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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광주 애들´의 반란
입력 2021.12.23. 09:42 수정 2021.12.23. 19:00 댓글 0개대한민국의 2021년은 '오징어게임'과 '스트릿 우먼 파이터'(이하 '스우파')로 정리된다. 엄청난 화제를 몰고 온 프로그램들인데 방송가를 넘어 우리의 일상으로까지 그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중이다.
특히 '스우파' 경우 보통 가수들 뒤에서 춤을 추는 '백업댄서'로 인식되던 댄서들이 재조명 받는 계기가 됐다. '주류'로 인식되지 않고 항상 '을'의 위치에 놓여있던 이들이 전면에 나서서 그들의 삶과 문화를 이해시키고 '춤'이란 문화를 확산시켰다. 주류 문화계 뿐만 아니라 댄서씬에서 약자나 다름 없던 여성 댄서들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서로 연대하고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안겨주기도 했다.
'스우파'는 종영된 이후에도 여전히 순항 중이다. 출연했던 댄서들은 스타들만 출연하는 것으로 인식되는 예능 방송프로그램, 광고계를 장악했고 연말 시상식까지 섭렵하고 있는 중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11월 '스우파'의 후속편인 '스트릿 걸스 파이터'(이하 '스걸파')가 런칭됐다. 10대 소녀 댄서들의 경쟁과 성장을 그린다. 방송 첫 회 부터 프로 성인 댄서 못지 않은 열정과 실력에 벌써부터 인기 몰이 중이다. 그 중에는 광주 출신의 댄스팀인 미스몰리와 앤프도 포함돼있다. 이 두 팀은 자랑스럽게도 멘토팀을 선정하는 선발전부터 고비고비를 가뿐히 넘겨왔다. 안정된 실력과 넘치는 끼, 웃음짓게 하는 재치에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벌써부터 받고 있는 중이다. 한 멘토로부터는 '광주에 인재가 많다'는 극찬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21일 방송에서 펼쳐진 본격적인 경쟁에서 미스몰리는 멘토들로부터 극찬을 받으며 최고 점수를 기록했고 앤프는 대중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 두 팀 모두 다음 미션까지 진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그동안 광주 문화계의 분위기를 떠올려본다. 대중 문화나 스트릿 문화에 대한 우리들의 인식은 어떤가. 또 이들에 대한 대접은 어떤가. 문화의 한 축이지만 문화로 존중 받고 있는가. 미스몰리와 앤프는 일찍이 지역 댄스경연대회를 휩쓸던 실력자들이지만 조명 받지 못해왔다. 결국 중앙으로 진출해 새로운 바람에 동참하는 한 축이 됐다.
기자부터 반성해본다.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자 하지만 그저 '아이들의 문화'쯤으로만 치부했던 것을. 다양한 분야의 문화를 존중할 때 문화가 살아 숨쉬는 문화도시가 되지 않을까. '스걸파'의 애청자로서 미스몰리와 앤프의 선전도 기대해본다.
김혜진 취재4부 차장대우
- [건강칼럼] 대화가 필요해 얼마 전 외과 동문들과 외과 교수들의 동문 이사회 모임이 있었다. 얘기는 자연스럽게 현재 의대증원 사태로 인한 전공의 사직문제로 흘러가게 되었는데, 들어보니 현재 전남대학병원의 상황은 정말 심각한 것 같았다. 예전에 외과의 한 교수당 하루 3~4건씩 하던 위암, 대장암 수술을 보조할 전공의가 없어서, 또한 마취를 해줄 전공의가 없어서 하루에 한 건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정형외과는 아예 정규수술은 모두 취소되고 응급수술만 하고 있다고 도 했다. 교수들이 집도하는 수술이 전공의가 없어 혼자서 하다보니 힘들고 더딘데다가 교수 혼자서 전공의가 했던 잡다한 일까지 도맡아 하다 보니 이제 곧 번 아웃 직전이라는 얘기를 들었다.의대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대란이 이제는 거의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도 지금 정부는 물러설 기미없이 계속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이야기만 하고 있으며 전공의들은 돌아올 기미가 없고, 학생들도 기약 없는 휴학으로 이대로 가다가는 전체 유급 직전에 있어 내년에 새로 들어올 신입생과 합해진다면 의과대학 교육은 제대로 될 수 없을 것이고, 졸업생이 없게 되면 공중 보건의나 군의관 수급에 문제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파장이 엄청날 것으로 예상이 되고 있다. 얼마 전에 열린 교수들의 전국 의과대학 비상대책위원회에서는 20개의 의과대학 및 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참여해 3월 25일부터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결의했다. 병원 의료진과 직원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아직까지 대학병원 진료는 유지되고 있지만 남아 있는 이들만으로 버티는 것은 한계가 있으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오래지 않아 대학병원이 무너지면서 세계 최고 수준이었던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은 붕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필자는 작년 11월부터 정부와 의료계의 협상에서 의료계의 대표로 의정 협상단장을 맡아 정부에게 현재 붕괴되어 가고 있는 필수, 지역의료의 문제는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의료사고에 대한 과도한 형사처벌이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의대증원은 지금 해결책이 아니라고 누차 강조하였다. 또한,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에서 얘기했던 것처럼 교육 역량을 감안하여 현재 해마다 증원하고 있는 3058명의 약 10% 정도인 350명 내외로 일단 증원을 더 해보고 점차 2년에 한 번씩 재평가하여 증원 규모를 재조정 해보자고도 비공식적으로 제안하였다. 그리고 의대증원 문제는 밤샘토론을 해서라도 의정 협의체 내에서 논의하여 결정하자고 누차 강조하였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일본과 영국도 의대증원을 하였지만 우리나라처럼 의대 정원 조정 과정에서 의사들의 대규모 사직이나 정부의 형사처벌 공언 등 험악한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원 결정 과정에서 의사들을 정책 결정에 참여시키고 합리적인 요구사항이 있으면 수용하였으며, 의대 증원을 점진적으로 하여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가르칠 교육 역량을 충분히 확보한 후에 증원을 하였고, 구체적인 예산 계획을 세워 단계적으로 예산이 얼마나 들며, 어떻게 투입할 것인지를 국민과 의사들에게 최대한 자세히 설명하였기 때문이다.지금의 의대증원 문제는 수 십년 동안 세계최고를 자랑하던 우리나라 국민건강보험의 문제점이 곪을대로 곪아 터져버린 것이다. 수 십년간 지속되던 필수의료분야에 대한 저 수가와 함께, 결과가 좋지 않은 의료행위에 대해 과도하게 형사 처벌하는 우리나라만의 특성이 이러한 필수의료 붕괴사태에 직면하게 되었고 그 문제점을 의대증원으로 해결하려고 하면서 이러한 사태가 발생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이러한 문제점이 결국 의사 수의 증원 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지도 정부와 의료계가 허심탄회하게 논의해야 할 때이다.선진국의 경우를 보면 의료인력 수급위원회가 있어 그곳에서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의료 인력을 결정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너무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정부와 의료계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의료인력 수급 위원회를 결성하여 우리나라의료의 미래를 위하여 적정 의료 인력을 논의해야 한다.더 이상 국민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조속히 정부와 의료계가 협상테이블에 마주 앉기를 기대한다. 양동호 광주광역시 의사회 대의원회의장 (연합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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