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비즈니스의 완성은 매너와 에티켓이다

입력 2021.12.27. 10:44 수정 2021.12.27. 13:47 댓글 0개
이진국 경제인의창 ㈜에덴뷰 대표·경영학박사

46세가 되는 타이거 우즈는 끔찍한 차량 전복 사고 뒤 3개월가량 침대에 누워 지내다 사고 10개월 만에 지난 20일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 이벤트 대회에 아들 찰리와 함께 참가하였다. 경기 도중 절뚝거리는 모습이 있었지만, 경기 감각은 여전하였으며 '골프 황제'의 화려한 귀환을 예고하듯 준우승을 차지하였다.

골프는 심판이 없는 유일한 스포츠이며 자율과 에티켓을 가장 중시하는 운동이다. 18홀 각 홀마다 바람의 세기, 해저드, 벙커 등 주변 상황에 맞게 14개의 다양한 클럽을 선택하고 스스로 멘탈을 관리해야 한다. 기업 경영 역시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수많은 변수와 위기 속에 여러 전략을 구사할 줄 알아야 한다. 따라서 골프는 경영의 다양한 면을 갖고 있어 기업과 매우 밀접한 함수관계가 있다고 한다. 미국 경영 전문지인 '전략과 비즈니스'도 '골프를 통해 얼마든지 경영의 지혜와 전략적 요소를 체득할 수 있으며 유사성이 많다고 평가'하기도 하였다. 많은 사람이 타이거 우즈가 기업을 경영하였더라도 큰 성공을 거두었을 거라고 말한 이유다.

기업을 경영하다 보면 비즈니스 파트너를 결정해야 할 때가 있다. 영국속담에 상대방과 비즈니스를 해도 되는지 모르면 식당에 가서 함께 식사를 해보라는 말이 있다. 식당의 도우미에게 대하는 태도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유난히 상대적 약자를 업신여기거나 불손한 사람이 있다. 골프 또한 동반자의 평소 생활 태도나 성품을 판단하기에 적합하다. 골퍼의 핸디캡 속에는 욕심, 인내심, 위기 극복 능력, 배려, 공정성, 위선, 속임수, 장점, 신뢰성 등 모든 요소가 담겨있기 때문이다

골프를 제대로 즐기려면 '예의가 골프를 만든다'라는 스코틀랜드 속담을 입안에서 중얼거려야 한다. 나 역시 다양한 사람들과 라운드를 하지만 한 지인의 매너와 품격에 감탄할 때가 있다. 아마추어 골퍼지만 골프의 역사와 이론적 배경 지식은 훤히 꿰고 있으며 자신의 샷에는 엄격한 코스 규칙을 적용하며 정성스럽게 최선을 다한다. 기량은 예전 같지 않지만, 여전히 싱글 스코어다. 무엇보다 동반자에게는 캐디처럼 살뜰히 잘 챙기며 절제된 유머로 팀을 유쾌하게 이끌고 간다. 마지막 홀에서 모자를 벗고 '즐거운 라운드였다'는 그의 신사적 악수에서 진심을 확인할 수 있다. 흔히들 마지막 순간까지 한 팀을 이룰 동반자 3명이 있는 사람이 가장 행복한 골퍼라고 한다. 그는 내가 존경하는 골퍼 중 한 사람이다.

전세계 골프 인구가 올해 6천660만 명, 우리나라는 515만 명으로 역대 최다라고 한다. 그렇다 보니 2021년 TV 스포츠 예능의 중심이 단연 골프 예능이었다. 실제 지연, 혈연, 학연보다는 때론 골연(골프 인연)이 개인적 삶과 비즈니스를 향상 시키는데 더 좋은 영향을 주기도 한다. 넓은 골프 코스가 인간관계 형성, 정보 등 비즈니스 이상의 중요한 가치가 숨어 있는 최적의 장소, 즉 야외 사무실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골프 코스에 대해 존중하지 않거나 비신사적인 플레이는 동반자들에게 환영을 받기 힘들다. 체화된 매너와 에티켓은 비즈니스를 완성하는 가장 멋지고 존경받는 굿샷이다. 이진국 ㈜에덴뷰 대표·경영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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