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평야 두른 영산강, 먼발치 무등산··· 한눈에 담기는구나
입력 2022.01.06. 10:30 수정 2022.01.06. 16:24 댓글 0개호남 8대 명산 중 하나로 꼽혀
월정봉·낙타봉 등 4개 봉우리
낮은 평야와 언덕 사이 '우뚝'
전략적 요충지·기도처로 유명
지역민 건강 지키는 일등공신
나주 금성산은 나주 시민의 사랑을 듬뿍 받은 산이다. 시민들은 매일 금성산을 오르면서 건강을 지킨다.
나주 금성산의 금영정에 오르면 북쪽으로 광주광역시와 담양, 화순의 경계에 걸쳐져 있는 무등산이 조망되며, 영산강은 나주평야를 도도히 흐른다.
◆호남 8대 명산 중 하나
금성산(錦城山·451m)은 호남정맥에서 분기한 영산기맥의 태청산에서 뻗어내린 태청지맥의 망산에서 시작한 작은 산줄기의 끝에 자리 잡고 있다.
금성산은 나주 1천여 년의 역사를 지켜온 진산이며, 어느 봉우리에 올라도 곡창지대인 나주평야를 굽이치며 흐르는 영산강을 한눈에 조망하는 남도의 명산이다.
금성산이라는 산 이름은 나주의 옛 이름 금성에서 유래됐다.
금성산의 봉우리는 노적봉, 오도봉, 다복봉, 정녕봉 등 4개의 봉우리로 이루어져 있다고 전해 왔으나, 지금은 월정봉, 두꺼비봉, 낙타봉, 장원봉의 다른 봉우리로 불린다.
금성산은 호남의 8대 명산의 하나로 알려졌다.
고려 시대부터 국가에서 산신제를 지냈던 영산이었으며, 매년 봄·가을이면 나주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에 많은 사람이 금성산에 모여들어 한 해의 풍년과 태평을 기원했던 곳이다.
금성산의 산신은 '금성대왕'이라 불렸는데, 현재도 이 신을 모시는 무당들의 기도처로도 잘 알려져 있다. '신증동국여지승람(1530)'에 "금성산사(錦城山祠) 사전에 소사(小祀)로 기록됐다. 사당이 다섯 개 있으니 상실사는 산꼭대기에 있고, 중실사는 산허리에 있으며, 하실사는 산기슭에 있고, 국제사는 하실사의 남쪽에 있으며, 미조당은 주성(州城) 안에 있다"고 기록됐다.
예로부터 금성산은 나주평야 일대와 영산강을 아우르는 전략적 요충지였다.
1011년 고려 현종이 거란족의 침입을 피해 10여 일 머물렀던 금성산성의 흔적이 지금도 남아있다.
'세종실록지리지(1454)'에 "금성산 석성(錦城山石城)은 둘레가 1천 95보요, 샘이 5가 있는데, 겨울이나 여름에도 마르지 아니한다. 또 못이 있고 군창(軍倉)이 있다"라고 기록하고 있다.
금성산은 우리나라 최고 명당이 있다고 소문난 산으로 그 품 안에 호남의 3대 명촌 중의 하나며, 조선 초의 정치가이자 학자였던 신숙주가 태어난 나주시 노안면 금안동을 품고 있다.
나주는 통일신라 때까지 금산, 금성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리다가 후백제 때에야 지금의 나주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조선 시대 지리지인 이중환의 '택리지'에 나주의 금성산이 멋들어지게 나타난다.
나주는 노령 아래에 있는 한 도회인데 북쪽에는 금성산이 있고, 남쪽으로는 영산강에 닿아 있다. 고을 관아의 관세가 한양과 흡사해 예로부터 높은 벼슬을 지낸 사람이 많다.
"나주는 금성산을 등지고 영산강을 두르고 있어 읍의 지세가 한양과 비슷하므로 예부터 이름난 인물이 많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작은 한양 즉, 소경이라 했고 인근 마을의 사람들이 서울대신 구경을 왔다고 한다.
지금도 나주목사가 집무했던 금성관은 금성산을 주산으로 웅장하게 서있다.
◆산행은 한수제에서 시작
산행은 한수제 주차장에서 시작된다. 주차장에서 포장도로를 따라 잠시 오르면 한수제 둑에 다다른다. 나주시에서는 한수제의 주변으로 둘레길을 조성, 나주 시민들의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다.
포장도로의 오른쪽으로 나 있는 둑을 타고 남쪽으로 5분쯤 걸어가면 한수제 수문을 가로질러 놓인 아치형 목교가 나온다. 목교를 건너 왼쪽으로 잠시 걸어가서, 오른쪽 지계곡 입구에 이정표를 보며, 다시 삼거리 오른쪽으로 오른다.
