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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윤철수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이사장, 돌연 사임

입력 2021.12.29. 16:26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노조와의 불협화음에 이어 기관 운영 불투명 부담 등 지목

이사 2명도 사임 표명, 원장 직무대행 이어 또다시 공석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대구=뉴시스]이지연 기자 = 지난해 연임을 맡았던 제6대 윤철수 한국패션산업연구원 이사장이 최근 돌연 사임했다.

29일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에 따르면 지난 27일 열린 간담회 이후 윤철수(65) 이사장이 사임을 표명했다. 다른 이사 2명도 함께 사임 의사를 밝혔다.

앞서 윤 전 이사장은 9일 이사회를 긴급 소집하고 이 같은 의사를 한 차례 내비쳤다. 당시 자리에서는 이사들의 연이은 사임 등과 관련해 갑론을박이 벌어졌고, 결국 심사숙고하기로 결정하면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결국 윤 전 이사장과 이사 2명이 사임을 표명하면서 이사장 자리마저 공석이 됐다.

원장 선임이 번번이 무산으로 끝나 직무 대행체제로 기관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연임을 맡았던 이사장마저 사임한 배경에는 노조와의 갈등관계가 지목되고 있다.

재정 악화로 몸살을 앓던 패션연은 결국 본원이 경매로 내몰릴 만큼 심각한 상황에 놓여 있다.

그간 패션연 노조 측은 이사회가 채무 변제와 기관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며 이사장 해임과 근본적인 개혁을 요구해 왔다. 이사회 측은 정부 부처, 대구시와 끊임없이 접촉해 왔다며 이를 반박, 양 측의 불협화음이 지속됐다.

노조 측 관계자는 "부채가 15억여원 상당으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기관 정상화에 큰 걸림돌이 된다. 평리동 분원을 매각해 경매에 들어간 본원 문제도 해결하고 남은 채무가 변제되기를 바랐지만, 결정 권한이 있는 분들이 잇따라 사임하면서 또다시 답답한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노조와의 관계뿐 아니라 이사장 등 일부 이사들이 경매문제 해결과 기관 운영에 대한 부담을 느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연구원의 미래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최소한 재임 기간에 '문 닫았다'는 평은 피하고 싶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실제 패션연은 본원 경매 등 경영 악화로 인해 새로운 연구개발 과제 수주가 어려운 상황이다. 연구개발사업으로 운영되는 기관 구조상 개발 과제에서 제외되면 경영에 큰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국민연금관리공단의 통장 압류와 전기료 미납에 대한 한전 측 독촉장이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지만 산업통상자원부에서도 문제 해결에 선뜻 나서질 않고 있어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패션연 관계자는 "산자부 측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어 한 발 뒤로 물러나 있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임금과 각종 세금 등 과태료만 늘어날 뿐인데 방치만 하고 있다. 자체 감사보고할 여력도 없는 상태에서 무리한 요구만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이사들이)현재 상태의 기관을 이끌고 가는 것에 대한 부담도 이해되지만 결국은 남은 직원들에게 피해가 돌아간다. 아예 기관 운영을 중단하든지 통폐합하든지 결정권자들이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이사장이 새로 선출되지 않으면 정관에 따라 현원 중 최고 연장자인 이사가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당연직 3명을 제외한 9명 중 선출직 이사는 현재 3명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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