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르포]"청년일자리 지켜야"···일부러 자동화율 낮춘 캐스퍼공장 가보니

입력 2021.11.22. 16:16 댓글 0개

[광주=뉴시스] 박주연 기자 = 지난 19일 찾은 자동차 위탁 생산 전문기업 광주글로벌모터스(GGM)는 20대 젊은 직원들의 활기로 가득 찼다.

20대로 보이는 직원들이 지은지 얼마 되지 않은 최신형 공장의 곳곳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들의 얼굴에는 첫차 '캐스퍼'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데 따른 자부심이 가득했다.

식당에는 '시험생산 5개월만의 1호차 생산 기적, 우리가 함께 이뤄냈다'는 문구가 붙었다. 공장 한켠의 1호차 생산기념 플랜카드에는 직원들이 직접 쓴 '최고품질 캐스퍼 화이팅', GGM의 역사는 우리가 창조한다', '찌찌엠 화이또', '캐스퍼 세계로 날아라', '차 잘팔아서 성과급 고고' 등 글들이 눈에 띄었다.

김영권 광주글로벌모터스 생산부문장은 "직원들은 대부분 올해 3월 이후 입사했고, 평균 나이는 28.5세다. 21살 직원도 있다"며 "5~6개월간 전문 교육을 받고 400여회 이상의 연습을 마친 후 '레벨2' 작업자 인증을 받아 현장에 투입됐다"고 설명했다.

◆평균 연봉, 44시간 근무 기준 3500만원

광주글로벌모터스는 ▲적정 임금 ▲적정 노동 시간 ▲협력업체간 동반성장·상생협력 ▲소통·투명 경영 실현을 기치로 내걸고 2019년 9월으로 본격적인 발걸음을 내딛었다. 광주그린카진흥원이 지분 21%, 현대차가 19%를 보유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르노삼성 부산공장 준공 이후 국내에서 23년만에 건설된 완성차 공장이자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사회통합형 노사 상생 모델이다. 현재 1교대 기준 운영인력인 539명을 채용하고 있다. 광주전남 지역 인재가 498명으로 93.4%를 차지하며 20대가 51%인 275명에 이른다.

생산 현장 직원들은 연공서열 없이 '매니저'로 불린다. 평균 연봉은 44시간 근무 기준 3500만원이다. 35만대를 생산하기 전까지는 급여를 물가인상률 수준만큼만 인상키로 했다. 대신 주거지원 비용(연 197만원) 등 복지혜택이 제공되며, 수익이 날 경우 성과급이 제공된다.

◆1시간에 28대, 하루 200대의 '캐스퍼' 생산

광주글로벌모터스는 근로자들의 부상을 방지하고자 로봇을 도입, 차체공장은 100%, 도장공장은 73.1% 수준의 자동화율을 달성했다. 이날 돌아본 곳은 차제공장과 조립공장이었다.

차체공장에서는 현대 로고를 단 118대의 노란색 로봇이 차량과 부품을 이송하고 프론트도어, 리어도어, 후드 등을 용접한다. 29명의 직원은 용접이 제대로 이뤄졌는지 검사하고 관리하는 업무만 담당한다. 도장공장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으로 차량을 검수하는 것도 직원들의 업무다.

로봇이 움직이는 공정은 칸막이가 둘러싸여 사람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또 직원이 문을 열 경우 공정은 중단된다.

김영권 본부장은 "느려보이지만 크고 육중하기 때문에 작업자와 부딪히면 치명적인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며 "안전을 위해 칸막이를 설치하고, 사람이 내부에 있을 때는 작업이 중단되도록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차체공장에서 용접을 끝낸 로봇을 자동으로 도장공장으로 넘어간다. 이 곳에는 40대의 로봇이 배치돼 차량을 도장한다. 환경 보호를 위해 유성이 아닌 수성도료를 사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도장을 마친 차제, 조립공장으로 자동 이동

이곳 역시 최신식 설비가 이뤄졌지만 대부분의 주요 공정은 직원들이 담당한다.

직원들이 허리를 다치지 않고 편안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한 '플랫폼 배차'가 인상적이었다. 컨베이어 벨트를 따라 이동하는 차제가 바퀴를 달 때는 위로, 상부공정을 할 때는 아래로 자동으로 이동했다.

김영권 본부장은 "일자리 창출이 중요했기 때문에 조립 등 일부 공정에는 일부러 자동화율을 낮추고 작업자의 일을 늘렸다"며 "조립공장에서 자동화공정은 작업자가 편안하게 업무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역할만 하고 사람이 직접 조립한다"고 설명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이 가지고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유연성과 친환경 시스템이다. 현재는 이곳에서 소형 내연기관차 캐스퍼가 생산되고 있지만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도 생산할 수 있다.

박광식 부사장은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은 "신공장에서 완벽한 신차를 생산하기 위해 달려왔다"며 "현재는 완벽한 생산체제를 갖추고 함께 이끌어가는 상생의 기적을 실현했다"고 자평했다.

박 부사장은 "차체공장·도장공장·조립공장을 10만대 규모로 갖추고 있으며 향후 물량 증가에 따라 20만대까지 시설을 갖출 계획"이라며 "친환경·디지털·유연화가 공장의 콘셉트로, 앞으로 친환경차시대에 대응할 수 있는 생산 체제를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