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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굿둑 여니 뱀장어·숭어 올라와···내일부터 1개월간 2차 개방

입력 2021.06.21. 12:00 댓글 0개
10㎞ 기수환경 조성·바닷물고기 상류 이동 확인
환경부, 사초과 식물 새섬매자기 군락 복원 추진
[세종=뉴시스] 낙동강 하굿둑 수문 개방 모습. (사진= 환경부 제공) 2021.06.21.

[세종=뉴시스] 변해정 기자 = 부산 낙동강 하굿둑을 한 달 가량 개방했을 때 농경지와 생활용수에 대한 피해 없이 둑 상류에서 바닷물고기 종수와 개체 수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오는 22일부터 약 1개월 간 하굿둑을 2차로 열어 여름철 생태환경 변화를 관찰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해양수산부, 부산광역시, 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낙동강 하굿둑 1차 개방 결과 및 2차 개방 계획'을 21일 발표했다.

낙동강 하굿둑 개방은 낙동강 하구에 바다와 강이 만나 다양한 수생태계를 이루는 '기수역'(汽水域)을 되살리기 위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2019년 6월 32년만에 하굿둑 개방을 시작으로 그해 9월과 지난해 6~7월 총 3차례 개방실험을 했다. 당시 실험에서도 고등어·청멸치 등 바닷물고기가 하굿둑 상류로 이동하고 종 다양성이 늘어나는 등 하굿둑 개방에 따른 생태복원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올해 1차 개방은 두 번의 대조기(바다 조위가 하천수위보다 높아지는 시기)를 포함해 4월26일부터 5월21일까지 총 179만㎥의 바닷물을 유입시켰다. 특히 지난해 실시한 실험에서와 같이 장기간 수문을 개방해 유입 기간 내내 바닷물이 자연스럽게 들어오고 나가는 상황을 재현했다.

개방 기간 바닷물과 강물의 밀도 차이에 의해 바다 조위가 하천수위보다 낮은 상황에도 바닷물이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났고, 생태소통 기간(개방 기간과 동일)에도 추가로 바닷물이 유입됐다. 동일 밀도라면 바다 조위가 하천수위 이상 높아지는 시점에 유입이 발생하지만 바닷물의 밀도가 높아 바다 조위가 조금 낮은 상황에서도 일부 유입이 발생했다는 게 당국의 설명이다.

생태소통은 바닷물 유입 시기를 포함한 전 기간 동안 수문 1기를 위 또는 아래로 열어둬 바닷물고기가 상류로 이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뜻한다.

1차 개방 기간 중 하천의 염분은 상류로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며 하굿둑 기준 최장 10㎞ 지점에서까지 확인(5월4일 0.23PSU)되다가 강우 및 상류 유량 증가의 영향으로 더 이상 확산되지 않았다. 개방 종료 시점에는 유입된 염분이 하굿둑 상류 7.5㎞ 지점의 최심부에 일부 남아있었으나 지속적으로 희석됐다.

하굿둑 개방에 따른 주변 지역의 지하수 염분 확산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총 293개 관측정에서 수위 및 염분 변화도 관측했지만 평상 시 변동범위 내로 농업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해양 염분 역시 하굿둑 개방에 따른 변화가 작았으며, 강우 및 상류 유량에 따른 하굿둑 방류량 변동에 따라 변화했다.

또 생태소통 개방 전·후 하굿둑 상류 3개 지점과 하류 2개 지점에서 어류를 조사한 결과, 개방 전 상류에서 확인되지 않았던 뱀장어가 개방 후 확인됐다. 개방 직전 수문 하류에서 관찰됐던 숭어는 표층 개방 시 상류로 이동하는 모습이, 저층 개방 시에는 수중 어류를 관찰하는 폐쇄회로(CC)TV에서 어린 숭어의 이동 모습이 각각 확인됐다.

정부는 22일부터 7월20일까지 약 한 달간 낙동강 하굿둑을 2차 개방한다.

서낙동강 지역 농업에 영향이 없도록 낙동강과 서낙동강의 분기점에 위치한 하천시설인 '대저수문' 보다 아래인 둑 상류 12㎞ 내외까지만 바닷물이 들어오게끔 수문을 운영할 방침이다.

2차 개방 기간 고정식 및 부표(부이)식 실시간 염분측정 장치와 이동식 선박 등을 활용해 하천과 해양의 염분 변화를 측정한다.

1차 개방과 달리 기수 환경이 조성된 상황에서 일정 기간을 두고 바닷물을 추가 유입시켜 나타나는 수질 변화도 관측할 예정이다. 첫 번째 대조기에는 매회 바닷물을 유입시켜 기수 환경을 조성한 후 두 번째 대조기에는 유입 횟수를 줄이되 수문 2문을 개방해 1회당 유입량을 늘리게 된다. 두 대조기 사이의 소조기(바다 조위가 하천수위보다 낮은 시기)에는 기존 방식대로 생태소통을 위한 개방을 시행하며, 이 시기에는 바닷물이 하굿둑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대부분 강물이 바다 방향으로 흐르게 된다.

또 여름철 생태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CCTV 관측과 채집 등을 통해 기수·회유성 어종과 저서생물 등이 하굿둑 상류로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살펴본다.

겨울 철새 고니류의 주요 먹이 원인 사초과 한해살이풀인 새섬매자기의 군락 복원사업도 추진한다. 올해 3월 어린 연어 5만 마리, 6월 어린 동남참게 5만 마리 방류에 이어 하굿둑 상·하류에 새섬매자기를 심고 드론을 활용해 씨앗을 뿌릴 예정이다.

아울러 하반기에도 2차례(3차 8~9월, 4차 10~11월) 추가 개방을 추진해 다양한 방식의 하굿둑 개방을 시도하고 계절별로 생태복원 효과를 확인 및 분석할 예정이다.

박재현 환경부 물환경정책관은 "갈수기인 1차 개방기간 동안 안정적으로 낙동강 하구에 기수환경을 조성했다"며 "올해 3차례 추가 개방을 실시하고 이해관계자와 충분히 소통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최적의 하굿둑 수문 운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뉴시스] 낙동강 하구 현황. (자료= 환경부 제공) 202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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