오동나무숲이 골짜기에 있는가 싶더니 이내 50~60년 묵은 느티나무가 산행객들을 반긴다.
나무계단으로 된 가파른 길을 20분쯤 쉬엄쉬엄 오르면 나주 시내가 보이기 시작한다. 월정봉 정상이 가까운 듯하다. 터진목에서 월정봉 정상은 10분 거리다. 아마도 입구 이정표에서 30분은 족히 걸린 거리다.
월정봉 정상 헬기장에 서면 영산강의 굽이치는 물줄기와 나주시, 영산포 시가지가 한눈에 보인다. 아마도 동쪽에서 달이 떠오르면 영산강에 비치는 달빛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푸른빛으로 빛났으리라.
정상에서 능선을 따라 100m쯤 가면 제2 헬리포트다. 계속 능선을 따르면 무명봉에 다다른다. 우거진 숲속이어서 높이가 쉬이 가늠되지 않는 봉우리다.
무명봉에서 줄달음쳐 내려가면 오른쪽 터진목으로 야트막한 바위가 나타난다. 바위에 오르면 금성산의 웅장함이 한눈에 들어온다. 여기서 10분쯤 내려가면 떡재다. 경현동 진동마을에서 보산동 장산마을로 넘어가는 재 같다. 떡재, 이름을 보아하니 떡과 관련된 이야기가 얽혀있을 듯하다. 이곳에는 운동기구가 마련돼 있어 지역민들의 쉼터 역할을 한다.
임도를 가로질러 숲속으로 접어든다. 임도에서 10분쯤 오르자 동남쪽으로 터진목에 벼랑바위라 부르면 적당할 정도로 아슬아슬한 바위가 나타난다. 바위에 서면 보산 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여기서 다시 20분쯤 오르면 삼각점이 세워져 있는 두꺼비 봉이다. 봉우리의 모양이 마치 두꺼비처럼 생겨서 이름 지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오두재까지는 내리막길이다. 20분쯤 달음질쳐 내려가는 오두재에는 체육시설과 정자가 설치됐고, 경현동 진동마을에서 다시면 신광리 보덕마을로 넘어가는 임도가 지난다.
정자에서 숨을 고르며 쉬면 금성산 정상 군부대에서 스피커 소리가 들린다. 산에서 들리는 기계음이 반갑지는 않다.
커다랗게 세워진 등산 안내판이 설치된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금성산 지도를 살펴보고 2라운드를 시작한다. 재충전한 체력으로 출발하면 금세 숨이 막히는 깔끄막 등산로다.
20분쯤 오르면 금성산의 8부 능선 중턱이다. 군부대에서 설치해 놓은 '지뢰 조심'이라는 팻말이 눈에 거슬린다. 이곳에서 20분쯤 더 오르면 금성산 정상인데 군부대가 있어 등산로는 막혀있다.
정상에 오른다면 굽이치는 영산강의 물줄기와 북쪽으로 불태산, 병풍산, 추월산과 동쪽으로 나주시 너머 나주평야와 광주의 무등산까지 볼 수 있다. 남쪽으로는 영암 월출산, 흑석산, 두륜산, 북쪽으로 영광 불갑산도 조망할 수 있다.
정상에 갈 수 없으니 머릿속으로만 그려보며 아쉬움을 달랜다. 나주시에서 주관하는 해맞이 행사 때는 정상을 개방한다고 한다.
8부 능선으로 이어진 등산로를 따라 20분쯤 오르락내리락 나아가면 나주시 삼림욕장으로 내려가는 능선에 도착한다.
능선 왼쪽으로 접어들어 목재데크로 만든 계단을 내려가는 길에 무덤을 두 번 만난다. 무덤을 보니 예부터 금성산이 명당으로 알려졌다는 말이 생각난다.
내리막길을 내려가면 계곡에서 물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나주시에서 만든 삼림욕장이다.
금성산에서 자라는 차나무 씨를 채취해 만든 야생차밭이 조성됐다. 계곡 오른쪽 샘터에서 목을 축이고 계곡 아랫길로 내려가면 널찍한 반석 위로 계곡물이 흐른다. 산행 후의 피곤함을 덜어주는 청량함이 느껴진다.
다시 오른쪽 임도를 타고 10분쯤 가면 낙타봉 능선이 나타난다. 능선으로 접어들어 차밭이 에워싸는 길을 걷는다. 길가의 나무울타리와 어우러진 길이 멋지다.
곧 낙타봉과 정열사, 장원봉으로 가는 정자가 있는 사거리로 접어든다. 멋진 숲길인 장원봉 능선으로 천천히 오르면, 야트막한 암릉과 고만고만한 소나무 숲이 멋들어진 길이다.
