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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구 아파트 쪽문, 외부인 쓰지마세요?

입력 2021.04.21. 14:31 댓글 19개
소음·우범지대 우려에 쪽문 보안출입장치 설치
시민들 "도보 시간 2배 더 걸려…통행권 제한"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9일 오후 광주 동구 한 아파트 쪽문에 보안시설 사용 안내 문구가 붙어있다. 2021.04.20.photo@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광주의 한 아파트에서 외부인 출입을 제한하고자 단지 내 쪽문에 보안 출입 장치를 설치한 것을 놓고 입주민과 시민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입주민들은 무분별한 외부인 출입에 따른 소음·우범화 우려를 막기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한편에선 '부당한 통행권 제한이다'는 불만이 높다.

21일 광주 동구에 따르면, 지역 모 아파트는 지난 2017년 단지 내 쪽문 4곳을 개방했다가 1년여 지나 외부인 통행을 제한하기 위해 보안 출입 장치를 설치했다.

이로 인해 쪽문을 지름길로 이용해왔던 인근 주민들은 단지 주변을 크게 돌아가야 하는 큰 불편을 겪었고, 급기야 '해당 아파트 쪽문 증축이 합법인지 살펴달라'는 민원이 접수됐다.

관할 행정청인 동구는 해당 아파트 단지 내 쪽문이 구청 승인을 받지 않고 증축을 했다고 판단, 지난달 15일 해당 아파트에 '쪽문 폐쇄' 조치를 내렸다.

최근 아파트 입주민대표회의는 쪽문 증축 관련 인·허가 서류를 동구에 제출, 전날 승인을 받았다.

대표회의 측은 쪽문에 다시 미닫이문, 인터폰 등 보안 시설을 설치할 계획이다. 보안 시설 설치가 마무리되면 인근 주민의 아파트 내 통행은 다시 제한된다.

아파트 측은 사유지인 만큼 출입 제한·범죄와 소음 차단 목적을 위해 보안시설이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이다.

입주민 안모(71)씨는 "쪽문 개방으로 출입이 용이하자 외부인들이 종종 정자에서 밤부터 아침까지 술을 마셨다. 취객의 노상 방뇨와 쓰레기 투기도 이어졌다. 일부 출입문을 폐쇄해 주민 피해를 차단하고 혹시 모를 범죄를 방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다른 입주민 한모(43·여)씨는 "남의 대문을 드나드는 격"이라며 "입주민 관리비로 아파트 단지 시설을 관리하기 때문에 외부인 출입이 제한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뉴시스] 김혜인 기자 = 19일 오후 광주 동구 한 아파트 쪽문 앞에 출입을 제한하는 안내판이 설치돼있다. 2021.04.20.photo@newsis.com

반면, 일반 시민은 통행 제약에 따른 불편이 크다고 토로한다.

아파트 인근에서 20여년간 거주한 안모(29·여)씨는 "쪽문을 통해 아파트를 대각선으로 가로 지르면 통행시간이 확연히 줄어든다. 보안 출입 장치가 생긴 뒤 아파트 단지를 크게 돌아가고 있어 불편하다. 전통시장과 인접, 통행량이 많은 만큼 쪽문 개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모(16·여)양은 "쪽문은 통행을 목적으로 이용하는 시민이 대다수다. 아파트를 찾아 쓰레기 투기와 소음 발생하는 야기하는 것이 외부인이라는 명확한 근거는 없다"고 주장했다.

'불신 사회'를 방증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는 목소리도 있다.

시민 김모(53)씨는 "각종 범죄가 일어나고 흉흉한 세상인 만큼 입주민 우려도 이해는 가지만, 외부인 모두를 피해 끼치는 대상으로 보는 시각도 아쉽다. 쪽문의 보안장치는 우리 사회의 이웃에 대한 불신과 벽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동구 관계자는 "아파트 쪽문 증축은 허가를 받아야 하는 사안이지만, 현재 쪽문 보안장치 설치에 대한 규정은 없다. 보안장치 설치 여부는 아파트의 재량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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