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급성 위장염

입력 2021.08.24. 13:05 수정 2021.08.26. 19:19 댓글 0개
양동호의 건강칼럼 광주시의사회대의원의장

더위가 기승을 부릴 때 찬 음식, 찬 음료를 주로 많이 마시게 되는데 누구나 한 번쯤은 격렬한 복부통증과 함께 계속되는 설사를 경험해 봤을 것이다. 이것은 급성 위장염의 증상인데 급성위장염은 구토와 설사, 경우에 따라 열이나 복부 경련을 동반하는 소화관 염증이다.

급성 위장염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기생충 등으로 인해 위와 장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을 의미하는데 급성 위장염의 원인으로 식중독이 많고, 제조보존의 과정에서 세균에 오염된 음식물을 먹어서 일어나는 것이 대부분이다. 그중에 살모넬라균에 의한 것은 감염형, 포도상구균·보툴리누스균·대장균·용혈성 연쇄구균 등에 의한 것은 독소형이다.

장관 외의 감염, 예를 들면 유행성 감기에서 위장염의 증상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경우도 있다. 또 독버섯이나 복어알집·간장에 포함돼 있는 테트로도톡신과 같은 독성식품, 소화하기 힘든 음식물 등이 과식, 식품 알레르기에 의해 일어나는 경우도 있다. 바이러스는 소아에서는 가장 많은 위장염의 원인인데 위장염을 유발하는 가장 일반적인 바이러스는 노로바이러스와 로타바이러스다. 바이러스성 위장염은 전염성이 매우 강하며 소아들 사이에서 특히 쉽게 전파된다. 대변-구강 전염이 바이러스성 위장염이 전파되는 일반적인 방법인데 설사 증상이 있는 소아와 또는 그 보호자의 손에 감염된 대변이 일부 묻어 이들이 만지는 물체에 다른 사람이 접촉해 전염되는 방식이다.

증상은 위와 장의 염증으로 인해 설사와 구토가 생긴다. 세균에 의한 것 중 감염형으로는 식후 몇 시간에서 하루 후에, 독소형인 것은 식후 1∼2시간 후에 증세가 시작된다. 중증에서는 발열·구토, 심한 점액성 설사로 탈수, 나아가서는 쇼크 상태에 빠지기도 한다. 설사로 인해 항문이 헐고, 구토와 설사로 인해 복부에 가스가 차서 복부 팽만감이 생긴다. 탈수 증상으로 인해 기운이 없으며, 복부에 심한 통증이 생기고 고열로 인해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식욕이 떨어지고 힘이 없어 앉아 있기만 해도 허리가 아프고 하루 종일 잠만 자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진단은 탈수로 인한 체액 변화와 세균 감염을 알아보기 위해 혈액 검사와 대변 검사를 시행하지만 대부분의 위장염 형태가 짧은 시간 지속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진단 검사는 필요하지 않다. 그러나 증상이 심각하거나 48시간 넘게 지속되면 대변 검체로 실험실에서 백혈구와 세균, 바이러스, 기생충에 대한 검사를 할 수 있다. 합병증의 징후를 확인하기 위해 혈액 검사도 할 수 있다.

치료는 구토와 설사가 심하면 탈수가 발생하여 몸속의 염분과 칼륨 등 전해질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므로 수액을 공급한다. 구토가 심하면 일정 기간 금식을 할 수도 있고, 원인균이 발견되거나 의심되면 항생제를 사용한다. 드물게 구토나 설사를 제한하는 약물을 쓰기도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장내의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증식할 수 있으므로 쓰지 않는 것이 좋다.

위장염에 필요한 유일한 치료법은 휴식을 취하고 수액을 적당히 섭취하는 것이다. 집에서 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배를 따뜻하게 하고, 차가운 것, 기름진 음식, 자극적인 음식, 생과일처럼 섬유질이 많은 음식을 피하는 것이다. 흰죽에 간장을 쳐서 먹는 것을 권장한다. 물은 탈수 증상을 피하기 위해서 소변의 색이 투명하게 될 때까지 자주 마시는 게 좋고, 차가운 물이 아닌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게 좋다. 또 차갑지 않은 이온음료를 추천하기도 하는데, 이온음료는 탈수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굳이 찾아서 마시지 않아도 된다. 증상이 심해서 물을 마시기만 하면 설사로 빠져나오는 상황이라면 이온음료 또는 경구수액이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된다. 우유 및 유제품은 이 때는 피하는 것이 좋다. 경우에 따라 다르겠지만, 유제품은 더 심한 두통과 복통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전염성이 심할 경우에는 격리를 요한다. 심한 구토와 설사가 지속되면 심한 탈수, 쇼크, 대사성 산증이 발생할 수 있다. 몸에서 필요한 염분과 칼륨 등 전해질이 균형을 이루지 못하여 무기력해지거나 정신을 잃을 수 있다. 이때는 빨리 병원으로 후송해 의사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급성위장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원인균의 전파를 막기 위해 손 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음식은 충분히 가열해서 먹어야 하고 상한 음식이나 비위생적으로 제조된 음식은 피해야 한다. 독자들 모두 손 씻기와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여 여름철 장염으로부터 해방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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