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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시로 집 비우며 방치" 인천 라면형제 화재 엄마, 집유

입력 2021.06.15. 10:02 댓글 0개
[인천=뉴시스] 정일형 기자=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에서 불이나 A군과 동생 B군이 중상을 입었다. (사진은 인천소방본부 제공)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보호자가 집을 비운 사이 불이 나 숨지거나 중화상을 입은 인천의 초등학생 형제의 어머니가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이연진 판사)는 아동복지법위반(아동유기 및 방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1·여)씨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보호관찰을 받을 것과 40시간의 아동학대치료강의 수강도 명하고 직업훈련 등 학과교육, 성행개선을 위한 교육, 치료 및 처우 프로그램에 관한 보호관찰관 지시를 따를 것, 가족 부양 등 가정생활에서 책임을 성실히 이행할 것 등의 특별 준수사항도 부과했다.

A씨는 지난해 9월14일 오전 3시53분부터 오전 11시43분까지 인천 미추홀구 주거지에서 초등학생 형제인 B(9)군과 C(8)군을 주거지에 방치한 채 지인의 집에 방문할 목적으로 약 7시50분 동안 장시간 외줄해 주택에 불이 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B군은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진단을 받고 약물을 복용 중이었다. 그는 또 평소 가스레인지를 이용해 찌개를 데우고 라면을 끓이기도 했고 가스레인지 불로 행주를 태워 싱크대에 버리는 불장난을 한 적이 있어 보호자의 보호 및 감독이 필요했다.

당시 화재는 B군이 어머니가 집을 비우자 C군과 함께 가스레인지를 이용해 휴지와 햄버거 봉지에 불을 붙이고 놀다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불로 C군은 치료를 받던 도중 사고 37일만에 끝내 숨졌으며, B군은 전신에 40%가량 화상을 입고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지난해 8월28일부터 같은해 9월14일 사이 11회에 걸쳐 지인 집에 방문할 목적으로 아이들만 주거지에 남겨 둔 채 장시간 외출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A씨는 보름 남짓 동안 이틀에 하루 꼴로 피해자들만 주거지에 남겨둔 채로 장시간 외출을 반복했다”며 “외출은 주로 야간 무렵 시작돼 다음날 이후까지 이어졌고 그 과정에서 A씨가 보호자로서 제공해야 할 영양 섭취, 실내 청소 등 기본적인 건강·위생 관리가 성장기 아동들에게 필요한 만큼 이뤄지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범행 무렵 A씨는 인천가정법원으로부터 보호처분결정·피해아동보호명령 등을 받았음에도 별달리 양육태도를 시정하지 않은 채 만연히 방임행위에 나아갔다”면서도 “A씨가 수년간 두 형제를 혼자 양육하면서 정신적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판단되고,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잘못을 반성하면서 앞으로 양육 태도를 개선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다짐한 점, 아무 전력 없는 초범인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이유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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