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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아동학대, 달랑 징계 6개월" 진정···인권위, 기각

입력 2021.07.19. 16:01 댓글 0개
어린이집 교사, 장애아 상습 학대 혐의
1심, 교사에게 징역 1년·집유 2년 선고
피해아동 측 "학대 재조사해달라" 진정
인권위 "이미 구제 조치 이뤄져" 기각
[서울=뉴시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어린이집에 다니는 B(당시 5세)군의 머리에 난 상처. B군의 모친은 지난해 9월15일 이같은 상처를 발견하고 어린이집에 폐쇄회로(CC)TV 영상을 요청했다. 2020.10.28. (사진 = B군 측 제공)

[서울=뉴시스] 박민기 기자 = 장애아동을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 등을 받지만 자격 정지 6개월 징계에 그친 어린이집 교사 등을 재조사하고 처벌 수위를 재검토해달라는 피해아동 모친의 진정을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모두 기각·각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권위는 해당 어린이집 교사 및 원장 등의 장애아동 학대 및 방치 행위들이 인정되지만 이미 시청 차원에서 자격 정지 6개월 조치를 받았다는 점 등을 이유로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19일 뉴시스 취재를 종합하면 인권위는 피해아동의 모친이 '장애아동 학대 행위 등을 재조사해달라'며 접수한 진정을 지난달 모두 기각했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로 근무한 A씨는 약 한 달에 걸쳐 장애아동 B(당시 5세)군을 수십대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 어린이집 원장은 이를 방관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B군은 뇌병변장애를 앓아 말을 제대로 못 하고 걷지도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1심 법원은 "피해자 측에게 피해 회복을 하거나 용서를 받지 못했다"며 A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원장에게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1심 법원의 선고에 앞서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경남 사천시청은 해당 아동학대 사건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는데 'A씨의 학대 행위가 살인이나 유괴 등 중대한 범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씨에게 자격 정지 6개월 처분을 내리는 데 그쳐 논란이 일었다.

이에 B군의 모친은 '장애아동 보호 의무 태만 및 방치', 'A씨에 대한 사천시청의 부당한 행정처분' 등을 재조사해달라며 진정을 제기했고, 인권위는 약 7개월에 걸친 조사 이후 이들 진정을 모두 기각했다.

인권위는 아동학대로 인한 인권침해 여부와 관련해 진정인이 제출한 CCTV 영상자료에 따르면 A씨 등이 보호 대상인 아동들에게 신체적·정서적 학대 행위 및 신체적 자유를 침해하는 인권침해 행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으나 이미 사천시청으로부터 자격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은 것 등을 이유로 진정을 기각했다.

[서울=뉴시스] 경남 사천에 위치한 어린이집이 제공한 폐쇄회로(CC)TV 영상. 해당 영상에는 한 보육교사가 밥 먹기를 거부하면서 고개를 돌리는 아이의 입 안에 음식을 억지로 밀어넣고, 손등을 수차례 내려치는 등의 모습이 담겨있다. 2020.10.28. (사진 = CCTV 영상 갈무리)

국가인권위원회법 제39조 제1항 제3호는 '이미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는 등 별도의 구제 조치가 필요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경우 인권위는 진정을 기각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인권위는 "A씨 등은 이같은 혐의들로 자격 정지 6개월 처분을 받았고 이후 새로 부임한 원장이 어린이 안전 강화를 위해 각 보육실에 CCTV를 추가 설치하는 등의 개선 조치를 했다"며 "아동 학대 예방 교육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 만큼 별도의 구제 조치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라고 판단해 진정을 기각한다"고 전했다.

인권위는 B군의 모친이 제기한 '아동학대를 안전관리 소홀로 축소 적용해 자격 정지 6개월 처분에 그친 것은 인권침해'라는 취지의 진정은 각하 결정했다.

인권위는 "사천시청은 A씨 등이 업무 수행 중 고의나 중대한 과실로 영유아에게 생명·신체 또는 정신적 손해를 입혔지만 그 손해의 중대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고 자격 정지 6개월 처분을 했다"며 "사천시청이 A씨 등의 학대 행위에 대한 행정처분의 기준을 다소 낮추어 적용한 점은 인정되지만 이러한 처분 권한을 행사함에 있어 중대한 절차상의 위반이 있다거나 권한을 남용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 진정 요지는 피해아동에 대한 직접적인 보호 요구 또는 원장 등 보육교사에 대한 지도·감독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가해자들에 대한 적정한 불이익 처분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원칙적으로 인권위의 조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국가에 대한 일반적 요청, 즉 민원사항으로 보고 각하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B군의 모친은 "자격 정지 6개월 등 징계 조치는 교사가 아이들을 때려서 학대 혐의로 내려진 거고, 장애인 인권침해는 인정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인권위가) 교사들 편만 들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씨는 1심 법원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기 4일 전 B군의 모친에게 반성문을 보낸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반성문에 A씨는 "CCTV상의 제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신경안정제약을 먹으면서 며칠을 돌이켜보니 다른 지역에서 이사 온 어머님의 눈에 담임교사의 무표정한 얼굴과 투박한 말투가 오해들을 만든 것 같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날 잠시 이성을 잃고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며 "보육 현장에 다시 서기가 두려워 다른 업종을 선택했고 제 잘못을 상쇄할 수는 없겠지만 조금이나마 사죄드리는 마음으로 봉사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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