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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끝 아닌 시작"···전남 '인생 2막' 돕는다
입력 2021.05.11. 15:55 수정 2021.05.11. 18:44 댓글 0개지역 50~70대 58만6천명 달해
경력·숙련도 발휘할 현장 필요
공공기관 등 올해 12개 시·군
43개 사업서 289명 채용 계획
"신중년 세대를 아시나요"
최근 고령화로 노동가능인구들의 연령대도 점차로 높아지면서 예전 같으면 노동시장에서 은퇴했어야 할 연령대인 만 50세 이상 70세 미만을 가리켜 '신중년 세대'로 일컫고 있다. 특히 고령화 진행 속도가 빠른 전남도에서 이들 신중년 세대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어 이들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 창출이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전남도는 코로나19로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에게 새로운 일자리를 제공하기 위한 '신중년 일자리'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남 생산가능인구 '절반'
전남지역 신중년 세대 인구는 지속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11년 49만2천명에서 지난해 58만 6천명으로 10여 년 새 9만4천여명이 증가했다. 이는 전남 전체인구의 31.7%를 차지하고 있으며 생산가능인구(15~64세)의 절반에 가까운 48.9% 수준이다. 전국 신중년 세대 인구가 전체 29.7%, 생산가능인구의 41.6%였음을 감안했을때 전남에서 신중년 세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훨씬 높아진다. 이처럼 타지역에 비해 신중년 인구 규모가 점차 높아지면서 앞으로 신중년의 일자리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현재 청년, 노인, 장애인, 여성 등 계층별 수요에 맞는 일자리사업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서 전남도는 풍부한 현장경험을 갖춘 신중년층의 경력과 숙련도를 발휘할 수 있는 방향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시행하고 있다.
◆오랜 현장 활용한 '경력형'재취업
신중년층을 위한 대표적인 일자리사업은 '경력형 일자리'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의 경력을 활용해 지역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지역사회 내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경력형 일자리는 해당 분야 경력 3년 이상, 국가기술자격 기사, 기능장 등 공인자격 보유자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비영리단체, 사회적 경제 기업, 공공기관, 행정기관 등에서 상담, 기획과 컨설팅 지원, 콘텐츠 개발, 멘토링 업무 등을 맡게 된다. 전남도가 올해 추진하는 사업은 12개 시·군에서 43개 사업으로 289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10개 시·군서 29개 사업을 통해 198명을 채용해 유치원 누리과정 프로그램 지원, 농업인 상담소, 소상공인 원스톱 컨설팅, 중소기업 기술 나눔 사업을 운영했다.
대표적으로 목포시는 조선업 퇴직자와 선박기술자, 자영업자, 전문강사, 사회복지사, 간호조무사 등 퇴직 전문인력을 경력 분석을 통해 ▲중소기업 기술 나눔 ▲소상공인 경영개선 ▲신중년 법정 필수교육 ▲신중년 그린케어 등을 진행했다.
이번 사업에 참여했던 신중년층 중 일부는 다시 재취업에 성공했다.
한 기업체 퇴직자로 중소기업 기술 나눔 사업에 참여했던 박모(58·목포)씨 본인이 기술 나눔 했던 중소기업에 다시 재취업했으며 5개월간 소상공인 창업 컨설팅과 제도안내 업무를 맡았던 김모(62·목포)씨도 공공기관 일자리 분야에 재취업하는 데 성공했다. 또 사업에 참여했던 신중년층들 대부분 자신의 경력 활용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내면서 사업 재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지식·경험을 토대로 한 '재능기부'
신중년 일자리사업의 또다른 축인 '사회공헌 사업'은 일종의 재능기부 사업이다.
자격 조건은 해당 분야 경력 3년 이상, 국가기술자격 등 공인자격 보유자로 경력형 일자리사업과 유사하지만 실질적인 재취업보다는 경력을 활용한 사회공헌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차이를 두고 있다.
올해 4개 시·군에서 4개 사업을 통해 312명을 채용할 예정인 이번 사업에 참여하는 신중년들은 도서관 이용대상 아동 학습지도, 관광객 대상 미술품 전시안내와 관광 안내, 지원정책 홍보 등을 맡게 된다.
지난해에는 4개 시·군서 5개 사업에 309명을 채용해 ▲인성교육서비스와 라이프 코칭 ▲캘리그래피 제품 개발과 교육 ▲행정·회계업무 등 자문 등을 운영했다.
여수시는 지역 내 은퇴자들의 인생 2막 재설계를 위해 문화예술협동조합 등 비영리기관, 사회복지시설과 함께 관련 사업을 추진했다. 이들 신중년은 노인복지시설을 찾아가 전통문화 예술 공원 등 다양한 활동을 지원했으며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취득한 한 주민은 주민 기자단 프로그램 업무를 맡아 일을 하면서 SNS 활용을 위한 사진 촬영과 동영상 편집 교육, 드론 활용 교육 등을 함께 수료하면서 생활의 활력을 되찾기도 했다.
주민기자단 프로그램에 참여한 최모(60·여수)씨는 "다양한 활동으로 생활의 활력을 느끼고 시대에 맞는 기술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전남도는 사업참여자들의 높은 호응도를 바탕으로 매년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처음 사업을 시작한 2019년에는 국비 1억8천900만원을 확보했지만 지난해 17억9천300만원, 올해 26억9천900만원을 확보하는 등 갈수록 사업 규모를 늘려나가는 중이다.
아울러 신중년 일자리사업을 통해 신중년층들이 지역서비스 일자리 참여, 민간 일자리로 재취업 등을 보다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지역사회도 이들의 경력을 활용해 질 높은 사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계획이다.
서이남 전남도 일자리경제과장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고용불안에 대한 위기감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신중년 세대의 경력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새로운 일자리를 지속해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도철원기자 repo333@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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