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 한반도 종전선언이 필요한 이유

입력 2021.08.03. 09:59 수정 2021.08.08. 20:00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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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한 민주평통 상임위원

1945년 8월 15일, 이 날 일본의 식민지로 35년을 지내오던 치욕스러운 고통의 역사를 종식한 날이다. 해방 3년 후인 1948년 8월 15일, 임시정부 법통을 계승한 대한민국 정부 수립이 있었고, 이로부터 약 2년 후인 1950년 6월 25일 북한의 기습 남침으로 시작된 민족상잔의 비극인 한국전쟁이 3년 동안 지속 되다가 1953년 7월 27일 휴전 협정을 맺음으로써 한반도의 정전체제가 시작되었는데, 북한 ·미국·중국이 정전협정을 맺으며 6·25 한국전쟁이 정지됐다.

이때 남한은 이승만 정부가 정전협정 자체에 반대해 서명하지 않았다. 이후 현재까지 68년간 남북한은 휴전 상태를 이어오고 있다. 그러나 이 정전협정은 교전을 잠정 중지한 것에 불과하므로 평화정착과 군사적 적대를 청산하기 위해서는 종전선언 뒤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됐다.

종전선언은 전쟁을 끝내고 상호 적대 관계를 해소하려는 교전 당사국 간 공동의 의사 표명이다. 전쟁을 완전히 종료한다는 뜻에서 '정전'은 '휴전'과 차이가 있다. 2018년부터 이어진 남북·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정전선언을 넘어 종전선언으로 나아가자는 분위기가 형성됐지만 북한 핵 협상이 진척되지 않으면서 추가 논의로 이어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그런데 금년 7월 27일은 예전과 다르게 북한이 남-북한 통신선을 복원하여 남한에 전화를 걸어왔다. 북한이 2020년 6월 9일 일방적으로 단절한 지 13개월만에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잘 들리느냐'고 물었다. 여기에 대해 많은 전문가들은 여러 가지 북한의 사정을 이야기하며 다양한 견해를 말한다. 그러나 변할 수 없는 단 한가지 한반도에는 아직도 종전선언도 없어 사실상 전쟁상태인 것이다.

한반도 북쪽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DPRK)은 핵무기만 최소한 40개 이상 보유한 핵보유국이다. 북한은 미국을 상대로 핵 선제공격 준비도 되었다고 밝히는 등 거침없이 핵전쟁을 위협하고 있다. 이 문제는 남에게 의존하여 해결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23일 제75차 유엔총회 화상 기조연설을 통해 "이제 한반도에서 전쟁은 완전히, 그리고 영구적으로 종식돼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이라며 종전선언을 다시 제안했다.

그동안 대통령과 정부는 남북관계를 개선하고, 창의적이고 건설적인 여러 제안을 제시하였지만 북한은 묵묵부답이다. 우리 정부가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주도적으로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단계적 로드맵을 마련하여 북한·미국·중국을 적극적으로 설득하여 한반도 종전선언을 먼저하고 이후 북미 간 평화협정보다 구속력이 강력한 4자 간 한반도 평화조약 체결을 할 수 있어야 하겠다. 평화와 번영을 위해 종전선언부터 먼저 이뤄져야 할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우리는 아직 온전한 빛을 되찾지 못했다.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가 되어 서로 총을 겨누고 있는 현실,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평화조약 체결로 가는 길이 조국과 민족의 통일과 번영을 안겨줄 것이다. 우리 선조들이 광복의 빛을 찾아주었다면, 나머지 통일의 빛을 되찾는 건 우리 세대가 이루어야 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어 그 어떤 나라도 쉽게 넘보지 못하는 강대국이 되길 소원함은 나만의 꿈이 아닐 것이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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