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발상의 전환, 지역주민 삶의 질 끌어올려

입력 2021.06.23. 11:28 수정 2021.06.23. 15:11 댓글 0개
[장성 ‘옐로우시티’, 미래를 디자인하다] ⑦변화하는 도심
주민 안전이 최우선…효율적 행정 실천
옐로우게이트 주민반대 극복 소신 행정
청운지하차도 건설은 주민 삶의 질 향상
장성공원 경관폭포 조성은 발상의 전환

장성에 가면 프랑스의 천재적 사상가 블레즈 파스칼(Blaise Pascal)이 떠오른다. 무엇인가 생각하고 고민한 흔적의 문양들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장성은 잔물결처럼 고요하고 유약한 몸짓으로 다가서기보다는 늘 어디선가 새로운 생명의 기운이 밀려드는 것 같은 도도함으로 다가온다.

꽃들로 장식된 도심의 아름다움과 향기에서, 그리 낯설지 않은 거리의 풍경에서, 대자연의 질서에 순응하며 조화로운 세상을 꿈꾸는 지극히 평범한 일상을 만날 수 있다. 교식과 교태로 얼룩진 겉치레가 아닌 실박하고 심플한 수수함이 순수미로 승화되면서 소소한 행복이 가득 실린 보금자리에 안겨있는 것 같다.

그만큼 장성은 꾸밈이 없어 좋다. 장성군도 주민들의 삶 속에 투영된 희비애환을 외면하지 않은 채 굴곡지고 섬약한 삶의 행태를 곱씹어가며 장성 발전의 디딤돌로 삼고 있다. 때론 빠른 속도로, 때론 중지를 모아서 주민들의 안전과 안녕을 최우선으로 하는 효율적 행정력의 실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장성의 관문인 '옐로우게이트' 완공을 코앞에 둔 지난 2018년 9월 주민들의 찬반 여론이 분분했다. 장성군의 소신있는 행정력이 절실하게 요구됐던 시점이었다. 사업의 타당성과 효율성, 정체성 여부에 의문을 제기하며 예산낭비라는 지적이 일었다. 문외한의 눈에 비친 옐로우게이트는 가로 34m 높이 28m의 웅장한 조형물로 '산'으로 둘러싸인 장성의 형상을 그려내고, 하늘로 솟구치는 상승적 이미지를 보여줌으로써 장성의 발전을 추구하는 투박한 철골이 아닌가 싶었다.

그러나 장성군은 직접 옐로우게이트를 이미지 메이킹한 책임 디자이너 가천대 최홍경 교수의 '안정과 상승, 희망'의 메시지를 소개하면서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컬러마케팅이라는 옐로우시티 프로젝트를 함축적으로 알리고 옐로우시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철골 조형물을 설치했다고 반대여론을 잠재웠다.

옐로우게이트의 노란색은 장성군이 표방하는 사계절 내내 노란 꽃과 나무가 가득하고 물과 사람이 공존하는 자연친화적인 도시 옐로우시티를 상징적으로 표현했다고 설득했다. 태극무늬 색상인 빨간색과 파란색은 지역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의지의 소산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 10월 완공된 옐로우게이트는 총 공사비 9억2천만 원을 투입, 경관조명까지 설치해 야간에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했으며, 장성군의 핫 이벤트를 소개하는 LED 전광판을 설치해놓고 있다.

장성읍 영천리~기산리 일원까지 이어지는 청운지하차도 건설문제도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장성군의 역점 사업 중 하나다. 길이 565m T자형으로 건설되는 청운지하차도는 오는 7월 착공, 2022년 12월까지 총 사업비 370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장성의 동부(구 시가지)와 복합주거단지로 개발될 가능성이 충분한 서부(신 시가지)를 연결할 경우 아파트 2천~3천세대 9천여명의 인구가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문화예술회관 등 문화시설과 함께 수영장, 옐로우스타디움(공설운동장) 등 체육시설이 밀집돼있는 기산리 일대와 구시가지를 원활하게 연결함으로써 장성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사실 장성군은 도심 발전과 확장에 저해요인인 호남선철도로 지난 2006년 '장성역 지하차도'를 개설한 바 있다. 교통 흐름이 원활해져 장성읍 영천리 일대에 780세대 규모의 LH(한국토지주택공사) 1·2차 공공임대주택과 300세대 규모의 민간아파트가 건립되는 성과로 이어졌다.

