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작년 '물폭탄' 아직도 복구중···시민들 "이러다 또"

입력 2021.06.24. 11:54 수정 2021.06.24. 15:21 댓글 0개
지난해 집중호우 복구에 582억원 투입
서구·북구 등 침수 대비 개선 사업
지자체 늦장조치·현장대응 지적도
지난해 8월8일 집중호우로 인해 광주 북구 운암동 주택가에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무등일보DB

지난해 여름 유래 없는 집중호우로 발생한 광주 수해 지역에 대한 복구사업이 대부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가운데 5개 자치구가 올 여름 장마를 앞두고 대비책을 마련 중이지만 침수피해 주민들은 여전히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24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여름 집중호우에 따른 재해복구사업으로 582억원을 투입, 총 508개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달까지 484개소에 대한 복구사업이 완료되며 7월까지 21개소, 8월 이후 3개소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5개 구청들은 상습침수구역 등에 대해 하수관로를 신설하고 보강·개선 사업을 실시하는 등 재해복구 및 방지사업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8일 집중호우로 인해 광주 북구 신안교 사거리가 물에 잠겼다. 무등일보DB

지난 여름 집중호우로 인해 화정동·농성동 일대 주택가 침수 피해가 컸던 서구는 상습침수 구역인 서석고 주변에 하수관로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다.

서석고 주변에 6억2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하수관로(268m) 신설 등 정비비사업을 사업 대상지 내 전주(통신선) 이설 공사를 마친 뒤 착수한다는 방침이다.

집중호우 당시 1달새 3번이나 침수당했던 북구 중흥3동 주택가도 인근 재개발 아파트에서 500여m 규모의 하수암거를 만들면서 지난해와 같은 침수 피해는 재발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4일 광주 북구 연제동 북구종합운동장에서 지난해 집중호우로 망가진 야구장과 축구장 등을 복원하고 있다.

자동차 20여대와 도로, 주택, 상가 등 건물 11동이 침수 피해를 입은 북구 문흥동성당 일원에도 120억원을 투입해 우수저류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그러나 침수 피해지역 주민들의 반응이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농성동에 거주하는 이모(39)씨는 "수해가 난지 벌써 1년짼데 아직 공사 시작도 못했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며 "임시로 양수기 2대를 설치했지만 이 양수기들로 침수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24일 광주의 한 소하천에서 지난해 집중호우로 발생한 도로 및 하천 피해를 복구하고 있다.

운암동에 거주하며 당시 침수 피해를 입은 김모(28)씨는 "집중호우 당시 피해가 커졌던 이유는 하수관이나 일부 시설들의 문제도 있었겠지만 지자체에서 즉각적인 대응이 안된 것도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당시 하수구에서 물이 역류한다고 북구청 등에 신고했지만 조치가 취해진 것은 2시간이 지난 시점이었다"며 "행정당국이 재난이 발생할 경우 효율적이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지난해 폭우 같은 경우는 500년에 한 번 오는 수준이었던 만큼 대처하기 쉽지 않았다. 피해 규모가 컸던 만큼 올해는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며 "재해복구는 물론 시설 보강, 침수 상황을 가정한 기동 훈련 등을 실시하는 등 침수 피해가 없도록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해 광주에서는 2명 사망, 1명 실종, 1명 부상 등의 인명피해를 입었고 시설피해는 총 1만54건에 피해금액이 1천435억원에 달했다.

임장현기자 locco@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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