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회귀본능

입력 2021.04.13. 17:21 수정 2021.04.14. 20:05 댓글 0개
김옥경의 무등칼럼 무등일보 취재2본부

뇌의 활동을 좋게 하는 DHA와 오메가3 지방산(불포화 지방산) 등이 다량 함유된 연어는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생선 중 하나다.

특히 연어는 독일과 네덜란드 등 라인강 주변국 사람들이 최고의 '미식(美食)'으로 손꼽을 정도로 맛과 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맛도 맛이지만 강에서 산란해 1년 동안 강에서 살다가 바다로 내려가는 연어는 바다에서 3년 정도 살다가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다시 돌아와 알을 낳는 모천회귀(母川回歸) 본능을 가지고 있는 생물로 대표된다.

성장 속도가 빠른 연어는 자기가 태어난 하천으로 2년 만에 돌아오기도 하는데 보통은 3년 이상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정작 연어가 원래 태어난 곳으로 돌아올 확률은 얼마되지 않는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대형 어류나 새 같은 천적에게 잡아먹히고, 수로나 댐에 막혀 되돌아오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또 회귀하는 도중 곰과 사람 등에 잡아 먹히기도 한다.

하지만 온갖 역경 속에서도 거센 물줄기를 거꾸로 헤엄쳐 고향으로 되돌아오는 연어의 고단한 회귀의 모습은 우리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이는 유행가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연어의 모천 회귀본능에 대해 명확한 이유나 근거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못한 상태다. 일부 학자들은 철갑상어, 참치 등 물고기들이 자기가 태어난 곳 부근의 자기장을 머리 속에 기억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검증이 필요하다.

최근 어릴 적 보호를 받았던 아동복지시설로 돌아와 후배 어린이들을 돌보는 청년들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해남 땅끝마을의 땅끝 지역아동센터 등지에서 생활복지사 등으로 근무하는 4명의 청년들은 해당 보호시설에 입소해 어린 시절을 보낸 후 어엿한 사회복지사가 돼 고향인 해남으로 돌아왔다. 이들은 자신들이 생활한 시설에서 아동들을 보호하며 후배 아이들에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연어의 회귀본능처럼 각종 어려움을 이겨내고 또다른 아픔을 겪고 있는 후배 아이들에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돌려주기 위해 헌신하는 이들의 특별한 이야기는 갈수록 각박해지고 있는 세상에 잔잔한 감동과 함께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한다.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