이후 작은 봉우리를 오르내리면 금영정이 있는 장원봉의 금영정에 도착한다. 장원봉 암릉에서 조망하는 금성산은 웅장하고 어머니의 품처럼 포근한 산이다. 골짜기의 자리를 잡은 다보사는 한눈에 보아도 명당에 자리를 잡은 것 같다. 북쪽으로 나주 시내가 내려다보이고 영산강이 도도히 나주평야를 흐른다. 멀리 무등산이 웅장하게 보인다. 장원봉에서 날 머리인 한수제까지는 20분 걸린다. 한수제에서 금성관까지는 도보로 20여 분 소요된다.
◆산행 팁
한수제~(30분)~월정봉~(50분)~떡재~(30분)~두꺼비봉~(30분)~오두재~(20분)~정상 우회 등산로-(50분)~삼림욕장~(40분)~장원봉~(30분)~한수제, 이 코스는 약 5시간 소요되는 원점회귀형 코스로 금성산의 진면목을 느낄 수 있다.
금성산 연결 산행 코스로는 1코스 한수제~월정봉~떡째~두꺼비봉~오두재~울음재~매봉~옥산~이별재~계량재~망산~불교사~송학동이나, 2코스 한수제~장원봉(금영정)~산림욕장~낙타봉 쉼터~정 상우회 등산로~울음재~매봉~옥산~이별재~계량재~망산~불교사~송학동(약 17㎞)은 약 6시간 소요된다. 전 구간에 물이 없으므로 금성산 녹차밭 체험장이나 낙타봉의 샘터에서 식수를 보충해야 한다.
금성산 임도는 MTB 하는데 최적의 장소로 광주 인근의 MTB 동호회 회원들이 즐겨 찾는 곳이다.
볼거리로는 금성관이 있다. 고려 시대에 들어와 983년(성종 2년)에 전국을 12목으로 설치한 이후 나주목은 1895년 나주 관찰부가 설치될 때까지 무려 1천여 년간 유지된다.
나주의 가장 상징적인 건물인 금성관은 나주목의 객사 건물로서 전국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금성산 남쪽 기슭 깊숙한 골짜기에 자리하고 있는 다보사는 신라 문무왕 1년(661년)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천년고찰이며 대한불교 조계종 제18교구 본사 백양사 말사다. 다보사는 금성산에서 초옥을 짓고, 수행하던 스님이 땅에서 솟아난 칠보로 장식된 큰 탑 속에서 다보여래가 출현하는 꿈을 꾼 뒤 사찰을 창건했다 하여 절 이름을 '다보사'라고 했다는 전설이 있다.
숙박시설이 많다. 나주시에서 직영하는 나주목사내아 금학헌 (전남 문화재자료 제132호) 전통 한옥에서 남도의 멋과 풍류를 즐길 수 있는 하룻밤을 묵을 수 있다.
먹거리로는 남도 육류문화에서 가장 널리 보급되어 정착된 것이 나주곰탕이다. 천년 목사골의 대표 음식인 곰탕은 쇠고기 육질이 부드럽고 살코기의 맑은 국물이 담백하다. 나주시에 대한 상세한 관광 정보는 나주시청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편리하다.
천기철기자 tkt7777@mdilbo.com
- 짱뚱어·칠게 시글시글··· 자연이 만든 '생태천국' 신안 증도 갯벌1004섬 신안 1섬1뮤지엄 ④증도갯벌에서 바라본 수평선은 가뭇없이 아득했다. 이곳 날씨란 것이 원래 시시각각 다르다고는 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왜바람에 당장이라도 후두둑, 굵은 빗방울을 흩뿌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희미한 바다의 실루엣을 더욱 검고 어둡게 만들었다.갯벌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있었던 듯, 훤하게 속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농게와 칠게는 불풍나게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흙장난을 치고, 멋모르는 낙지 한 마리, 물골에서 허우적댔다. 짱뚱어란 놈은 자기를 보아달라는 듯, 갯벌 위에서 펄쩍펄쩍 뛰기까지 하고 있었다.녀석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자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졌다. 비가 내리거나 성격 급한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놈들을 낚아야 할 것이었다. 서둘러 바구니를 등에 메고 갯벌로 걸음을 옮기니 미끄러지듯 펄 속으로 발이 박혀 들어갔다. 휘청-. 이제는 발이 박히는 것에 익숙할 때도 됐건만 매번 중심을 잃고 넘어질 지경이 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갯벌에서 몇 걸음 옮겨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낚싯대를 폈다. 최근에 새로 장만한 '신식 낚싯대'를 보자 마음부터 오달졌다.20대 초반이나 됐을까. 짱뚱어잡이를 위해 처음 사용한 낚싯대는 대나무였다. 벌교며 여수, 순천 등 외지 사람들이 와서 짱뚱어를 잡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 무턱대고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령 없이 낚싯대를 던지다 보니 무겁기만 하고 낚싯줄이 원하는 만큼 나가지도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썰물 때마다 갯벌에 나와 낚싯대를 던졌지만 허탕을 치기 일쑤였고, 이튿날도 맨손으로 돌아가는 날이 반복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씩 요령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등에 멘 바구니의 무게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그는 새로 구입한 낚싯대를 길게 편 다음 원하는 곳 멀리까지 바늘을 던졌다.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끄는 동안 손끝에 미세한 감각이 전해지자 재빨리 잡아챘다. 