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잭 스나이더 감독 "새로운 좀비물···직접 촬영 제작 과정 만족"

입력 2021.05.10. 17:35 댓글 0개
'새벽의 저주' 이후 17년 만에 후속작
'아미 오브 더 데드' 넷플릭스로 공개
[서울=뉴시스]잭 스나이더 감독.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1.05.10.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새벽의 저주와는 다른 새로운 좀비 세계관을 보게 될 겁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이 2004년 데뷔작 '새벽의 저주' 이후 17년 만에 후속작 '아미 오브 더 데드'를 내놓았다. 오는 21일 넷플릭스에서 단독 공개한다.

지난 6일 온라인으로 아시아·태평양 국가 언론들과 '아미 오브 더 데드' 간담회를 연 잭 스나이더 감독은 이때까지의 좀비와는 전혀 다른 좀비를 자랑했다. 보다 지능적이고 조직적인 것이 특징이다.

그는 "사실 좀비라고 부를 수 있는지, 뱀파이어인지 조금 헷갈리기도 하다. 물론 무서운 좀비들이다. 다른 좀비들과 비교해 어느 정도냐 물으면 정확히 짚기는 어렵지만 상당히 무섭다"고 말했다.

이어 "무서운 좀비들이고, 제우스(왕)가 있고 아테나라고 하는 좀비 여왕이 있다. 여왕을 경호하는 좀비 장군 역할도 있다"며 "좀비 호랑이도 있다. 좀비들이 호랑이나 늑대처럼 떼를 지어 다니지만, 세상을 점령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건 아니지 않나. 이런 야심은 없다. 본인들의 집단으로서의 습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아미 오브 더 데드'를 세상에 내놓게 된 과정도 밝혔다.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잭 스나이더가 2007년 발표했던 프로젝트다. 하지만 2019년에야 본격적인 작업에 착수했다.

그는 "제가 연출할 생각은 없었고 각본을 다른 분과 함께 하는 걸 구상했었다. 예산확보도 어려웠다"며 "시간이 흐른 뒤 다시 논의하게 됐는데, 워너버러더스와 협업하려다가 조금 어려움이 있었다. 이후 넷플릭스 관계자와 이야기해보니 좋은 반응을 보였다. 바로 촬영했고 그때부터는 빠르게 진행된 것 같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아미 오브 더 데드'.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1.05.10.photo@newsis.com

'새벽의 저주'가 좀비 창궐 직후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좀비 창궐 후 6년 뒤를 배경으로 한다.

미국 네바다주의 군사기지 51구역에서 좀비가 창궐하고, 정부는 컨테이너 벽으로 두른 라스베가스에 격리하고 6년이 지난 시점에 벌어지는 이야기다.

라스베가스를 배경으로 결정한 이유에 대해서는 "좀비영화는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기도 하고, 카지노는 다양한 인간 군상을 담기에 좋은 배경이라고 생각했다"며 "격리하고, 단절시키기에 좋은 지역이다. 돈이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아미 오브 더 데드'는 좀비 이야기 외에 주인공 스콧 워드(데이브 바티스타)와 딸 케이트 워드(엘라 퍼넬)가 선보이는 부녀 간의 사랑이 강조된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이 부녀 관계가 영화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다. 저 스스로가 계속 변화해오고 진화해온 만큼 극본을 집필하면서도 제 개인적 경험, 저와 아이들과의 관계가 영향을 많이 미쳤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누구보다 큰 상처를 줄 수 있는 게 아이들이지만, 그만큼의 행복을 줄 수 있는 것도 아이들이다. 가장 좋을 때, 가장 힘들 때, 이런 삶의 부침을 아이들을 통해 느낄 수 있다. 그런 것을 영화에 녹이려 했다. 그게 스콧과 케이트의 이야기"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아미 오브 더 데드'.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1.05.10.photo@newsis.com

데이브 바티스타 캐스팅 비화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제가 (데이브 바티스타를) 굉장히 좋아하고 꽤 오래 얘기했다. 처음에는 잘 모르겠다고 했는데 각본을 보고 나서는 주인공이 겪는 감정적인 서사가 강렬했는지 하겠다고 했다. 저도 이 역할을 데이브라는 배우가 가진 여린 심성과도 잘 맞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딸과의 관계가 중요한 만큼 데이브가 잘 할 것 같아 캐스팅했다"고 설명했다.

