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달빛내륙철도 건설사업 국가철도망 제외 후폭풍

입력 2021.04.28. 16:40 수정 2021.04.28. 16:49 댓글 0개
“중앙 관료 싫으면 대선공약도 무용지물”
“현 대통령 핵심 정책에 반기 … 레임덕인가?”
- 매번 틀리는 경제성 분석으로 양 지역의 10여년 노
이용섭 광주시장(왼쪽부터)과 송상락 전라남도 행정부지사, 송하진 전라북도지사, 김경수 경상남도지사, 이철우 경상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28일 오전 경상남도 거창군청 앞에서 달빛내륙철도 제4차 국가철도망구축계획 반영을 위한 영호남 6개 시·도 공동 호소문을 발표했다. 광주시 제공.

광주-대구 달빛내륙철도 건설사업이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2021~2030) 초안에서 제외된 데 따른 후폭풍이 거세다.

우선 영호남 화합이 한국 정치의 당면과제인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의 영호남 상생공약이 국가 정책에 반영되지 않음에 따라 광주·전남에서는 '대선공약 무용론'이 나오는 등 반발이 확산할 조짐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대표적 대선공약이자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된 달빛내륙철도사업을 경제 관료들이 배제하면서 임기 말에 나타나는 '레임덕'이 중앙 정부에서부터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권력누수가 공직자들의 기강해이로 이어질 경우 문재인 정부의 기반을 흔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이다.

28일 광주시와 대구시에 따르면 양 광역시는 지난 2012년 대선 때부터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영호남 공동대선공약으로 채택해줄 것을 요구했다. 당시엔 달빛내륙철도가 제2차 국가철도망계획(2011년 4월)에서 '검토대상'이 된 상황이었다. 이듬해 1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시절엔 광주·대구 공동발전 10대 아젠다로 선정해 정부의 건의한 사안이기도 하다. 그러나 2016년 제3차 국가철도망계획(2016년 6월)에서도 '추가 검토사업'으로 분류되며 추진이 안됐다.

그후에도 광주와 대구시는 달빛내륙철도 건설 추진을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 급기야 지난 2017년 4월 민주당 국민주권선대위는 당시 문재인 대통령후보의 대선공약을 발표하면서 영호남 상생약속으로 달빛내륙철도 건설을 포함시켰다. 당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 공약집에도 이 사업이 '영·호남 연결철도 건설로 동서화합 추진'이라는 제목으로 명시됐고 심상정 정의당 후보도 대구-광주 고속철도 건설을 약속했다. 대통령 선거를 목전에 둔 2017년 5월1일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가 대구에서 현장회의를 가졌는데 그 자리에서 추 대표는 달빛내륙철도 건설 등을 대구·경북 핵심 공약으로 발표했다.

문 대통령 당선 후 인수위 대신 설치된 국정기획자문위에서는 당선인의 공약을 모두 점검해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는데 이 철도사업은 시도간 상생사업의 하나로 포함됐다.

이에 광주시와 대구시 등은 그해 7월 달빛내륙철도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10월엔 철도 경유 지자체 1차 실무협의회를 개최하는 등 공약 실현을 위해 공동노력을 해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국회 등 정치권도 여야 할것없이 한마음으로 달빛내륙철도 건설 실현을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지자체와 정치권의 노력에도, 정부 관료는 호남고속철도와 서해안고속도로 건설사업에서 처럼 매번 틀려온 경제성 분석을 들어 또다시 달빛내륙철도사업을 국가 정책에서 제외시켰다.

이에 지역 관가과 정치권에서는 "대선공약으로 채택하면 뭐하나, 중앙 관료들이 하기 싫으면 안 되는데…"라는 푸념 섞인 '대선공약 무용론'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내년 대선을 앞두고 광주시와 전남도가 대선공약을 발굴하는 과정이어서 이들의 한숨은 더 크게 들리는 상황이다.

또한 지역 정치권에서는 "현직 대통령의 핵심 공약을 받들어 실현시켜야 할 정부 부처가 이를 무시했다"며 중앙 관료가 현 정부의 정책기조에 반기를 드는 '레임덕'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한편, 이용섭 광주시장, 송하진 전북도지사, 김경수 경남도지사,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송상락 전남도 행정부지사 등은 이날 경남 거창군청 앞 광장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달빛내륙철도 관철을 요구하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박지경기자 jkpark@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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