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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안통치 맞선 '또 다른 5월 투쟁' 30주기···민주열사 재조명

입력 2021.05.03. 14:16 댓글 0개
학생·노동자 신분 민주화투쟁 중 자신 희생
"열사들의 민주정신 다음 세대에 계승되길"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2일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단체 광주·전남 연대회의에 따르면, 지난 1991년 민주화를 위해 전국의 13명 열사가 희생했다. 이 중 광주·전남지역 열사는 5명이다. 왼쪽부터 박승희·김철수·윤용하·정상순·이정순 열사. (사진 =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단체 연대회의 제공) 2020.05.02. 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1991년 또 다른 '5월 민주화 투쟁'이 올해로 30주기를 맞으면서 당시 공안 통치에 목숨으로 맞섰던 광주·전남 민족·민주 열사들의 삶이 재조명 받고 있다.

1991년 5월 투쟁은 같은 해 4월26일부터 6월29일까지 60여 일 동안 평범한 삶을 살던 대학생·노동자들이 민주화를 외치며 자신을 희생한 시기다. 이 기간 전국에서 10명이 잇따라 분신했고, 2명이 경찰 탄압에 의해 숨지고 1명은 의문사를 당했다.

3일 민족민주열사·희생자 추모단체 광주·전남 연대회의에 따르면, 1991년 5월 투쟁 기간 희생한 광주·전남 지역 열사는 박승희·김철수·윤용하·정상순·이정순 등 모두 5명에 이른다.

당시 군사정부는 사회질서 유지와 범죄 척결을 공안정국의 배경으로 내세웠지만, 이는 곧 노동조합과 학생운동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으로 이어졌다.

대학생·고등학생·노동자 신분이던 광주·전남 열사들은 정권의 이 같은 행태에 맞서며 민주화를 외쳤다.

박승희 열사는 중·고등학생 시절 소외계층 돌봄 봉사와 고교 YMCA 활동을 하면서 사회 부조리에 관심을 가졌다.

박 열사는 1991년 4월24일 명지대 강경대 학생이 '노태우 군사정권 타도' 집회 도중 사복경찰인 백골단의 무자비한 구타로 숨졌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고심 끝에 결국 몸을 불살랐다.

당시 대학교 2학년이던 박 열사는 국가폭력에 억울하게 희생된 한 청년의 죽음에 무관심하던 사회와 정권에 더욱 더 분노했다.

박 열사는 닷새 뒤 4월 29일 전남대학교에서 열린 '강경대 살인 만행 규탄과 살인정권 폭력정권 노태우 정권 퇴진을 위한 2만 학우 결의대회'서 몸에 기름을 끼얹고 분신했다. 박 열사는 분신 3주 뒤인 5월19일 끝내 숨을 거뒀다.

박 열사의 희생은 1991년 5월 투쟁의 기폭제로 작용했다. 박 열사의 희생 이후 전국 각지 대학생과 노동자들이 공안 통치와 시위 탄압에 반대, 분신과 투신으로 군부정권에 저항하며 스스로를 희생했다.

1991년 보성고 3학년 학생 회장 김철수 열사는 5월18일 보성고 학생회 주최 5·18 기념행사 도중 운동장에서 온 몸에 불을 붙인 채 '정권 퇴진'을 외쳤다.

또 순천 출신 이정순 열사는 버스 안내도우미와 산업시설 노동자로서의 척박한 삶을 살았다. 이 열사는 어려운 형편 속에서도 사회문제를 탐구하며 비판 의식을 글과 시로 오롯이 담아냈다. 이 열사는 1991년 5월18일 강경대 열사의 장례 행렬이 지나는 연세대 정문 앞 철교에서 분신 뒤 투신했다.

순천 출신 윤용하 열사는 배달원·가방공장 공원 등 노동자의 삶을 살며 열악한 노동 현실에 문제 의식을 가져오다 1991년 5월10일 전남대 대강당 앞에서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인 채 "노태우정권 타도" "노동해방"을 외친 지 이틀만에 숨을 거뒀다.

전남 보성 벌교청년회 활동가인 정상순 열사는 건설노동자로 활동하면서 민주세상, 평등세상을 염원했다. 정 열사는 1991년 5월22일 '왜 젊은 학도들이 가야 합니까. 젊은 기성세대는 부끄럽습니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전남대병원에서 분신 뒤 투신해 삶을 마감했다.

박승희정신계승사업회 오창규 회장은 "1991년 5월 투쟁은 노조탄압·공안통치에 맞서 시민의 민주화 열망과 참여를 이끌어냈다"며 "이는 5·18민주화운동과 6월 항쟁에 이어 민주주의의 초석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박승희 열사 고교 동창 변주현(50)씨는 "열사들의 민주 정신이 잊혀지지 않고 다음 세대에 계승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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