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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외인트리오'...KIA 최하위 추락을 부르다

입력 2021.06.23. 14:34 수정 2021.06.23. 17:45 댓글 0개
투수, 나란히 팔꿈치에 염증
타자, ‘장타 실종’ 물 방망이
325만 불 투자 물거품 되나
KIA 타이거즈 브룩스가 지난5월 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투구를 마친후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KIA 구단 제공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1군 엔트리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모두 자취를 감췄다.

KIA는 23일 현재 24승38패 승률0.387로 순위표 최 하단에 머무르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다. 외국인 선수 3명은 흔히 팀 전력의 절반이다. 기량이 뛰어난 외국인 선수들이 팀 중심타자와 원투펀치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현재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LG 트윈스만 보더라도 투수 수아레스와 켈리가 각각 7승2패 2.42와 4승3패 3.12로 에이스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른 상위팀들도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이 팀 호성적에 큰 발판이 되고 있다.

KIA 타이거즈 다니엘 멩덴이 지난5월 11일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투구를 마친후 마운드에서 내려가고 있다. KIA 구단 제공

KIA는 올 시즌을 앞두고 지난 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활약했던 애런 브룩스와 120만 달러에 재계약을 했다. 중심타자 프레스턴 터커에게도 105만 달러를 안겼고 새로운 외국인 투수 다니엘 멩덴과도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3명의 외국인 투수에게 325만 달러의 거액을 쓴 것이다. 금액만 놓고 보면 KIA는 지난 해 우승팀 NC 다이노스의 380만 달러에 못지않는 많은 돈을 외국인 선수들에게 투자했다.

NC의 외국인 선수들(알테어 2할8푼7리 15홈런 41타점, 파슨스 3승4패 3.88, 루친스키 7승3패 2.51)이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데 반해 KIA의 외국인 선수들은 모두 부상과 부진 속에 몸값을 하지 못하고 있다.

먼저 KIA가 야심차게 영입한 다니엘 멩덴은 현재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재활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KIA 입장에서는 멩덴의 이번 부상이 과거 수술이력이 있는 곳과는 완전히 다른 부위라는 점이 다행이다. 지난해 받은 수술은 뼛조각 제거였고, 이번에는 염좌다. 다만 부상 전에도 8경기 2승2패 4.03으로 기대만큼 압도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다양한 변화구를 구사하지만 유리한 카운트에서 결정 구를 선택하지 못해 안타를 맞는 모습이 자주 반복됐다.

KIA 타이거즈 프레스턴 터커가 지난 5월 30일 광주-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KT위즈와의 경기에서 타격을 하고 있다. KIA 구단 제공

에이스 애런 브룩스도 멩덴과 마찬가지로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다. 브룩스는 부상 전까지 2승5패 3.52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잘 던지고도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한 경기가 여러 번 반복된 것이 아쉬웠다.

외국인 타자 터커는 지난 21일 부진으로 1군에서 말소됐다. 지난해 3할과 30홈런 100타점을 동시에 달성하며 역대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들 가운데 최고라는 찬사를 들었지만 올해는 180도 다른 모습이다. 61경기서 2할4푼5리 4홈런 29타점. 특기였던 장타가 사라졌고 득점권에서는 2할3푼5리로 중심타자로서의 면모를 전혀 보이지 못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상 전까지 좋은 모습을 보였던 브룩스의 복귀가 임박했다는 것이다. 브룩스는 현재 불펜피칭과정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불펜피칭 이후 통증이 없다면 1군에서 볼 수 있을 듯하다. 멩덴은 현재 롱토스 과정을 거치고 있어 복귀까지는 시일이 더 필요하다. 퓨쳐스 리그에 내려간 터커는 10일간의 조정기간을 거친 후 합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KIA의 올 시즌 외국인 농사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시즌이 80여 경기를 더 남겨둔 가운데 KIA 외국인 선수들이 반전을 보이지 못한다면 2021시즌은 더욱 어려워 질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이재혁기자 leeporter5125@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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