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코끼리도 무더위에 "헉헉"···우치동물원 여름나기

입력 2021.07.29. 13:01 수정 2021.07.29. 17:21 댓글 0개
<광주 우치동물원 가보니>
그늘막 아래 엎드려 휴식 취하고
냉방기구 설치된 내사서 한숨 돌려
뜨거운 햇볕 야외 방사장 나오지 않아
얼음과자·특식 먹으며 '원기충전'
연일 폭염특보가 전국적으로 내려진 가운데 29일 광주 우치동물원의 코끼리 가족이 야외 방사장에 설치된 물 사워와 수박 ·바나나 간식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연일 34도를 웃도는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광주 우치동물원 동물들도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그늘막에 엎드려 휴식을 취하는가 하면 시원한 냉방기구가 설치된 내실(실내 사육장)에 들어가 열기를 식히는 등 저마다의 방식으로 더위와 사투를 벌이는 중이다.

오전 시간임에도 기온이 31도까지 치솟은 29일 오전 11시 광주 북구 생용동 우치동물원. 폭염 탓에 동물원을 찾은 인파는 물론, 동물들조차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한적했다.

우치동물원 사육사와 수의사들만이 푹푹 찌는 무더위에도 영양제와 특식을 제공하고 수시로 냉수샤워를 시켜주며 동물들의 여름철 건강관리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서늘한 고산지대에 서식해 더위에 특히 취약한 알파카는 시원한 바람이 부는 내실 안에 옹기종기 모여 눈만 껌뻑이며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내실에서 피서를 즐기다 밖으로 나온 아시아 코끼리 봉이(1998년생)와 우리(2010년생)는 뜨거운 햇볕을 견디기 힘든 듯 커다란 양쪽 귀를 펄럭였다. 기다란 코를 이용해 바닥의 모래를 온몸에 뿌리며 체온 낮추기에 여념이 없었다.

몇 분 뒤 야외 방사장에 설치된 샤워기에서 시원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오자 신이난 듯 기다란 코를 휘휘 저으며 몸 구석구석 물샤워를 하고 마른 목을 축였다. 봉이는 무더위에 자신의 딸인 우리의 건강이 걱정됐는지 물줄기를 맞을 수 있게 자리를 양보했다. 엄마의 걱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우리는 앞다리를 들어올리며 샤워기에 가까이 다가가 물을 연신 들이켰다.

연일 폭염특보가 전국적으로 내려진 가운데 29일 광주 우치동물원의 코끼리 가족이 야외 방사장에 설치된 물 사워와 수박 ·바나나 간식으로 더위를 식히고 있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9년째 동거동락한 송경훈 사육사가 양손 가득 시원한 수박, 바나나 등 제철과일과 당근을 들고 야외 방사장으로 다가가자 봉이와 우리는 한걸음에 달려오며 발을 동동 굴렀다. 시원한 물줄기 아래 과즙이 가득한 수박과 달디단 바나나를 먹으며 더위를 식히는 모습이 더할 나위없이 행복해 보였다.

송경훈 사육사는 "동물들도 연일 지속되는 폭염에 많이 지치고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코끼리의 경우 야외 방사장에 샤워기를 설치해 30분동안 하루 3~4차례 물샤워를 시켜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자, 호랑이, 재규어 등 맹수들도 폭염 앞에서는 장사가 없었다.

'초원의 왕' 사자와 '밀림의 왕' 호랑이는 폭염을 피해 내실에서 더위를 식히느라 도통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재규어 멕시(2014년생)와 카니(2014년생)는 여름철 특식인 돼지등뼈를 이용한 고기 얼음과자를 씹어 먹으며 더위를 이겨냈다.

연일 계속되는 폭염으로 사육사와 수의사들도 동물들의 건강상태를 확인하고 체력을 보충할 보양식을 제공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동물들이 무더위에 기력이 떨어져 이상행동을 보이지 않는지, 먹이는 전처럼 잘 먹고 있는지 등을 수시로 살피고 주기적으로 건강검진을 실시하는 등 동물들의 건강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특히 동물들이 열기를 식힐 수 있도록 야외 방사장에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는 그늘막과 시원한 물이 흐르는 인공 연못을 만들고 내실 안에서는 냉방기구를 풀 가동하고 있다.

박자윤 우치공원관리사무소 동물복지팀장은 "더운 여름은 동물들에게도 견디기 힘든 계절이다. 무더운 여름을 잘 이겨낼 수 있도록 건강관리 대책을 세워 충분히 대비하고 있다"며 "무엇보다 영양분을 충분히 보충할 수 있도록 비타민이 들어간 얼음과자와 평소 먹을 수 없었던 계절과일, 살코기가 풍부한 소갈비, 돼지등뼈 등 맞춤형 식단과 특식을 제공하고 시원한 환경을 조성하는데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치동물원에서는 현재 105종 673마리의 동물들이 힘겨운 여름을 나고 있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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