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서구청 제2청사 신축 계획안 변경···68억 들여 매입한 건물 어쩌나

입력 2021.09.09. 12:31 수정 2021.09.09. 16:23 댓글 2개
지난해 11월 전남도 소유 건물 매입 후 철거 계획 수립
지난 4월 계획 변경…주차장 부지 매입 후 건물 신축
기존 매입 건물 용도 내년까지 고민…일부 구의원 반발

광주 서구가 제2청사 용도로 수십억원을 들여 전남도 소유의 건물을 매입했다가 5개월만에 계획을 뒤집고 다른 부지에 100억원 이상을 들여 신축하기로 결정,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서구의원들은 기존 매입한 건물을 리모델링 해 사무실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데도, 서구가 막대한 혈세를 들여 새로운 부지에 2청사를 짓기로 계획을 변경한 탓에 수십억원짜리 전물의 용도가 불문명해지는 등 예산낭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질타하고 나섰다.

9일 광주 서구 등에 따르면 서구는 지난해 11월 68억원을 들여 농성2동에 위치한 전남도 소유의 농수축산물직판장 6층짜리 건물을 매입, 올 1월 철거한 뒤 오는 2023년 완공 목표로 지하 1층~지상 3층짜리(연면적 3천395.6㎡규모) 2청사를 신축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2청사 건립 계획은 4월에 갑자기 수정됐다.

서구가 농성2동 행정복지센터 맞은편 1천200㎡ 크기의 부지에 109억원을 투입해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4천㎡ 규모로 신축하기로 변경한 것이다. 이 부지는 서구가 최근 주차장으로 사용하기 위해 30억원을 들여 사들였던 곳이다.

느닷없는 2청사 건립 계획 변경으로, 기존에 목적으로 매입한 건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김옥수 의원(서구 라선거구)은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하면 충분히 사무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데도 굳이 주차장 부지에 막대한 혈세를 들여 2청사를 신축하려고 하는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주차장 부지에 새롭게 건물을 신축하면 68억원이라는 막대한 혈세를 들여 매입한 농수축산물직판장 건축물이 유휴공간으로 남게 된다"며 "해당 건축물을 철거하지 않을 계획이라면 신축 대신 리모델링을 통해 사무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서구의 재정문제를 고려했을 때 가장 타당하다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혜경 서구 자치행정국장은 "68억을 들여 매입한 기존 건축물의 경우 철거할 계획이었으나 인근 기획재정부 소유의 토지가 민간인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어 소송 기간이 오래걸릴 것을 고려해 주차장 부지에 신축 건축물을 건립하기로 결정했다"면서 "농수축산물직판장 건축물은 노후화로 리모델링을 한다고 해도 비용이 83억이 들어가고 수시 보수공사가 필요해 '밑빠진 독에 물붓는 격'이어서 주차장 부지에 2청사를 신축하는 것이 예산을 절감시킬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축될 2청사에는 사무공간 외에도 농성2동 행정복지센터, 농성문화의집, 평생학습관 등이 함께 입주하게 될 것"이라며 "농수축산물직판장 건축물의 경우 전남도에서 2022년 전반기까지 입주해있는 전남농민회 등이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를 구해왔다. 해당 기간이 종료되면 새롭게 활용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서구 현 청사는 지난 2011년 완공 당시 근무 정원이 675명이었으나, 10년 사이 복지와 보건분야 등 조직이 확대되면서 인원이 크게 늘어 현재 공무직 포함 1천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서구는 애초 증축을 고려하고 안전진단까지 받았으나 예산 대비 늘어나는 면적이 적어 올해 초 2청사 신축을 결정했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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