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다양한 모습 보며 '오월 감정' 느낄 수 있길"

입력 2021.10.18. 17:19 수정 2021.10.18. 17:59 댓글 0개
[518명에게 듣는 5·18 미래]
<18>조은재 오월밥집 청년대표
오월 첫인상 이해 못해도 '서늘함' 남아
'수박겉핥기식' 5·18 교육에 아쉬움
"젊은 세대에 '올바른 삶의 기준' 될 것"
조은재 전 오월밥집 청년대표.

"'엄마가 말씀하신 그 중요한 내용들을 왜 이렇게 형식적으로 설명하지?'하는 의문이 있었어요. 전국에서 5·18을 교과서상으로만 배우더라도, 광주에서는 다를 수 있을 거라는 아쉬움이죠."

조은재 전 오월밥집 청년대표는 "5·18을 형식적으로 글로만 전달받는 느낌이 있었다"며 "우리가 5·18에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가 생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에게 5·18민주화운동의 첫인상은 강렬한 '서늘함'이었다.

조은재 전 오월밥집 청년대표

그는 "초등학교 저학년의 어느 여름, 엄마와 민주묘지를 방문했는데 그때는 충격적인 사진을 거의 처음 보면서도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며 "그럼에도 교육관의 묘한 침묵과 엄숙함, 서늘함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조 전 대표는 "엄마가 학생운동을 하셨던 분이라 어릴 때부터 신묘역과 구묘역에 함께 다니며 설명을 들어왔다"며 "그래서 막상 학교에서 5·18을 배울 때는 '왜 이 중요한 내용을 이렇게만 설명할까?'라는 의문이 생겼다"고 밝혔다.

10대 시절을 광주에서 보내면서 학교 현장학습 등 교육이 수박겉핥기 식으로 느껴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광주 사람들이고, 5·18은 광주의 큰 사건이다"며 "광주의 정체성이 5·18로 이뤄져 있다고 생각하기에 '광주교육'은 다를 필요가 있다는 아쉬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조 전 대표는 5·18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에게 민주화운동을 알리기 위해서는 접근성을 높인 다양한 콘텐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들어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를 읽었다"며 "그 책은 그간 접했던 그 어떤 5·18 콘텐츠보다 절절하게 와 닿았다. 5·18과 함께 있는 듯 슬픔과 처절함을 느꼈고, 5·18을 위해 무엇을 해야하는지도 깊게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이 책에서 절절한 경험을 한 만큼, 다른 사람들도 다른 콘텐츠로 5·18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올해 방송된 '오월의 청춘' 드라마 속 풋풋한 청춘들의 모습을 보고 5·18을 다시 생각하게 됐다는 사람들도 많더라"며 "평화롭던 일상이 어떻게 무너졌는지에 대해 다양한 감정들, 사실들이 우리에게 쉽게 다가온다면 좋겠다"고 밝혔다.

조 전 대표는 마지막으로 "5·18은 단순한 정치적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올바르게 살아갈지의 기준이 될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5·18의 본질과 의미를 알게 된다면 그것이 삶의 문제에도 영향을 끼치고, 그렇게 되면 지금의 젊은 세대들이 더 나은 세상을 위해 노력하게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젊은 세대가 미얀마나 기후위기에 관심을 갖는 모습들도 5·18민주화운동의 광주정신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마무리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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