하지만 지역의 균형발전과 매년 증가추세를 보이는 교통량 해소를 위해 추가적으로 청운지하차도 개설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간 위험천만하고 붕괴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곳으로 끊임없이 제기돼온 청운고가도로가 지난해 9월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을 받아 청운고가를 무너뜨리는 대신 청운지하차도를 건설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이다.

장성공원도 주민들의 소중한 여가생활공간으로 활용하도록 그동안 친환경 녹색 생태공간을 최대한 늘려 도심 속에 아름답고 쾌적한 쉼터로 가꾸는 노력을 아끼지 않아왔다. 지난 1977년 공원으로 지정된 장성공원은 4만3천862㎡(1만3천291평)에 달하는 면적에 소나무와 느티나무, 산벚나무 등 아름드리 나무 500여주가 식재돼 있는 곳이다.

최근 장성군은 공원 내 잔디광장에 9천500㎡ 규모의 무궁화공원을 조성한다고 밝혀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국내에 조성된 무궁화공원 가운데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게 될 장성군 무궁화공원은 두산그룹이 36종 1만여 그루의 무궁화 묘목 구매와 식재비 등 약 1억3천만원을 부담하고, 배수시설 설치 등 기반공사는 장성군에서 1억7천여만원을 투입하기로 합의했다. 식재 예정인 무궁화는 배달계 5종 980그루를 비롯, 홍단심계 18종 5천118그루, 백단심계 10종 2천650그루 등이다.

특히 공원 내 충무지구 급경사지가 붕괴위험이 있는 곳으로 지적됐다. 지난 2015년 12월 붕괴위험지역(D등급)으로 진단됨에 따라 멋진 경관폭포를 만드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다. 위험요인이 해소됨과 동시에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도 볼거리를 제공하고 휴식공간으로도 활용할 수 있어서였다.

총공사비 35억 원(경관폭포 5억5천만 원)을 투입, 지난 2018년 5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경관폭포 2019년 10월~2020년 5월)꼬박 2년여에 걸친 공사 끝에 경관폭포는 선비의 절개와 기상을 말해주듯 주상절리와 황룡강의 맑은 정기를 상징하는 폭포로 구성됐다.

현재 장성공원의 경관폭포 주변은 각종 운동시설과 정자, 어린이 생태놀이터 등의 시설을 갖춘 말끔하고 정겨운 주민들의 소중한 여가생활공간으로 다시 태어나 '발상의 전환'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경관폭포와 함께 또 하나 눈길을 끄는 것은 반대편에 조성된 빈센트 거리다. 빈센트 반 고흐(Vincent van Gogh)의 연대별로 대표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유화적인 터치로 나무에 프린팅해 이곳을 오가는 이들에게 풍미를 더해주고 있다.

장성군 북이면 사거리 지내에 있는 신광철도박스(남동가도교)의 개량공사도 주민들의 숙원사업이었다. 40개 마을 주민 4천여명이 폭이 좁고 낮은 외길통로에 의존, 통행에 불편을 겪었음은 물론 노후화로 안전사고 위험이 끊이지 않았다. 장성군은 총 67억원의 사업비를 확보, 4년여간의 공사 끝에 2018년 철도박스(양방향)를 15m로 확장하고 접속도로도 460m나 정비하면서 백양사와 사가시장, 북일면으로 오가는 차량의 위험요소를 제거했다.

장성군은 주민불편과 위험요소가 도사리고 있는 곳이라면 그 곳이 어디든지 해소하려는 실천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옐로우시티의 목표와 걸맞은 행복이 넘치는 풍요로운 고장으로 건설하기 위해서 말이다. 김봉일기자 amazingreporter@mdilbo.com·장성=최영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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