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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묘지 외국인 참배 열기, 맞춤형 안내는 아쉽다

입력 2021.05.10. 06:00 댓글 0개
코로나19 여파에도 외국인 참배객 세 자릿수 유지
외국인 "열사 사연·참배 예절 안내 없어 둘러만 봐"
전담해설사 도움 받기 어려워…5월 상시 배치 검토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7일 오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에서 독일 유학생들이 헌화하고 있다.2021.05.08.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코로나19 여파에도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항쟁 정신을 체험하려는 외국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안내를 도맡을 해설사가 상시 배치되지 않아 아쉽다는 목소리다.

5·18 세계화의 첫 걸음으로서 외국인들이 항쟁 가치와 정신을 오롯이 공유할 수 있도록 돕는 전담 해설사를 체계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국립 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코로나19 감염 확산이 본격화된 지난해 5·18민주묘지를 참배한 외국인은 1054명이었다. 예년보다 크게 줄었지만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4개월간 외국인 200명이 참배 행렬에 동참했다.

국가간 교류에 제약이 없었던 2019년 이전엔 외국인 참배객이 해마다 7000명 안팎을 기록했다. 연도별로는 2017년 7509명, 2018년 6634명, 2019년 8517명 등이었다.

이렇듯 오월영령을 직접 찾아 항쟁 정신과 교훈을 되새기고 민주주의를 배우려는 외국인 참배 수요는 꾸준하다. 그러나 상당수 외국인 참배객은 제 때 안내 도움을 받지 못해 항쟁 의의와 참배 방법 등을 이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재 전담 해설사는 외국인 참배객을 인솔하며 1·2묘역 등 시설을 두루 안내한다. 항쟁 의미와 열사의 삶과 정신을 소개하는 역할도 맡는다.

그러나 5·18민주묘지 관리사무소가 광주관광재단에 요청할 경우에만 어학 능력을 갖춘 해설사가 투입되고 있다. 여건상 주로 주말에만 배치돼 평일엔 공백이 불가피하다. 평일엔 미리 예약해야만 전담 해설사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독일 출신 유학생 아이자(20·여)씨는 "영어 안내판과 소책자를 통해 항쟁 경과는 어느 정도 이해했다. 하지만 묘지 내 어떤 희생자가 왜 안장돼 있는지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해 단순히 둘러보기만 했다"며 "헌화·분향 방법 등 참배 예절도 어떻게 갖춰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1년 중 참배객이 가장 많은 5월이지만, 전담 해설사는 이달 1일부터 31일까지 총 12차례만 배치될 예정이다.

한 해설사는 "외국인과 소통 가능한 해설사가 없을 경우엔 몸짓과 모바일 번역기 앱 등을 활용해 안내하고 있다. 복잡한 사안을 설명해야 할 때엔 언어 장벽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전문해설사가 5·18민주묘지에 제때 배치되지 않는 이유로는 인력 부족이 꼽힌다.

현재 광주관광재단 소속 문화 해설사 88명 중 어학 능력이 있는 문화 해설사는 15명에 불과하다. 언어 별로는 ▲영어 6명 ▲일본어 6명 ▲중국어 2명 ▲베트남어 1명 등이다.

광주관광재단 관계자는 "인력·근무지 등의 문제로 민주묘지에 외국어 소통이 가능한 해설사를 상시 배치하기 어렵다. 다만 5·18 참배객이 급증하는 5월 한 달만이라도 기간제 고용 등을 통해 인력을 상시 배치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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