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민주당 고흥군수 전례 없는 예비경선 '주목'

입력 2021.06.23. 17:13 수정 2021.06.23. 17:13 댓글 0개
대선 연기 논란 속 고흥군수 예비경선 9개월 앞서 실시
김승남 의원 “당대 화합·원팀으로 내년 선거 승리 위해”
“예비경선은 기득권 주자 위한 포석…정치 신인 불리” 주장
고흥보성장흥강진 임시대의원 대회

더불어민주당이 대선 경선 연기 문제로 혼란스러운 가운데 고흥보성장흥강진 지역위원회가 고흥군수 예비경선을 오는 9월 실시하기로 결정해 주목 받고 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기초단체장 경선을 통상 선거 한달 전 실시했다. 내년 6월 1일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경선은 4월말 또는 5월초로 예상된다.

그런데 고흥군수는 통상의 경선 일정 보다 무려 9개월 앞서 예비경선을 실시한다. 지방선거 역사상 전례가 없는 경선 일정이다.

조기 경선은 내년 지방선거를 반드시 승리해야 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신선한 발상이란 해석과 함께 정치 신인에게 가혹하다는 여론도 나온다.

23일 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고흥보성장흥강진 지역위원회는 지난 18일 고흥군 문화회관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9월 예비경선을 결정했다.

민주당 소속으로 고흥군수 선거에 출마할 후보 5명이 합의한 예비경선은 권리당원 50%와 일반군민 여론조사 50%를 반영해 9월께 후보를 2명으로 압축한다. 압축된 후보 중 최종 본선에 나설 후보는 내년 4월말 또는 5월초에 선출한다.

권리당원의 경우 9월을 기준으로 최근 1년간 당비를 2개월 이상 납부한 당원에게만 투표권을 부여키로 했다. 민주당이 당헌·당규로 규정한 권리당원 투표 기준인 '6개월 당비 납부'보다 완화한 셈이다. 일반군민 여론조사는 안심번호 2만개를 추출해 조사한다.

김승남 지역위원장은 이날 무등일보와 통화에서 예비경선에 대해 "민주당 후보군이 많아서 (경선이)내년 4, 5월까지 가면 당내 갈등과 과다 정치비용 등 부작용이 많다는 생각에서 당원과 후보들이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민생당 소속인 송귀근 군수를 이길 수 있는 최적의 민주당 후보를 뽑겠다는 게 우리의 방침"이라며 "예비경선이 실시되면 '민주당 원팀'이 가능해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후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번 예비경선에 참여하지 않고 내년 3월 예비후보로 등록해 본경선에 나설 후보도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보는 모두 본경선에 참여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저 사람은 출마한다고 해놓고 이번 예비경선에 빠지면 오히려 약자로 분류돼 본경선에서 선전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9월 예비경선이 정치 신인에게 불리하다는 여론도 나온다.

전남의 한 정치권 인사는 "예비경선은 현재 기득권 인사들을 밀어주기 위한 포석이다"며 "9월에 예비경선을 하면 어떤 정치 신인들이 들어가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예비경선에 권리당원 50%가 반영되는데, 이는 지역위원장 입김이 작용할 가능성이 짙다"는 분석도 내놓았다.

한편 장흥군수 선거의 예비경선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민주당 소속의 장흥군수 선거 출마 예정자 6명 중 3명이 탈당 경력자로 이들에 대한 감점을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를 놓고 후보들간 합의가 되지 않아서다. 김 위원장은 후보들만 합의하면 장흥도 예비경선을 치른다는 입장이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mdilb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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