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아프고 힘들지만 그래도 추석이다

입력 2021.09.16. 17:03 수정 2021.09.16. 18:51 댓글 0개
도철원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1본부

민족의 대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여전히 기승을 부리는 코로나로 올해도 가족·친지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기는 어렵겠지만 8명까지 가족모임을 허용해, 전체 가족은 모이진 못하더라도 소규모 모임은 가능해져 부족하게나마 아쉬움을 달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추석을 앞두고 코 앞으로 다가온 제 14호 태풍 '찬투'는 안그래도 힘겨운 이들에겐 또다른 악재가 될 것으로 보여 우려스럽다.

농가입장에서는 한해 농사의 성패를 좌우할 중요한 시기에 오는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지는 않을지, 어가 입장에서도 애써 키운 전복 등 수산물이 피해를 입지나 않을지 태풍이 지나가는 순간까지도 걱정, 또 걱정일 수 밖에 없다.

태풍을 맞아 비상근무에 나서야할 공직자들 역시 명절 임에도 불구하고 집에도 가지 못한채 대기 또 대기를 해야 하는데다 태풍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게되면 현장으로 나가 복구작업에 나서야만 한다.

이래저래 모두가 힘들 수 밖에 없을 상황이 오지는 않아야하지만 혹시나 오더라도 이들이 명절의 기분을 그래도 느낄 수 있게 최소한으로만 스쳐 지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코로나 최일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들도 마찬가지다.

온가족이 송편을 나누는 그런 추석은 못되더라도 코로나 확진자 급증 같은 최악의 상황은 맞지 말고 평상시보다 훨씬 적은 확진자, 진단검사를 하는 그런 추석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이번주부터 곳곳에 내걸린 추석 현수막을 보면 예전에는 '고향 방문을 환영합니다'가 주를 이뤘지만 지금은 '힘내라'는 내용이 대다수다.

현수막에서 내걸린 말 그대로다. 지금은 힘을 내야할 시기다. 미국에서 이미 먹는 코로나 치료제가 임상 3상에 접어들었다는 기사가 나오면서 앞으로 코로나도 독감처럼 아프면 병원가서 타미플루 처방받듯이 집에서 감기처럼 치료할 수 있는 날이 그리 멀지 않은 듯 하다.

하지만 그때까지는 지금처럼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거리두기를 지키고, 모임 자제하고 그러다보면 곧 좋은 날이 올거라 믿는다.

동네 어느 현수막에서 본 '그래도 추석이다'라는 말처럼 아프고 힘들지만 마음이라도 넉넉한 한가위를 맞이하는 그런 날이 됐으면 한다.

내년에는 모두가 함께 웃으며 만날 수 있는 그런 예전모습 그대로의 추석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올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그래도 추석이다'는 말이 조금이나마 위안이 됐으면 좋겠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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