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문자폭탄

입력 2021.05.04. 09:00 수정 2021.05.04. 19:59 댓글 0개
박지경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1부장

4·7 재보궐선거에서 참패한 더불어민주당이 '문자폭탄'(대량 문자발송) 논란으로 시끄럽다.

조응천 의원이 지나달 27일 페이스북에 "(강성 열혈지지층) 여러분들이 문자행동을 하면 할수록, 여러분들의 강력한 힘에 위축되는 의원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재집권의 꿈은 점점 멀어져간다"고 주장한 것이 발단이 됐다. 이에 친문 의원들이 반발하자 조 의원은 지난 1일 또 페이스북에 "다양한 70만 권리당원의 성향과 의사는 제대로 한번 수렴되지도 못한 채 2천~3천명 강성 권리당원의 열정과 목소리에 묻혀 원보이스(한 목소리)로 변형돼 버리고 만다"며 "그러면 다수는 점차 침묵하게 돼 당심이 왜곡되고 민심과 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최고위원 경선 1위의 김용민 의원은 한 방송에서 "적극적인 의사표시는 당연히 권장돼야 한다. (문자폭탄은) 정치인으로서 감내해야 할 일"이라면서 "국민들께서 정치인들에 대한 소통에 너무 목말라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상호존중은 필요하다. 욕설·비방 같은 문자는 받는 사람도 굉장히 힘들 것"이라고 했다.

강성 지지자들의 대량 문자발송은 의사표시일 수 있다. 다만, 그 내용과 방법이 폭력적이라면 문제다. 즉, 문자폭탄이 아니라 문자폭력이 문제다.

형법상 말이나 행동만으로도 상대에게 불쾌감과 상처를 줬다면 폭력이 되고 단체 또는 다중의 위력을 보인 경우는 특수폭행이 된다. 이 상황을 사이버 상에서 적용하면 '문자폭력'의 의미를 쉽게 알 수 있을듯 하다. 선의의 비판의식을 가진 당원·국민이 사이버 상에 의견을 밝혔는데 그 사람이 많다고 폭력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조직적으로 악의적 문자를 보내고 그 내용이 폭력적이라면 범죄가 될 수도 있다. 또 집회결사의 자유를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듯이 집단적 의사표현도 공공이익을 위해 최소한의 제한은 필요하다.

문자는 또다른 말이다. 우리가 말의 품격과 예의를 얘기하듯, 문자도 그래야 한다. 항상 겸손한 제세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른 의견에 귀를 기울이는 성숙한 시민정신이 필요하다. 침묵하는 소수가 아니라 다수가 있으며 그들의 생각은 나와 다를 수 있다. 내가 세상의 중심이어야 하지만 내가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박지경 취재1부장 jkpark@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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