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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벨' 음료 대세라는데···편의점·슈퍼에는 왜 없을까

입력 2021.11.08. 03:0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생수, 음료 등에서 라벨 없앤 무라벨 제품 인기

편의점·마트 등 낱개 판매 한계…의무표시 문제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음료 제품 겉면에 부착된 라벨을 없애 분리수거에 용이하고 환경도 보호할 수 있는 '무라벨 제품'이 대세가 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투명페트병 분리배출이 시행되면서 식음료업계들은 생수를 시작으로 탄산음료, 간장, 요거트 등 다양한 제품에서 라벨을 떼 버리는 변신을 꾀하고 있다.

지난해 1월 국내 생수 브랜드 최초로 라벨을 제거한 '아이시스 에코' 버전을 출시한 롯데칠성음료를 시작으로, 제주삼다수, 코카콜라, 농심, 풀무원, 청정원 등 식품업계는 라벨을 뗀 제품을 줄줄이 선보였다.

최근에는 요거트, 장류 제품에도 라벨을 제거한 제품이 등장했다.

풀무원다논의 '풀무원다논 그릭'은 라벨의 제품 필수 표기 사항만 상단 덮개로 옮기고 측면 라벨을 모두 제거했다. 분리할 라벨이 없기 때문에 취식 후 물에 헹궈서 분리수거하는 데까지 채 몇 초가 걸리지 않는다.

무라벨이 도입된 장류 제품도 출시됐다. 대상 청정원은 최근 비닐 라벨을 제거한 '두 번 달여 더 진한 진간장 골드'를 선보였다. 리뉴얼된 제품은 측면의 비닐 라벨을 과감하게 제거하는 대신 브랜드와 제품명을 양각으로 새겨 넣었다.

무라벨 제품은 간편하게 분리수거를 할 수 있어 편리한데다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 소비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나 대세가 됐다는 무라벨 음료를 동네 슈퍼마켓이나 편의점 등 소매점에서 구매하기란 쉽지 않다. 제품 의무표시 사항 표시 문제 때문이다.

정보 표기가 용이한 생수를 제외한 다른 음료를 일부 생수는 편의점이나 소매점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무라벨 음료는 온라인이나 대형 마트에서 묶음으로만 구입이 가능하다. 라벨이 없다보니 제조사, 용량, 영양정보 등을 담기 어려워 이런 항목들을 묶음 포장재에 일괄 표기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생수의 경우 수원지 및 제조 날짜만 표기하면 되지만, 다른 음료의 경우 표기할 성분이 많다"며 생수를 제외한 다른 음료를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낱개로 구매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라벨을 다 떼버리면 제품을 구별하기 어려워 차별성이 떨어진다"며 "무라벨 시대에 식음료 업계들이 브랜드 정체성을 어떻게 확립할지 고민이 크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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