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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 상사 흉기로 살해한 베트남인, 2심도 징역 20년

입력 2021.05.15. 08:00 댓글 0개
"작업 도중 의도적으로 실책 저지른 다음 범행"
"살해할 것을 작업 전에 미리 계획했다고 봄이 타당"
[대구=뉴시스]김정화 기자 = 대구지방법원 전경. (사진=뉴시스DB) 2021.05.14. photo@newsis.com

[대구=뉴시스] 김정화 기자 = 무시·폭행당하자 흉기로 작업반장을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베트남인이 항소심에서도 징역 20년을 선고받았다.

대구고법 제2형사부(고법판사 양영희)는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 된 A(36)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징역 20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작업 전에 미리 흉기를 준비해 장화 안에 숨겨놓은 사실, 작업 도중 의도적으로 실책을 저지른 다음 장화에서 흉기를 꺼내 오른손에 쥐고 있다가 공격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순간적으로 격분해 살해한 것이 아니라 살해할 것을 작업 전에 미리 계획했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피고인의 사실오인 주장에 대해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과 비교해 양형 조건에 변화가 없고 피고인과 검사가 항소이유로 주장하는 사정들은 원심이 피고인에 대한 형을 정하면서 모두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원심의 형이 재량의 합리적 범위를 벗어났다고도 볼 수 없어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 또한 이유가 없다"며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

베트남 국적의 불법체류자인 A씨는 지난해 11월17일 오후 7시30분께 대구시 동구 검사동의 한 식품업체에서 작업반장 B(40)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범행을 위해 A씨는 피해자를 자극해 유인한 후 숨겨둔 흉기로 수차례 찔렀고 B씨가 도망가자 뒤따라가면서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작업반장으로부터 한국어가 능숙하지 않아 의사소통이 잘되지 않고 작업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며 무시와 폭행을 당하고 욕설을 듣는 등 모멸감을 느끼자 범행에 이른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1심 재판부는 "범행 과정에서 칼을 놓치지 않으려고 미리 칼 손잡이에 끈을 묶어둔 점, 의도적으로 업무적 실책을 저질러 유인한 점, 범행 수법이 잔혹한 점, 자신의 죄책을 온전히 반성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는 점 등을 종합했다"며 징역 20년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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