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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전 노무현 탄핵 반대 두 표 중 한 표는 이낙연?

입력 2021.07.24. 08:00 댓글 0개
이재명 측, 당시 사진·기사 앞세워 '물증' 공세
이낙연 측 "직접 확인할 방법 없으니 마타도어"
[서울=뉴시스] 2004년 3월12일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표결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이낙연 새천년민주당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송영길 열린우리당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2021.07.23. (사진=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지현 기자 = 이재명 경기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가 17년 전 고(故) 노무현 대통령 탄핵 찬반을 두고 진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전 대표는 반대표를 던졌다고 밝혔지만 무기명 비밀투표라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당시 현장을 기록한 사진과 기사가 진실 공방의 소재로 떠올랐다.

이 지사는 탄핵 당시 사진 등을 거론하며 이 전 대표가 반대표를 찍었다는 사실과 전혀 다른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지사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낙연 후보가 스크럼까지 짜가면서 탄핵 표결을 강행하려고 물리적 행동까지 나섰던 것 같다. 사진에 그렇게 나온다"고 말했다. 이 지사 수행실장을 맡고 있는 김남국 의원은 곧바로 페이스북에 노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이 상정됐던 국회 본회의장을 찍은 사진 3장을 공개했다.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 의원들이 탄핵에 반대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밀어내고 국회의장석을 엄호하기 위해 만든 스크럼 대열에 이 전 대표가 서있는 모습이 포착된 사진이었다. 이 전 대표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항의하는 송영길 당시 열린우리당 의원을 바라보는 사진도 포함됐다. 김 의원은 "가짜 사진이냐"며 "왜 탄핵에 반대하면서 찬성하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했는지 설명해야 한다"고 몰아세웠다.

노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기사도 쟁점이 됐다. 이 지사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영찬 당시 기자가 쓴 기사에도 '이낙연 의원은 탄핵 찬성으로 선회했다'고 나온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정무실장인 윤영찬 의원이 동아일보 기자 시절인 2004년 3월11일자 신문 1면 기사에 "당초 탄핵안 처리에 반대했던 민주당의 추미애 상임중앙위원, 이낙연 의원 등은 노 대통령 기자회견 후 탄핵 찬성 쪽으로 선회했다"고 쓴 것을 거론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인 것이다.

윤 의원의 기사에 대해 이낙연 캠프 측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윤 의원의 기사가 탄핵안 표결 전날 쓰였기 때문에 이 전 대표의 최종적인 입장으로 보기 어렵고, 헌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을 앞두고 이 전 대표 뿐만 아니라 여러 의원들이 설왕설래했던 당시의 긴박한 정황을 감안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캠프의 쟁점화에 말려들지 않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한 캠프 관계자는 지난 23일 뉴시스와 통화에서 이 지사 측의 물증 공세와 관련해 "논쟁을 끌고가고 싶은 뻔한 의도가 있는 것이고, (논쟁)해봐야 공방밖에 안 된다"고 말했다.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예나 지금이나 무기명 비밀투표를 직접 확인할 방법은 없다"며 "직접 확인할 수 없으니 악의적 마타도어를 던지기만 하면 끝인가"라고 반문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2일 부산 연제구의 사단법인 '쉼표'를 방문, 관계자들의 암환자 치료 이후 사회복귀 지원책 제안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질문을 하고 있다. 2021.07.22. yulnetphoto@newsis.com

앞서 이 전 대표는 이 지사 측에서 노 전 대통령 탄핵안 투표 찬반 여부를 쟁점화하자 지난 21일 저녁 한 방송뉴스에서 "반대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가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음에도 공방이 계속되는 이유는 탄핵안 표결이 국회법에 따라 무기명 투표로 이뤄져 반대표 행사의 근거가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의 당시 정치적 입지도 이번 논란의 빌미가 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2002년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 대변인을 맡았지만, 참여정부 출범 이후 민주당 분화 과정에서 친노 중심으로 창당된 열린우리당에 합류하지 않고 새천년민주당에 남았다. 야당의 길을 걸었고 노무현 정부를 겨냥한 날선 비판에도 가담했다.

당시 소속 정당의 관점에서는 배신인 만큼 대놓고 밝히지 못하는 처지가 일부 기사에서 읽힌다. 중앙일보는 2004년 3월19일 이 전 대표가 탄핵안 찬반 여부에 대해 "죽을 때까지 말하지 않겠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또 "막판엔 당의 방침에 적극 동조했는데 이제 와서 마치 반대표를 던진 것 같은 뉘앙스를 풍기자 당 지도부와 당직자들이 일제히 반발했다"고 전했다.

이 지사 측은 이런 약점을 파고들어 이 전 대표의 '노무현·문재인 계승' '민주당 적통 후보' 이미지에 타격을 가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는 "탄핵 소추안에 반대표를 던진 팩트, 본질만 바라보기 바란다"(오영훈 수석대변인)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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