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3년 헛바퀴 탈출하나

입력 2021.08.09. 16:26 수정 2021.08.09. 16:26 댓글 2개
이용섭 “잔류 희망하지만 기업 결정 존중”
빛그린산단 내 함평권역 이전 대승적 동의
최근 무등일보 단독 여론조사 결과와 일치
광주시민 32% “기업 원하는 곳으로”
광주 광산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무등일보DB

이용섭 광주시장과 금호타이어 노사가 한데 모여 광주공장 이전을 공식화한 지 3년여 만에 새 국면을 맞게 됐다.

조성 기간, 비용적 측면 등을 고려해 빛그린국가산단 내 함평권역을 사실상 최적지로 확정한 금타와 달리 '관내 이전'을 대원칙으로 삼으며 잔류를 추진했던 광주시가 공식 입장을 다소 선회했기 때문이다.

'사업자 의견 존중'이라는 민간기업의 자율성 보장이 과업에 속도를 낼 지 기대가 모아진다.

이는 최근 무등일보가 지역민들을 상대로 실시했던 단독 여론조사 결과와도 일치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9일 오전 광주시청 지방사 기자실에서 언론간담회를 갖고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의 관내 이전을 바라지만 사업자 측에서 빛그린산단 내 함평지역으로 이전을 원한다는 그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밝혔다.

이 시장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은 단순히 공간 변화에 그치지 않는다. 친환경으로 급변하고 있는 자동차시장 선제 대응과 지역 산업계 대변화는 물론 특히 송정역 일대 KTX선도구역 사업 연계 차원에서 사안이 갖는 의미가 남다르다"며 "이 때문에 공장 이전에 동의했고, 대체 부지 찾기에 적극 협조했지만 여러 상황에 부합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금타 측은 광주 관내에서 ▲3~5년 내 공장 신설이 가능한 지역(조성 완료 산단) ▲3.3㎡당 땅값 80만원선 ▲50만㎡ 규모 등의 조건에 맞는 부지를 살폈지만 높은 지가 탓에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유력한 대체 부지로 광주시와 함평군이 지분을 함께 보유한 빛그린산단 2단계가 떠올랐고, 금호타이어 역시 내부 결정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해당 부지 관할이 전남(함평)인 탓에 광주시와의 이전 논의가 속도를 내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용섭 시장의 이번 대승적 동의가 지지부진했던 이전 사업에 탄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는 "광주시장으로서는 여전히 관내 이전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만 대체 부지가 광주전남공동산단인 만큼 지역 상생 차원에서도 사업자의 결정을 존중하려 한다"고 거듭 밝혔다.

이 시장은 그러나 현 공장 부지 개발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두고는 기존 입장을 분명히 했다. 아파트 위주의 개발이 아니라 송정역 KTX 투자선도지구 사업과 연계해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용섭 시장은 "교통·물류 허브, 산업·업무·주거 융복합을 위한 KTX 투자선도지구 사업안과 궤를 함께 해야 할 것이다. 금호타이어 측에서 안이 제출되는대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한편 '기업 입장 존중' 여론은 무등일보가 지난달 지역민을 상대로 진행한 지역현안 여론조사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14~15일 광주·전남 거주 만 18세 이상 1천627명(광주 816·전남 811)을 대상으로 실시된(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4%포인트) 조사 결과 광주·전남 지역민 36.2%는 '기업이 원하는 곳'으로 이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갑론을박'이 벌어졌던 광주와 함평으로의 이전은 각각 23.5%, 20.9%에 그쳤다.

다만 거주지역을 중심으로는 다소 온도차를 드러냈다. 광주 응답자들은 35.8% '광주 잔류', 32.2% '기업이 원하는 곳', 17%, '함평'인 반면 전남지역민들은 39.1% '기업이 원하는 곳', '함평' 24.0%, '광주' 14.0%로 확연하게 달랐다.

해당 여론조사는 무등일보가 리얼미터에 의해 지난달 14일부터 이틀간 광주지역 81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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