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이별 후유증

입력 2021.06.10. 03:02 수정 2021.06.10. 19:53 댓글 0개
한경국의 무등의 시각 신문제작국 차장대우

영화배우 톰 행크스는 어머니 얼굴을 기억하지 못한다. 고작 5살 때 어머니가 그의 곁을 떠났기 때문이다. 이혼이 무엇인지도 모를 나이였다.

그의 아버지는 홀로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침 일찍부터 밤 늦게까지 일을 했다. 또 순회 요리사라서 전국 각지를 돌아다녔다. 톰 행크스 역시 열 살이 될 때까지 열 번이나 이사를 했다. 매번 이별을 겪다보니 친구를 사귀지도, 제대로 된 생활교육을 받지도 못했다. 이 탓에 주변에는 사소한 것 조차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 양치질을 꼭 해야한다고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서 유년시절에는 칫솔질을 하지 않았다. 사과를 먹는 것으로 양치질을 대신 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톰 행크스는 서서히 고독에 잠식됐다. 사교성이 없고 매우 수줍음이 많은 아이로 자랐다. 그가 외로움을 달랠 방법으로 선택한 것은 연극이었다. 아르바이트로 조금씩 모은 돈을 연극 보는 것에 썼다. 홀로 공연장 표를 끊고 들어가 앞자리에 앉으면 배우들이 온전히 자신만을 위해 무대를 펼쳐주는 것으로 느꼈다. 그러다 무대 위 배우들을 동경하게 됐고, 연기자의 길을 걷기로 결심을 했다.

배우로 성장한 톰 행크스는 할리우드 역사상 최고의 배우로 꼽히게 됐다. 1990년대는 '필라델피아' '포레스트 검프' 등의 명작에 참여해 2년 연속 아카데미 시식상에서 수상하는 영광을 안았다. 그를 수상 내용으로만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는 '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영화배우' '우리 시대, 다른 시대에서도 가장 사랑받고 존경받을 배우'로 불렸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성공한 배우 톰 행크스는 이처럼 녹록지 않은 어린 시절이 있었다. 어머니의 사랑을 다 받기도 전에 이별부터 배운 그는 매일 밤 지독한 외로움과 싸워야 했다. 누군가는 이런 아픔들이 연기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랬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것이 온전히 톰 행크스가 바라는 것이었을까. 평범하더라도 어머니와 아침을 먹고, 깊은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을 사귀는 것이 더 행복하지 않았을까 싶다.

사실 어른들도 헤어짐이 익숙하지 않다. 아직도 이별에 눈물을 삼키고, 담담해지기 위한 노력을 한다. 때문에 처음부터 마음의 벽을 치고 인간관계를 맺기도 한다. 기대감을 낮추고, 순수한 마음을 내려놓아야 아픔이 크지 않아서다. 이별의 원인이 타의든 자의든 예고 없는 헤어짐은 상처가 된다.

결과적으로 톰 행크스는 시련을 이겨낸 사람이 됐다. 그의 과거를 알게 되니 대배우가 된 것보다 아픔을 극복한 것이 더 존경스럽다. 지금 홀로 아픔을 겪고, 감당하고 있는 이들에게 위로의 말을 남긴다. 갑작스러운 이별에도 아주 쓰러지지 않기를 바란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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