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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땅에 설치한 조상묘, 사용료 내야할까?”

입력 2021.05.04. 10:24 댓글 3개
부동산전문변호사와 함께 하는 부동산Q&A
위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함이며, 해당 기사와 직접적 연관이 없음. 사진=뉴시스

문) 저는 1940년에 사망한 조부와 1961년 사망한 부친의 분묘 2기를 갑 소유 임야에 설치하여 20년 이상 분묘를 수호·관리해 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2014년에 위 임야의 일부 지분을 경매로 취득한 을은, 저에게 임야의 사용대가로 지료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저는 조부와 부친의 분묘의 점유에 따른 지료를 지급해야 하나요.

답) 타인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자가 그 분묘를 소유하기 위하여 분묘와 주변의 일정부분의 타인 소유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일정한 요건을 갖추어야 합니다.

판례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3가지 경우에 분묘기지권이 인정이 됩니다. 첫째, 토지소유자의 승낙을 얻어 그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 둘째, 자기소유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자가 후에 별도의 특약없이 토지를 매매 등으로 처분한 경우, 셋째,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없이 분묘를 설치하여 20년간 평온·공연하게 그 분묘의 묘지를 점유하는 경우입니다. 

분묘기지권은 분묘를 수호하고 봉제사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인정이 되고, 봉분 등 외부에서 분묘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으면 등기 없이도 성립이 됩니다. 

2000. 1. 12. 시행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그 시행일인 2001. 1. 13. 후에 토지소유자의 승낙없이 설치한 분묘의 연고자는 토지소유자 등에게 토지사용권이나 그 밖에 분묘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정하였고, 장사법 시행일 후에 토지 소유자의 승낙없이 설치한 분묘에 대해서는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장사법 시행일 이전에 설치한 분묘에 관하여도 장사법 시행일 후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이 불가능한 지 문제가 되는데, 대법원은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이 여전히 법적 규범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귀하의 경우는 장사법 시행 전에 분묘를 설치하였으므로 분묘의 시효취득이 가능하고 다만 토지 소유자에게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가 문제가 됩니다. 대법원은 시효취득한 분묘기지권자에게는 지료지급의무가 있다는 판결(대법원 1992. 6. 26. 선고 92다13936 판결)과 지료지급의무가 없다는 판결(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37912 판결)이 모두 존재하여 서로 상충되는 선례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법원은 2021. 4. 29.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하여 8명의 대법관의 다수의견으로 타인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다음 20년간 평온·공연하게 분묘기지를 점유하여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였더라도, 토지소유자가 분묘기지에 관한 지료를 청구하면 그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를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대법원은 분묘기지권과 같이 관습법으로 인정된 권리의 내용을 확정함에 있어서는 관습법상 권리의 법적 성질과 이를 인정한 취지, 당사자 사이의 이익형량과 전체 법질서와의 조화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자신의 의사와 무관하게 성립한 분묘기지권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하는 토지소유자로 하여금 일정한 범위에서 토지 사용의 대가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당사자의 이해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대법원은 기존의 상충된 판결들을 전원합의체 판결로 정리를 한 것입니다. 따라서 귀하의 경우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였다고 하더라도 토지소유자에게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고, 지료채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10년의 소멸시효가 적용이 됩니다.

지료를 2년분 이상 지급하지 않으면 토지소유자는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지만, 당사자의 협의나 법원의 판결에 의해 분묘기지권에 관한 지료의 액수가 정해지지 않았다면 분묘기지권자가 지료를 지급하지 않았더라도 지급 지급을 지체한 것으로 볼 수는 없어 분묘기지권의 소멸 청구는 허용이 되지 않습니다.

부동산전문변호사 김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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