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갑자기 잠을 너무 많이 자거나 식욕이 폭발한다면?

입력 2021.04.19. 18:43 수정 2021.04.19. 18:59 댓글 0개
외부활동 위축되며 우울감 커져
정서적, 경제적 불안 등 원인 다양
2주 이상 지속 땐 전문의 상담 필요
이미지=픽사배이

#1. 광주에서 공무원 시험을 준비 중인 박모(29)씨는 계속된 취업 실패와 코로나19로 우울감을 느끼는 날들이 많아지고 있다. 김씨는 "3년 이상 시험을 준비하다보니까 자신감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친구들은 저만치 앞서나가는 것 같은데 나는 뒤쳐진 느낌이 든다"며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친구와 가족들마저 만나지 않고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많이 우울하다"고 전했다.

#2. 50대 여성 이모씨는 최근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으면서 우울감이 깊어졌다. 그는 "다니던 식당이 문을 닫아 일자리를 잃었다. 실업급여로 생활하고 있는데 나이가 있다보니 일자리를 구하는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며 "경제적으로 힘들어지니까 자꾸 무기력해지고 우울한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19일 국립정신건강센터 국마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우울이나 불안을 느끼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행과 외출이 제한되고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코로나 우울을 느끼는 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 우울이란 코로나19 확산으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긴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을 의미한다.

먼저 우울증을 유발하는 요소로 감염에 대한 불안이 꼽힌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을까하는 위기감과 불안으로 사람을 피하는 대인기피증, 불면증, 고립감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경제적 타격에 대한 불안도 우울증의 원인이 되고 있다. 직장인들은 재택근무와 실적 악화, 자영업자는 매출하락,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 등으로 이전에는 당연하게 겪었던 일상이 사라지면서 혼란을 겪고 있다. 여기에 더해 뉴스, 신문, 인터넷에서 쏟아지는 무분별한 코로나19 정보도 불안을 키우는데 작용한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부정적인 소식이 쏟아지면서 우울증 환자들의 경우 증상이 악하되기도 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만 20~65세 이하인 1천3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로 인한 건강상태에 대한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0.7%가 코로나 우울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응답자 3명 중 1명(32.1%)은 '외출 및 모임자제로 인한 사회적 고립감'이 우울의 원인이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감염확산에 따른 건강 염려'(30.7%), '취업 및 일자리 유지의 어려움'(14.0%), '신체활동 부족으로 인한 체중 증가'(13.3%) 등 순이었다.

◆2주 이상 우울감 지속 '의심'

전문가들은 우울감이 2주 이상 지속될 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보고 있다. 대개 코로나 우울의 경우 2주 이내 일 것으로 기대하지만 그 이상으로 이어질 때는 병적 우울증으로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병적 우울증과 우울의 명확한 기준점은 없으나 기분의 침체와 불면증 증세가 장기화된다면 증상이 악화되기 전에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는 우울 자가진단을 위한 9가지 자가진단 문항을 공개했다. 다음 문항 중 지난 2주간 자신이 얼마나 자주 방해를 받았는지를 점수화해 우울증상을 자가진단할 수 있다.

문항은 ▲일 또는 여가 활동을 하는데 흥미나 즐거움을 느끼지 못함 ▲기분이 가라앉거나 우울하거나 희망이 없음 ▲잠이 들거나 계속 잠을 자는 것이 어려움. 또는 잠을 너무 많이 잠 ▲피곤하다고 느끼거나 기운이 거의 없음 ▲입맛이 없거나 과식을 함 ▲자신을 부정적으로 봄 혹은 자신이 실패자라고 느끼거나 자신 또는 가족을 실망시킴 ▲신문을 읽거나 텔레비전 보는 것과 같은 일에 집중하는 것이 어려움 ▲다른 사람들이 주목할 정도로 너무 느리게 움직이거나 말을 함 또는 반대로 평상시보다 많이 움직여서, 너무 안절부절 못하거나 들떠 있음 ▲자신이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거나 어떤 식으로든 자신을 해칠 것이라고 생각함으로 구성돼있다. 각 문항에 자신이 지난 2주간 방해받은 정도를 0~3점 중 선택해 계산하면 된다. 전혀 방해받지 않았다 0점, 며칠 동안 방해받았다 1점, 7일 이상 방해받았다 2점, 거의 매일 방해받았다 3점으로 마지막에 합산하면 된다.

총점에 따라 ▲정상(0~4점, 적응상의 지장을 초래할만한 우울 관련 증상이 없음) ▲경미한 수준(5~9점, 약간의 우울감이 있으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 아님) ▲중간 수준(10~14점, 우울감을 비교적 자주 경험. 직업·사회적 적응에 일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 깊은 관찰과 관심 필요) ▲약간 심한 수준(15~19점, 직업·사회적 적응에 영향이 있을 경우 정신건강 전문의 도움 필요 ▲심한 수준(20~27점, 일상생활의 다양한 영역에서 어려움이 초래되며 추가적인 평가나 정신건강 전문가의 도움 필요) 5가지 우울 경도로 판단된다. 자가진단은 국가트라우마센터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도 확인 가능하다.

◆코로나 우울 예방법은

코로나 우울을 이기는데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일정한 시간에 일어나고 규칙적인 식사와 운동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불규칙한 생활로 생체 시계와 흐름이 망가진다면 우울감이 심해질 수 있다.

올바른 지식을 갖는 것도 중요하다. 코로나 우울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불확실한 소문에 현혹되지 않고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코로나에 대한 진위가 확실하지 않은 뉴스 등 정보에 대해 주의해야 한다.

아울러 코로나19로 대인관계가 위축됐지만 소통의 끈을 놓치않아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지만 영상통화 등 랜선을 통한 소통이 고립감을 덜어줄 수 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달라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것과 적응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아야 한다. 또 우울감이 계속될 때는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김성희기자 pleasure@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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