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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틸리 감독-알렉스 충돌, 무슨 말이 오갔나

입력 2021.04.14. 19:06 댓글 0개
[서울=뉴시스] 산틸리(왼쪽) 대한항공 감독이 1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우리카드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우리카드 알렉스와 설전을 버리고 있다. (사진 = KOVO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김주희 기자 = "이탈리아어로 농담을 하더라."(산틸리 대한항공 감독)

"내 이름을 그만 좀 부르라고 했다."(우리카드 알렉스)

14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 우리카드의 도드람 2020~2021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 3차전은 장외에서 더 뜨거웠다.

이날 경기는 우리카드는 세트 스코어 3-0(26-24 25-20 25-19) 완승으로 끝났다.

1차전을 먼저 따낸 뒤 2차전을 빼앗겼던 우리카드는 3차전을 챙기면서 2승1패가 됐다. 1승만 더하면 창단 첫 챔프전 우승을 거머쥔다.

셧아웃 승리 이상의 뜨거운 열기가 코트를 지배했다.

시리즈 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 중요한 일전을 벌인 양 팀은 경기 초반부터 날카로운 신경전을 펼쳤다.

상대 감독과 선수가 정면으로 충돌하는 보기 드문 장면까지 나왔다.

상황은 1세트 종료 후 나왔다. 우리카드 알렉스는 25-24에서 서브 에이스로 세트를 정리했다. 22-24로 끌려가던 우리카드는 알렉스의 활약으로 기선제압을 했다.

환호하던 알렉스는 흥분한 산틸리 감독과 언쟁을 벌였다. 양 팀 선수단까지 몰려들면서 분위기가 어수선해졌다.

결국 경기가 과열되자 심판진은 2세트 시작과 동시에 양 팀 감독들에게 벌칙을 부여했다.

이후 더 빠르게 평점심을 찾은 쪽은 우리카드다. 우리카드는 알렉스를 앞세워 2세트를 가져온 뒤 3세트도 빠르게 정리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힘을 쓰지 못한 채 끌려가다 무릎을 꿇었다.

경기 후 충돌 상황에 대해 산틸리 감독은 "(알렉스가)나에게 와서 이탈리아어로 농담을 했다. 쓸데 없는 이야기였다"며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그러면서도 당시 상황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산틸리 감독은 "경기는 경기다. 어떤 상황이 있든 간에 배구를 해야 한다. 배구를 35년 이상 하면서 이런 상황도 있었다. 여러 상황을 겪어봤기 때문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20점을 쓸어 담는 맹활약으로 팀에 승리를 안긴 알렉스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알렉스는 "특별한 건 없었다"며 "내 이름 좀 그만 부르라고 했다. 서브를 때릴 때 벤치에 있는 상대 코치들이 자꾸 내 이름을 불렀다. 그만하라고 했다"고 언쟁 상황을 설명했다.

자칫 흐름이 깨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알렉스는 물러서지 않았다. 2, 3세트에서도 계속해서 공격을 이끌며 결국 승리를 차지했다.

알렉스는 "나는 원래 흥분하면 집중이 잘 된다. 상대는 그걸 모르는 것 같다"며 웃은 뒤 "경기에 들어가면 아드레날린이 나와 더 잘되는 것 같다. 열심히 하려고 한다"고 여유를 보였다.

우리카드는 이제 1승만 더 추가하면 챔피언의 자리에 오른다. 여전히 우리카드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알렉스다.

알렉스는 "4차전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 대한항공은 더 강하게 나올 수 있다. 우리는 우리가 해야할 것만 하면 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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