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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징용 소송, 외교해결 밖에 길 없어···원고구제 서둘러야" 日언론

입력 2021.06.09. 12:02 댓글 0개
日도쿄신문, "한일 쌍방이 대화해야" 촉구
日산케이 "文정부 책임" 일방적 해결 요구
[서울=뉴시스]조성우 기자 =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고 임정규 씨의 아들 임철호 씨와 장덕환 일제강제노역피해자 정의구현 전국연합회회장이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일본제철 주식회사와 닛산화학 등 16곳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이 각하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06.09. xconfind@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예진 기자 = 한국 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이 일본 기업 16곳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으나 우리 법원이 각하 판단을 내리자, 일본 언론들은 조속한 해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진보 성향의 도쿄신문은 "전 징용공 소송, 외교해결 밖에 길은 없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번 법원의 판결은 "사법의 장에서 역사에 관한 문제를 다루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가. 그것을 보여준 판결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했다.

특히 향후 한국 사법에서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면서 "사법 판결에만 의존하는게 아니라 외교 교섭으로 고령화된 원고 구제를 서둘러야 한다"고 촉구했다.

더 늦기 전에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구제할 수 있도록 외교적 협상을 서두르라는 주장이다.

또한 "역사 문제를 둘러싼 소송에 관해 문재인 대통령은 지금까지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지 않았으나, 사법 판단이 크게 갈린 현실을 무겁게 수용해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주장했다. 일본 기업에 배상을 명령했던 2018년의 대법원 판결과 이번 판결이 갈렸다는 지적이다.

이어 "전 징용공(강제징요 피해자)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가 배상을 대신하는 등 복수의 방안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의 임기가 약 1년 남았다면서 "기존 합의를 전개하는 등 스스로 지도력을 발휘해 일본 측과 대응을 협의해 달라"고 촉구했다.

일본 정부에 대해서도 "일본 정부는 모두 한국 측에게 책임이 있다면서 수용 가능한 해결안을 내놓으라고 요구해 왔다. 다만 이런 일방적인 자세는 문제를 악화시킬 뿐이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래지향적인 일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쌍방이 대화에 응해 외교적인 해결책을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우익 성향의 산케이 신문은 한국의 일방적인 해결을 요구하고 나섰다.

9일 산케이는 "징용공 배상각하, 문 정권의 책임으로 해결을 서둘러라"는 사설에서 법원의 판결이 "국제법에 준한 상식적인 판단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문제를 오래 끌면 한국은 상식에서 어긋난 나라라는 국제적인 불신이 커질 뿐이다. 문재인 정권은 자신의 책임으로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8년 판결은 "사실(史実)을 무시하고 국제법을 밟아 뭉갠 것"이라면서 한국은 "법치국가로서 사귀기 불안하기 짝이 없다"고 힐난했다.

신문은 이런 "사법 폭주를 조장한 것은 문 대통령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한국 외교부가 이번 판결 후 일본 측과 협의를 계속하겠다고 했으나 "일본이 교섭에 응할 여지는 없다. 모두 한국 정부의 책임인 것을 알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9일 보수 성향 요미우리 신문도 사설에서 이번 판결이 "국제법의 관점에 따라 적절한 판단"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신문은 "역사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법원 판결은 흔들려왔다. 외교를 담당하는 문 대통령은 사법에 휘둘리지 말고, 책임을 가지고 일한 간 현안에 대응하는 게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또 "최근에는 (한국에서) 관계 개선에 의욕적인 발언도 들렸다. 말을 행동으로 옮겨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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