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지역민 밀착·맞춤형 치안서비스 제공에 최선"

입력 2021.11.25. 16:41 댓글 0개
[week&people] 조만형 전남도자치경찰위원장
인터뷰 진행=류성훈 취재3부 부국장 대우
조만형 전남도 자치경찰위원장

지방분권·현장 목소리 반영 핵심

설문·공모 등 다방면 의견 수렴

고령화·농어촌·섬 등 특성 살려

캠페인·순찰·교육 다각적 활동

정기 실무협의로 민·관·경 협력

도민 적극 참여 안정적 정착 도와

전남도 자치경찰 제도가 시작된 지 5개월째를 맞이하면서 도민의 삶 속으로 녹아들고 있다. 기대와 우려를 안고 출발한 자치경찰제에 대해 일부에서는 '무늬만 자치경찰제', '한 지붕 세 가족'이라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사실이다.

경찰 사무를 국가경찰, 수사, 자치경찰 사무로 나누고 국가경찰의 신분으로 자치경찰 업무를 수행하는 일원화 모형으로 도입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20여년 동안 오랜 논의를 거쳐 어렵게 자치경찰제가 출발했다는 자체에 큰 의미가 있다.

시행초기 혼란을 피할 순 없지만, 앞으로 1년~2년의 시행 성과가 제도 성공 안착에 중요하게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조만형 전남도 자치경찰위원장을 지난 23일 전남도청 내에 위치한 자치경찰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나 그동안의 활동과 앞으로 계획을 들었다.

조 위원장은 인터뷰 내내 '주민을 위한 치안'이라는 대전제를 충족시키기 위해 전남자치경찰위원회가 전남도와 전남경찰 간 두텁고 폭넓은 소통의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특히 자치경찰제 성공을 위해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도민들의 관심'을 꼽았다. 그러면서 자치경찰제가 비록 제도상 미비점과 한계점을 안고 출발했지만, 결국 지방자치의 기초를 튼튼히 하고 도민들의 안전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라남도자치경찰위원회 출범식이 지난 5월 25일 도청 왕인실에서 열린 가운데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참석자들과 자치경찰위원회 현판 제막식을 하고 있다. 출범식에는 김영록 도지사, 김순은 대통령소속 자치분권위원장, 김창룡 경찰청장, 김한종 도의회의장, 김재규 전남경찰청장, 박문옥 기획행정위원장 등 도의원이 참석했다.

-자치경찰제가 시행 5개월을 맞았다. 초대 위원장으로 어깨가 무거웠을 것 같은데 소감을 말한다면.

▲지난 7월 1일 전국적으로 공식출범한 전남도자치경찰위원회(이하 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서 막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전남도민의 안전을 책임진다는 자긍심과 봉사자의 자세로 구성원과 더불어 소임을 다하려고 다짐하고 있다.

위원회가 도민의 안전을 지키는 파수꾼이자 친절한 벗으로서 전국 자치경찰의 모범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위원회는 전남의 특성을 반영해 도민 생활 치안 강화를 목표로 가장 먼저 1호 시책으로 어르신 범죄피해 예방 종합 안전대책을 전개하고 있다.

1호 시책에 부응해 완도경찰서에서는 지역안전 순찰을 통해 위기의 독거노인 2명을 발견하고 지자체의 노인 맞춤돌봄서비스와 연계해 1가구당 1천240만원을 지원하는 등 주거환경 개선을 추진했다. 이 외에도 많은 사례들이 주민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도민들은 자치경찰제에 대한 인지도가 낮고 일부 경찰들조차도 자치경찰제의 취지를 제대로 알지 못해 효과가 반감된다는 일부 지적도 있다.

위원회와 전남경찰청은 긴밀한 협조를 기반으로 지방 행정과 치안행정 간 협업의 일상화를 이루는 등 자치경찰제로 인한 치안서비스 수준이 높아졌다는 평가도 많다. 도민과 더욱 소통하는 전남자치경찰 시대를 열어가겠다.

-그동안 가장 중점을 둔 부분과 성과는

▲전남은 65세 이상 어르신이 전체 도민의 24.1%를 차지, 전국에서 고령자 비율이 가장 높은 광역지자체다. 어르신 1인 가구와 치매 어르신이 꾸준히 증가하며 특히 코로나19로 사회적 단절이 가속화되면서 어르신의 범죄환경 노출도 늘고 있다.

따라서 사회적 약자인 어르신의 안전을 담보하는 것이 도민 생활 안전 향상을 위한 초석이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이에 따라 맞춤형 면담 등 찾아가는 현장활동을 통해 고독사나 보이스피싱과 같은 어르신 대상 치안문제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주민센터 복지서비스 연계, 생활환경 개선, 상담 활동 등 문제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했다. 또한 배회감지기를 교부해 어르신 실종 예방조치를 실시했고, 지문사전등록과 실종경보 문자 활용 등으로 실종 시 조기 발견을 위한 대응체계도 공고히 해 나가고 있다.

앞으로도 어르신에 이어 사회적 약자인 아동, 청소년, 장애인, 여성 등의 목소리에도 보다 귀를 기울여 일상이 안전한 전남을 위한 맞춤형 시책 개발에 전력을 다하겠다.

