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여성·가족·아동에 돈 풀겠다는 광주시··· 무슨 돈으로?

입력 2021.06.23. 17:43 수정 2021.06.23. 19:21 댓글 2개
市, 23개 신규 누리정책 발표
출생축하금 늘리고 시설 지원도 확대
AI놀이터·여성센터 등에 420억 투입
인식 개선 전무 속 ‘퍼주기·생색’ 일색

광주시가 여성, 가족, 아동을 위한 도시를 조성하겠다며 423억원의 혈세를 추가 투입하겠다고 밝힌 것을 두고 '퍼주기·생색' 지적이 나오고 있다.

출생과 육아, 돌봄가치에 대한 재인식과 지역 내 성평등 문화 정립 등 우선시되어야 할 인식 개선 노력은 뒷전인 채, 추진하겠다는 신규 누리정책 상당수가 시설 위주의 단발성 현금 지급 등에 치중하고 있어서다.

특히 전국 7개 특광역시 가운데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가난한' 광주시가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 지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적지 않다.

광주시는 23일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여성·보육 특별주간 후속조치로 '여성·가족·아동을 위한 5대 분야 23개 누리정책'을 발표했다. 이달 초 특별주간(7일~11일)을 운영하며 여성·보육 현장에서 수집된 애로사항 해결에 주안점을 뒀다는 이번 정책은 안전한 보육환경, 여성 평등사회 참여, 자립 지원 등의 핵심가치를 담았다고 시는 설명했다.

세부 사업으로는 ▲관내 1천개소 어린이집 폐쇄회로(CC)-TV 점검 및 우수 운영 시설 매월 5만원 지원 ▲어린이집 급식비, 유치원 수준 인상(2천415원→2천700원) 및 결식아동 급식비 인상(5천→6천원) ▲첫째 100만원·둘째 150만원·셋째 200만원 등 출생축하금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출이자 지원 ▲여성가족복합센터 및 인공지능(AI) 어린이 놀이터 건립 ▲보호종료 아동 자립정착금 2배 확대 및 학대아동·성매매 피해자 지원 등이 대표적이다.

광주시는 이를 통해 여성·아동에 대한 불평등과 안전불안 요소를 해소해 여성이 존중받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아이낳아 키우기 좋은, 아이들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도시를 건설하겠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광주시의 발표대로라면 올해 기준 337억원 상당의 누리정책 예산은 423억원의 재원이 추가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추후 검토 등을 통해 수정 여지가 있는 초기 계획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백화점식 생색 정책 나열'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번 누리정책 가운데 광주시가 가장 심혈을 기울였다고 강조한 어린이집 CCTV 모니터링 사업은 시설에 반별운영비(연간 30억원)를 지원하기 위한 구색맞추기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영유아보육법'에 따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는 CCTV의 운영 실태를 모니터링 한다는 취지는 좋으나 평가 기준, 계획 등 세부 내용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보여주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원 기준이 반별(총 5천여개)인 탓에 규모있는 어린이집에 지원금이 쏠린다는 점도 문제다.

시가 지역 여성계 숙원사업이라고 소개한 100억원 상당의 여성가족복합센터, 260억원 규모의 AI놀이터 신규 건립 사업 등도 관련 기관, 단체 등 기득권 위주 정책이라는 쓴소리도 있다.

여기에 낮은 재정운영 자율성과 자립능력 등 광주시의 취약한 재정 건전성도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해 기준 광주시의 재정자주도는 66.62%로, 전국 평균(69.36%)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재정자립도 역시 41.07%에 머물며 전국 평균(45.16%)은 물론 7개 특광역시 가운데서 가장 낮은 상황이다.

지역의 한 여성보육 전문가는 "현금성 정책만으로는 출생, 보육 등의 효과를 보기 어렵다"면서 "현실성과 효과성이 떨어지는 과도한 재원 투자 대신 인식 전환, 사회 구조적 변화를 위한 사업에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곽현미 광주시 여성가족국장은 "발표한 신규 누리정책 모두 시의회 등과 사전 협의가 끝난 실현 가능성 있는 사업들"이라며 "인식 개선 활동 등에도 주력하고 있는 만큼 사회의 근간인 가족공동체의 안전과 행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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