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지자체 감리자 선정 과정 '개선 필요'

입력 2021.06.23. 18:06 수정 2021.06.23. 19:06 댓글 0개
동구 ‘감리자 수의계약’·북구 ‘순번제 지정’ 발각
최 의원 “투명한 감리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 주문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4구역 재개발건물 붕괴 참사 관련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감리사가 22일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광주법원에 들어가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mdilbo.co.kr

17명의 사상자를 낸 광주 재개발 붕괴사고와 관련해 광주 동구가 구속된 감리자와 2차례에 걸쳐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가 감리용역을 발주했던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광주 북구도 관련 조례를 지키지 않고 순번제로 감리를 지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토교통부 관리시스템에 등록된 감리자 115명의 인력풀을 활용해 무작위 선정토록 하고 있는 '광주시 건축물 관리 조례(2020년12월15일 시행)'를 위반한 것으로 광주시 각 자치구의 허술한 감리 지정 시스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3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민의힘 최춘식 의원(경기 포천시·가평군)에 따르면 광주 동구는 부정청탁 의혹 등으로 구속된 건축사무소 감리자 차모씨와 지난해에만 3차례에 걸쳐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가 감리용역을 체결했다.

최 의원이 동구에 확인한 결과 지난해 6월과 9월에 각각 지역 내 공영주차장 건립 철거공사(500만원), 도시재생뉴딜사업 센터 리모델링 철거공사(1천260만원)에 대한 감리용역 계약을 해당 감리자에게 의뢰하는 등 6개월 사이에 3번의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방식은 경쟁 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최 의원은 "동구가 지난해 12월 31일 붕괴건물에 대한 철거공사 감리자로 구속된 차씨를 지정하면서 '대지면적, 철거 건물 수, 연면적, 허가번호, 허가일' 등의 내용이 누락된 엉터리 '감리자 지정통지서'를 조합 측에 발급했다"면서 "당국은 지자체의 감리자 선정 절차가 정당했는지 철처한 실태조사를 해야 하고 투명한 감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의원의 이같은 지적에 대해 동구는 "계약금액이 5천만원 이하의 소액이어서 수의계약을 체결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광주 동구의 조례 위반과 허술한 관리시스템이 붕괴사고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광주 북구도 시 조례를 지키지 않고 순번제로 감리자를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또 다른 사고 위험에 노출돼 있다.

북구는 지난해 5월 건축물관리법이 개정으로 공사 허가·감리 지정제도가 시행된 이후 순번제로 감리자를 지정해오고 있다.

감독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현장 감리 투입이 늦어질 것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북구의 설명이지만 결과적으로 시 조례를 위반한 것이어서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북구 관계자는 "지난해 5월 건축물관리법 개정안 시행 이후 철거 현장에서 시행사와 감리자 사이의 계약금 문제 등에 따른 계약 파기 등 마찰이 많아 현장에서의 원활한 절차 진행을 위해 임시방편으로 순번제를 도입했다"며 "앞으로는 시 조례에 따라 무작위 추출방식으로 감리 지정을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김종찬 기자 jck41511@srb.co.kr·이영주 기자 lyj2578@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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