-지역민들은 변화를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지배적인데 이에 대한 생각과 대책은

▲자치경찰제의 핵심은 지방 분권과 지역 특성·도민 요구를 반영한 맞춤형 치안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있다.

전남의 특성에 맞는 치안 수요를 발굴하기 위해서는 도민의 참여를 통해 정책 수립·집행 단계에서부터 도민의 요구를 반영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위원회는 지역 주민의 생생한 현장 목소리 청취를 위해 소통과 참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8월부터 시·군 방문을 통해 주민간담회를 추진했으며, 경찰서·지구대·파출소를 방문해 소통·참여 치안현장 간담회도 진행했다.

또한 자치경찰 정책공모나 설문조사를 실시해 도민의 의견을 수렴해 정책에 반영해오고 있다.

-지역 특색에 맞는 치안정책으로 '섬' 관련 대책을 마련했는데 어디까지 진행됐나

▲전남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유인 도서가 있으며 최근 연륙교와 연도교의 설치로 외부로부터 관광과 물류 측면의 교통 유입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도서안전 치안정책'을 수립해 안전한 섬 만들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도서 관할 6개 경찰서에서 임금착취·인권침해 사례를 점검했고, 매월 지속적인 점검도 실시하고 있다.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도서지역 성범죄 예방 등을 위해 이동상담소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안전순찰과 교통안전 시설 개선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경찰관 미배치 도서지역에 드론을 활용한 범죄예방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서남해안 갯벌지역 범죄예방 환경설계 조사 및 도서지역 선착장 CCTV 미설치 지역에 대해 단계적 설치도 추진 중이다.

-자치경찰제의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유관기관 등과 협업이 필수다. 컨트롤타워 역할은 어떻게

▲자치경찰제의 안정적인 정착과 성공적 운영을 위해서는 민·관·경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지자체와 전남경찰청, 도 산하 공공기관, 민간부문 등이 하나의 테이블에서 만나 도민의 행복과 안전을 위해서 협의, 협력할 수 있도록 만들고 그러한 과정을 통해 도출된 생각들을 하나로 묶어 통합적 도민 맞춤형 치안정책을 입안하는 것 또한 자치경찰제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를 목표로 실무협의회를 정기적으로 개최·운영하고 있으며 자치경찰사무와 관련된 각 유관기관들이 실무협의회에 참석해 협력하고 조정해야 할 사항을 논의하는 등 보다 완성도 높은 시책 수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각 지자체와 경찰서 간에 운영 중인 지역치안협의회가 더욱 활성화돼 도민들께서 우선 추진분야로 제시한 생활안전 영역에 행정력과 예산이 집중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조력해 나갈 계획이다.

-향후 위원회의 중장기적인 발전 방향과 도민들께 당부의 말을 전한다면

▲자치경찰제 시행 초대 위원장으로서 자치경찰제의 안정적 정착을 이루어 내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도민의 의견을 충실히 수렴해 맞춤형 치안시책 마련과 함께 전남 자치경찰위원회 슬로건처럼 '도민과 함께하는 안전한 미래 행복한 전남'을 만들고자 한다.

특히 올해는 자치경찰제도 시행 원년으로 자치경찰제 초석을 다진다는 마음으로 기반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

제도는 새로워졌지만 자치경찰을 새로 구성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도민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경찰관이 자치경찰 사무를 담당하며, 그들이 이제 우리의 요구를 수렴해 주는 우리동네 친근한 자치경찰이다. 아직은 걸음마 단계이다.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전남도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한 일상을 더 가까이에서 누릴 수 있도록 정성을 다하겠다. 전남자치경찰은 도민을 자치경찰 활동의 중심에 두고 지역사회의 다양한 목소리에 귀 기울여 도민 밀착형 치안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인터뷰를 마치며…

인터뷰를 위해 찾은 전남도 자치경찰위원회 사무실은 생각보다 협소하고 조촐했다. 200만 도민들의 맞춤형 치안 서비스를 책임지고, 전남경찰청 소속 6천여명의 경찰관 중 60%에 육박하는 3천400여명과 직·간접 업무연관이 있는 '전남 자치경찰 컨트롤타워' 치고는 살짝 초라해 보이기까지 했다.

위원장을 포함 사무국 직원 25명은 비록 넓고 쾌적한 근무환경이 갖춰진 사무실은 아니었지만, '살아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분주하게 움직였다. 1호 시책 '어르신 범죄 피해 예방'에 이어 2호 격인 '섬 치안 대책' 등 전남에 최적화된 시책을 발굴하는데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내년 자치경찰위원회 예산 확보를 위해서도 동분서주했다.

조 위원장은 전날 서울 출장에 이어 오늘은 전남도의회에서 예산안 브리핑을 하는 등 연일 강행군을 이어가는 중이었다. 줄곧 대학에서 경찰행정학을 강의해 온 조 위원장은 6개월이 넘도록 개인약속을 잡지 못할 정도로 숨가쁘게 달려왔다고 한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역할에만 매진했다. 그 과정 속에 '과연 잘 하고 있는가'라는 외로움과 불안감도 엄습해올 때도 있다고 털어놓는다. 이제 5개월 지났다. 밥도 뜸이 들어야 제대로 골고루 익듯, 전남도 자치경찰위원회도 이제부터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류성훈기자 rsh@mdilbo.com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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