낚싯바늘에 짱뚱어의 몸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신안 증도 갯벌도립공원◆"갯벌은 삶의 터전… 복받았죠""새로 낚싯대를 사서 한번 해보니까 역시 좋아요. 하루하루 잡는 양이 달라지더라고요. 거기에 요령까지 더해지니 하루에 500마리 이상은 거뜬하게 잡을 수 있었지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짱뚱어에 관심조차 없었거든요. 그냥 갯벌에는 시글시글 흔하니까…."신안 증도 장고리의 이남창(85)씨는 짱뚱어 낚시의 산증인이다. 청년시절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증도에서 짱뚱어를 낚아 가정을 이끌었다.짱뚱어가 식도락가들에게 인기를 끌 때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신안의 식당마다 '짱뚱어'를 메뉴로 내걸었고, 물건을 대달라는 업주가 줄을 이을 정도였다. 이 씨가 사는 장고리에서만 5~6명이 함께 낚싯대를 던졌을 뿐, 많은 주민이 짱뚱어잡이에 나선 것도 아니었다.자신이 잡은 짱뚱어를 찾는 발길이 줄기 시작한 것은 수입산 짱뚱어가 들어오면서부터다. 평소 물건을 대달라고 사정하던 업주가 어느 순간 돌변해 "이제 당신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일이 있었다.하지만 이 씨는 개의치 않았다. 수입산 짱뚱어는 자신이 직접 잡은 것과 비교해 그 맛이 월등히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수입산 짱뚱어탕을 팔던 가게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면서 폐업 위기까지 닥쳤고, 다시 이 씨를 찾아와 짱뚱어를 달라고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이 씨는 업주의 행태가 괘씸했지만, "다시는 거래를 끊겠다는 말하지 않겠다"며 읍소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짱뚱어를 공급했다.짱뚱어는 봄에 보이기 시작하지만 낚시는 여름과 가을에 주로 이뤄진다. 짱뚱어가 살이 쪄서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이기도 하다.신안 증도 짱뚱어가 유명해지면서 이를 겨냥한 외지인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이웃 섬은 물론 무안이나 여수 등지에서도 짱뚱어를 잡기 위해 찾아오곤 했다. 이 씨는 "이 지역 것은 곧 내 것인데 왜 너희가 와서 잡느냐"며 쫓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안타까운 점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짱뚱어의 수가 주는 데다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이 씨는 신안 증도의 갯벌이 곧 삶의 터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우리로서는 복받은 것이지요. 누구는 짱뚱어를 잡고, 누구는 낙지를 잡으며 힘든 시절 견디고 생계를 유지했으니까요. 농사를 함께 짓기도 했지만 수입은 비교가 안 됐어요.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좋은 갯벌이 지척에 있다는 것이요."갯벌박물관을 찾으면 갯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어로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숭어에 농게·칠게·짱뚱어·갯강구까지…갯벌은 조수가 드나드는 바닷가의 모래나 펄로 된 넓고 평평한 땅이 밀물 때는 바다가 됐다가 썰물 때 드러난 곳이다. 육상과 해양이라는 두 개의 생태계가 접하는 곳으로 두 세계의 완충작용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모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갯벌은 자연이 만든 천혜의 생명 보고(寶庫)다. 숭어와 농게, 칠게, 짱뚱어, 망둥어는 물론이고 총알고둥, 갯강구, 댕가리, 칠면초 등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여기에 노랑부리저어새 같은 희귀 조류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이 된다.바지락과 낙지, 꽃게, 굴, 백합 등 수집 종에 이르는 갯벌 속 청정자원은 갯벌에 터를 잡고 살아온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자원이다.신안 갯벌은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갯벌이다. 국내 전체 면적(2천482의㎢) 중 전남이 42.5%를 보유했는데, 신안에서만 14%(37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신안 갯벌은 대형 저서동물(底棲動物·산호나 성게, 조개, 새우 등 호수나 강, 바다의 바닥에 깔린 바위나 모래에 사는 동물)이 100종 이상 서식하는 곳으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5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어 2010년 1월 국토해양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선정됐고, 2011년 9월에는 우리나라에서 17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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