이외 출연자 캐스팅에 관해서는 "캐스팅은 제가 늘 즐기는 과정이다. 다채로운 캐스팅이 제 목적이기도 하다"며 "진짜 라스베가스에 좀비, 역병이 발생하는 상황을 가정해 다양한 배우들을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캐스팅했다. 모두 중요했기에 한명씩 캐스팅하고 나중에 조합이 어떻게 되는지 보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 모아놓고 봤을 때 배우 한 명 한 명의 존재감이 아주 좋았고, 실제 카메라를 쥐고 촬영하고 있었기 때문에 배우들과 함께 숨을 쉬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직접 카메라도 잡았다.

촬영감독으로 직접 활동한 것에 대해 묻자 잭 스나이더 감독은 "제가 이 영화에서 쓰고 싶은 카메라 렌즈들이 캐논 드림렌즈 등 여러 개 있었다. 그중 몇 개를 안 써본 사람이 촬영감독을 맡았다면 그 카메라를 뺐을 것이다. 그런데 저는 광고 촬영 등에서 써봤기 때문에, 제가 하겠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17년 전 '새벽의 저주'를 찍었을 때와 '아미 오브 더 데드'를 찍었을 때의 차이점이 있었냐는 질문에는 "영화와 저의 연결고리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슈퍼 히어로 영화를 하다 보면 카메라와 조금 멀리 떨어져 연출을 하는데, 이번에는 제가 직접 카메라를 잡고 연출하다 보니 색달랐다. 개인적으로 제작 과정이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

블록버스터급 영화임에도 '아미 오브 더 데드'는 넷플릭스를 통한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로 공개된다.

코로나19로 가속화된 이러한 트렌드 변화가 잭 스나이더 감독의 영화 철학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묻자 "그런 것 같지 않다. 제 접근 방식은 극장이든 스트리밍이든 정말 큰 영화,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보이고 싶었다"고 답했다.

그러더니 "사실 코로나19 여파가 없는 세상이라면 정말 큰 극장에 가서 블록버스터급 영화를 봤을 것이다. 그런데 전 그만큼의 품질, 느낌을 TV로도 집에서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아미 오브 더 데드'. (사진 = 넷플릭스 제공) 2021.05.10.photo@newsis.com

잭 스나이더 감독은 앞서 최고의 좀비 영화는 우리의 사회를 반영한다고 한 바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아무래도 관객 여러분에 달린 거라고 생각한다. 일종의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재미를 느끼고 싶으면 영화는 오락적 목적을 수행해야 할 것이고, 신화라든지 좀비와 인류의 역사 등에 알고 싶다면 그것에 대해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아미 오브 더 데드'가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포함하고 사회를 비추는가에 더 관심이 있다면 영화는 우리 사회를 보여주는 기능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또 관객이 어떤 정치적 의식을 갖고 난민이나 차별 등에 초점을 맞추고 싶다면 그 부분에 대한 어필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래서 관객 여러분에게 달렸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아미 오브 더 데드'라는 좀비 영화의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그는 "이 좀비 장르가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또 다른 스토리나 고대 로마, 프랑스 아니면 미래 등을 배경으로 보여질 수 있을 것이다. 저는 항상 누가 어떤 창작을 할 것인지, 어떤 변화를 줄 것인지 항상 기대된다"면서도 "개인적으로 제가 이 영화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고 갈지는 짜여져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미 오브 더 데드'는 프리퀼 영화가 촬영 중이다. 극중 금고털이범 '루드비히 디터'로 출연한 배우 겸 감독 마티아스 슈바이크회퍼가 연출을 맡았다. 자신이 맡은 '디터'의 이야기가 담겼다.

잭 스나이더 감독은 영화의 이스터에그에 관해서도 말했다.

"좀 어렵긴 할텐데 영화를 열심히 보면 절 찾을 수 있어요. 제가 카메라 촬영하는 모습이 카지노 거울에 반사됐습니다. 원래 지울까 했는데 그냥 뒀어요. 100번 정도 보면 저를 찾을 수 있을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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