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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감염에도 시설 전파는 無"···요양병원 백신효과 기대감

입력 2021.05.15. 04:00 댓글 0개
14일부터 요양병원 등 65세 미만 대상 AZ 2차 접종
백신 이후 시카고 요양시설 확진자 71%는 미접종자
돌파감염 22명 중 64% 증상 없이…2차 전파도 0건
정부, 접종률 높은 요양병원 등 접촉면회 재개 방침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지난 2월26일 오전 대구 북구 한솔요양병원에서 요양병원 종사자가 백신을 접종하고 있다. 2021.02.26. lmy@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재희 정성원 기자 = 요양병원·시설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백신 2차 접종이 본격화하면서 그동안 감염 관리에 총력을 기울여온 요양병원 등이 가장 먼저 백신 이후 코로나19 시대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전문요양시설에서 백신 접종 이후 발생한 코로나19 확진자 대부분은 미접종자들이었으며 혹여 드물게 '돌파 감염'이 발생하더라도 대부분은 증상 없이 완치되거나 비교적 가벼운 증상을 경험했다. 특히 시설 내 2차 전파는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요양병원·시설 관계자들은 백신 예방접종으로 시설 내 집단감염 위험이 줄어들 거란 기대에 가슴을 쓸어내리는 한편, 새로운 미접종 입원·입소자에 대한 대책과 항체 형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요양병원·시설 65세 미만 2차 접종 시작

15일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지난 14일부터 요양병원·시설, 노인요양시설, 정신재활·요양시설 만 65세 미만 입원·입소·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 2차 접종이 진행된다.

이들은 지난 2월26일부터 순차적으로 접종한 1분기 접종 대상자로, 접종 간격 11~12주 일정에 맞춰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 접종받는다.

지난 3월23일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은 만 65세 이상 요양병원·시설, 노인요양시설, 정신재활·요양시설 입원·입소·종사자도 다음 달 15일부터 순차적으로 2차 접종을 받을 예정이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면역력이 완전히 확보되는 2차 접종 2주 뒤부턴 요양병원·시설의 안전성이 확보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차 접종까지 완료한 요양병원·시설이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하다는 사실은 우리나라보다 앞서서 예방접종을 진행한 국가들에서 확인된다.

백신 접종 이후 미국 시카고 요양시설 확진자 71%는 미접종자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질병 및 사망률 주간 보고서'(MMWR)에 실린 '요양시설 거주자와 직원의 예방접종 후 코로나19 감염 상황' 자료에 따르면 시카고 지역 78개 전문요양시설(Skilled Nursing Facility) 거주자 7931명과 종사자 6834명 등 1만4765명이 2회 백신 접종을 받았다.

예방접종이 시작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 사이 75개 시설에서 코로나19 확진자는 627명 발생했는데 이 가운데 71%인 447명은 백신 접종을 받지 않은 이들이었고 23%인 145명은 1회 접종자였다. 2%인 13명은 백신 2회 접종 후 2주가 지나지 않아 면역이 형성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96% 이상은 2회 접종 이후 2주가 지난 백신 접종 완료자가 아니었다.

2차 접종 2주 이상이 지나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른바 '돌파 감염' 사례는 입소자 12명과 종사자 10명 전체의 4%인 22명이었다.

확진자 22명 가운데 입소자 8명과 직원 6명 등 3분의 2인 14명(64%)은 증상이 없었다. 다른 5명은 경증이었고 3명은 폐렴을 진단받았다.

병원에 입원한 사람 4명 중 코로나19로 입원한 사람은 2명이었다. 이 가운데 1명이 피로와 호흡기 증상을 보였고 폐렴 진단을 받고 입원 후 7일 만에 숨졌는데 고혈압, 당뇨, 만성 신장질환 등 기저질환을 앓고 있었다.

무엇보다 시설 내 2차 전파는 단 1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제한됐던 전국의 요양병원·시설 면회가 공식 재개된 지난 3월9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수원보훈요양원에서 입원 환자와 가족들이 유리 가림막을 사이에 두고 비대면 면회를 하고 있다. 2021.03.09.jtk@newsis.com

예방접종 진행된 요양병원·시설, 코로나19 부담 던다

이렇게 요양시설에서의 백신 효과가 확인된 가운데 한국 정부는 일정 비율 이상으로 1차 접종을 마친 요양병원·시설을 대상으로 기존에 진행했던 종사자 전수 검사를 완화했다.

종사자를 대상으로 한 선제 검사 주기는 전체 접종 대상자의 75% 이상이 1차 접종을 마치고 2주가 지난 시설을 대상으로 이달 1일부터 완화했다. 요양병원의 경우 수도권 등 거리두기 2단계 이상 지역은 주 2회에서 1회로, 1.5단계 이하 지역은 주 2회에서 2주에 1회로 검사 주기를 확대했다. 요양시설 검사 주기는 주 1회에서 2주 1회로 완화했다.

이에 더해 이달 중에는 접촉 면회를 재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지침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는 앞서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가 발표한 '요양병원·시설 방역수칙 단계적 완화 방안'에 따른 것이다.

접촉 면회는 면회객과 입원 환자 중 한쪽이라도 백신 접종을 완료했을 경우에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접족 면회 허용을 위한 협회 간 논의는 시설 내 감염 우려 등을 고려해 요양병원·시설 입소·입원·종사자 다수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을 시작한 후 2주 이후인 이달 말에서 6월 초 사이에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수본은 지난해 7월부터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이하에서 비접촉 면회를 허용했고, 올해 3월9일부턴 임종 시기·의식 불명 등이거나 중증 환자, 주치의가 정서적 안정을 위해 필요성을 인정하는 경우에 한해 일부 접촉 면회를 허용했다.

"집단감염 위험 줄어 다행"

요양병원·시설 관계자들은 백신 효과로 인한 안전성 확보를 기대하면서도 아직 불안 요소가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조항석 요양병원협회 정책위원장은 주기적인 선제 검사 완화 조건인 접종률 75% 이상에 대해 "기존에 접종한 환자들이 나가고 새로운 환자가 오면 접종을 안 한 환자가 많기 때문에 종사자들이 90% 이상 접종했다 하더라도 전체 입원·종사자를 대상으로 했을 땐 충족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달성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조 정책위원장은 "예전보다 집단감염 위험이 줄어들어 다행"이라면서도 "접종을 완료했더라도 면역력이 완전히 확보됐는지를 알 수 없어 불안해 불안을 덜 수 있는 방법을 정부와 방역 당국이 내놨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애초에 우선순위를 정한 대로 요양병원과 고령자, 기저질환자 등을 위주로 예방접종을 진행했어야 하는데 우리는 사회필수인력이나 교사 등이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돼 있다"며 "영국이나 미국처럼 장기요양시설과 고령자부터 접종했다면 신규 요양병원 입원환자 중 미접종자에 대한 걱정을 덜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면회 재개에 대해 김 교수는 "입원 환자와 면회객 중 한분이 백신 접종을 완료하고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방역수칙을 잘 지킨다는 전제 하에 접촉 면회가 가능할 수 있다"면서도 "완전 접종률이 낮은 점을 염두에 두고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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