201동을 포함해 2개 단지 8개동 모두 쌍둥이 공법 형태로 건축된 만큼 안전진단결과와 무관하게 전체 철거 후 재시공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지난 17일 직위 사퇴 의사를 밝힌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의 수분양자 계약해지와 아파트 완전 철거 후 재시공 검토의 전제조건이었던 '안전점검에 문제가 있다면'을 겨냥한 조치로 해석된다.

이승엽 화정 아이파크 예비입주자대표회의 대표는 "여섯분의 무고한 희생까지 낳은 현산은 참사 이후 쏟아지는 부실공사 정황에도 '공정을 독촉하지 않았다', '불법은 없었다'는 책임 회피성 해명만 늘어놓고 있다.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 같은 시공법이 적용된 나머지 7개동에 대한 명확한 대책 내놓아 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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