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저가 하도급·안전 불감증·무리한 공법···결국 또 인재?

입력 2021.06.10. 09:55 수정 2021.06.10. 12:56 댓글 0개
전문가 “건물 옆 토산부터 잘못”
신생업체 철거 방식 문제 심각
공사비 부담에 규정 안지킨 듯

9명이 사망하고 8명이 크게 다치는 등 대형 참사로 이어진 광주 학동 재개발지역 건물 철거 공사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로 계약을 맺은 신생 철거업체가 맡아 '무리한 공법'으로 공사를 진행, 예고된 인재라는 주장이 나온다.

특히 비계구조물해체공사업(철거공사) 면허를 취득한지 1년여된 이 업체된 5층짜리 노후 폐건물 옆에 토산을 쌓아 굴착기를 올려 철거 작업을 진행하다가 토압에 못이긴 토산이 건물 방향으로 무너지면서 도로와 시내버스를 덮친 것으로 파악돼 업체의 철거방식(공법)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10일 건설업계와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대형 참사가 발생한 철거공사 현장 작업자 일부는 원청에서 재하도급 계약을 한 A업체 관계자들이었다. 학동 4구역 주택재개발조합은 시공사와 3개 철거업체와 하도급 계약을 맺었다고 공고했다.

그동안 건설장비 일을 주로 했던 A업체는 지난해 3월 비계구조물해체업 면허를 등록한 신생 철거업체이다. A업체는 원청으로부터 저가 하도급 계약을 맺은 것으로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5층짜리 노후 폐건물을 철거하면서 건물과 비슷한 높이로 토산을 쌓아 굴착기를 올려 작업을 하는 '위험한 공법'으로 진행, 업계에서는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더구나 지지기반이 약한 노후건물일 수록 크레인 등 전문장비를 동원해 건물 꼭대기부터 한개층씩, 안쪽부터 바깥 방향으로 구조물을 조금씩 부숴가며 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도, 이 현장에서는 폐건물 바로 옆에 토사를 쌓은 후 세로 방향으로 건물 한쪽 면을 '두부 썰듯' 무너트리는 과정에서 토압에 못이긴 건물의 무게가 급격히 한쪽으로 쏠려 붕괴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또 건축물 관리법상 건물을 해체할 경우 해체계획서를 제출해 관할 지자체장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업체가 해체계획서와 다르게 철거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종합하자면, 저가 하도급을 맡은 A업체가 공사비 절약을 위해 무리한 공법으로 철거작업을 진행, 인재일 수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비계구조물해체공사 전문가 B씨는 "원청과 A업체가 불법하도급 관계일 수 있고, 이 철거공사를 위해 면허를 등록한 것으로 보이는 신생업체가 저가 하도급 에 맞춰 공사를 진행하려다 보니 다소 무리한 공법이 뒤따른 것 같다"면서 "바로 앞에 도로가 있는 폐건물 옆에 토산을 쌓는 것부터 잘못됐다. 토압에 못이긴 건물이 무너져 마침 앞을 지나는 시내버스를 덮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사고 현장에 기술안전정책관, 익산지방국토관리청장, 국토안전관리원의 전문가 등을 급파해 수습을 지원하고 있다. 경찰도 전담수사팀을 꾸려 원청과 철거 하청업체 관계자들을 대상을 안전수칙 등 관련규정 준수와 업무상 과실 여부를 수사하고 있다.

류성훈기자 rsh@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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