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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세시대①]치솟는 월세···500만원 이상 1년 새 73% 늘어
입력 2021.11.27. 16:00 댓글 0개기사내용 요약
전·월셋값 뛰면서 초고가 월세 거래도 급증 추세
초고가 월세 '성동구' 최다…최고 월세 2700만원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 가격 1년 사이 10.2% 올라
세입자 부담 가중…정책 의도와 반대로 가는 양상
시장 전문가들 "전월세 시장 하락 요인 별로 없다"
[서울=뉴시스] 강세훈 기자 = 매매가격에 이어 전·월세 가격이 치솟으면서 올해 들어 500만원 이상 월세 거래가 300건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차법 시행 1년이 지났지만 정부의 의도와 달리 오히려 전월세 가격이 대폭 올라 서민경제를 위협하고 있는 실정이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26일까지 서울에서 월세 임대료가 500만원이 넘는 가격에 거래된 아파트는 323곳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0년 같은 기간 187건보다 73% 늘어난 것이다.
일반인이 범접하기 힘든 1000만원 이상 초고가 월세도 지난해 20건에서 올해 32건으로 크게 늘었다. 2000만원이 넘는 월세도 작년에는 1건 뿐이었지만 올해는 6건으로 늘었다.
올해 기준으로 월세 1000만원이 넘는 아파트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성동구(11건)다. 성동구는 신흥부촌으로 떠오른 서울숲 인근 성수동 최고급 주상복합 단지에서 초고가 월세 계약이 잇따라 체결됐다.
성동구에 이어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각각 8건의 1000만원 이상 월세 거래가 이뤄졌고, 한남동 최고급 주택단지가 있는 용산구에서도 5건의 초고가 월세 거래가 나왔다.
서울 아파트 전체 전·월세 거래량이 지난해 19만4000여건에서 올해 15만7000여건(11월25일 기준)으로 줄어든 점을 감안하면 고가 월세 증가세가 더 두드러진다.
올해 아파트 월세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격은 123만4000원으로 1년 전 112만원에 비해 10.2%(11만4000원)나 올랐다.
수도권 평균 월세가격도 작년 10월 90만9000원에서 올해 10월 103만1000원으로 13.4%(12만2000원) 뛰었다.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면적 84㎡의 경우 작년 말에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00만원 안팎에 거래가 많았는데 올해 10월에는 보증금 1억원에 월세 350만원 안팎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월세 가격이 치솟는 것은 집주인들이 늘어난 세 부담을 세입자에게 떠넘기려고 전세를 반전세·월세로 돌리거나, 월세를 올리는 방식으로 '버티기'에 들어간 영향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세금을 올리면 임차인에게 전가된다는 것이 기본적인 부동산학개론의 이론"이라며 "보유세 부담이 세입자에게 전가되면서 무주택 임차인들이 곤혹스러운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난해 7월 새 임대차법이 도입된 후 전세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데다, 최근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로 전세자금 대출이 막히면서 전세 보증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실수요자가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임대차 시장이 수요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만큼 집주인들이 갑작스럽게 임대료를 올릴 수는 없을 것이고, 이에 따라 세입자 전가로 이어지는 데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지만 시장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르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전월세 가격이 한쪽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에 시세가 따라가는 게 부동산 시장의 생리"라며 "전세 매물을 반전세로 바꾸거나 월세는 임대료를 올리는 방식으로 보유세 전가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임대차3법 부작용에 따른 시장 불안이 가시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임대차2법 시행 2년이 돌아오는 내년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매물이 시장에 한꺼번에 나오기 시작하면 전세가격과 월세가격이 크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세입자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도입한 정부 정책이 오히려 무주택자들의 주거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전·월세 시장 불안이 쉽게 해결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현재 전·월세 시장은 하락 요인이 별로 없다"며 "작년 8월 이후 갱신한 전세 물량이 순차적으로 돌아오면 20% 이상 오른 시세에 맞춰 전셋값이 오를 수 있고, 다주택자들이 늘어난 종부세 부담을 월세를 올리는 식으로 리스크를 나누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는 전·월세 시장이 차츰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노형욱 국토부 장관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최근 전세시장은 매물이 늘어나고 가격이 안정화 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매매시장의 경우에도 세종, 대구 등 일부 지방은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서울 역시 10월부터 실거래가가 마이너스로 반전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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