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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같은 지진·물난리···대처 못하면 '큰일' 경각심도
입력 2021.10.20. 17:25 수정 2021.10.21. 14:00 댓글 0개지진·침수 등 재난 대응 교육 다채
실제 상황 가정 현실감에 몰입도↑
"일상과 밀접한 재해…예방이 필수"
20일 오후 찾은 광주 북구 오치동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이하 체험관).
눈에 VR 기기를 장착한 초등학생들이 노란 안전봉을 꽉 붙들어 잡았다. 발판이 흔들리면서 강한 진동이 이어지자 학생들은 당황한 듯 몸을 웅크렸다. 약한 세기로 흔들리던 발판은 이내 사람의 몸을 떨리게 할 정도로 크게 움직였다. 학생들은 넘어지지 않기 위해 안전봉에 몸을 밀착했다. 학생들이 겪은 진동은 실제 지진 상황을 가정한 체험관의 재해 대응 시뮬레이션으로, 진도 5.0 규모(책상 위 물건이 떨어질 수 있는 세기)를 가정한 것이다.
노석훈 지진 안전구역 담당 교관은 "광주에서는 아직 지진으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언제든 지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상황을 염두해둬야 한다"며 학생들을 향해 재해 대응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빛고을국민안전체험관이 지난 19일 개관식을 갖고 정식 운영에 돌입했다. 시범운영 기간인 8월부터 3개월여동안 2천300여명의 학생·시민이 찾아 직접 호우안전체험 등을 해보며 다양한 상황의 안전사고 예방과 대응요령을 익혔다.
체험관에서는 지진·침수·산악·화재 등 8개 분야 23개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일선 현장 경험을 갖춘 소방관들이 교관으로 투입돼 안전체험 교육의 질도 높여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체험관에는 광주가 침수 피해가 많은 지역임을 고려, 전국 최초로 침수 피해를 가정한 시뮬레이션이 도입돼 눈길을 끌고 있다. 실제 광주재난안전본부가 광주시내 5개 구를 대상으로 재해 피해 규모를 조사해 만든 재해정보지도에는 침수가 주요 재해로 기록됐다. 동구 1곳, 서구·남구 각각 2곳, 북구 5곳, 광산구 6곳 등 광주에서만 16곳이 상습 침수피해 지역으로 관리되고 있다.
이에 체험관에서는 호우특보 속 지하철이 침수되는 상황을 가정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시민 경각심을 일깨우고 있다. 무등일보 기자가 침수 높이 20㎝를 시뮬레이션 체험한 결과 지지대 없이 버티고 서있는 것이 어려울 정도였다. 이러한 물살을 뚫고 10칸의 계단을 오르는 동안 두세번 발이 미끄러지기도 했다.
이날 체험학습을 한 정인기(18·조대부고 1년)군은 "여름철이면 학교 인근이 종종 물에 잠기곤 하는데 오늘 배운 내용을 활용해 볼 수 있을 것 같다"며 "학교에서는 다양한 재해를 대처하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지만 비슷한 체험 활동이 많아진다면 학생들 사이 안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훈 안전체험관 안전구역 담당 교관은 "물살의 높이가 40㎝가 될 경우 자력으로는 탈출이 불가능하다"며 "침수는 일상에서 가장 빈번히 발생하는 재해인 만큼 체험을 통한 탈출 연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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