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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구실 못한 3009함 타라니···세월호 유족들 분통

입력 2021.04.11. 11:59 댓글 0개
유족 "3009호 승선, 배려부족·유족 두번 죽이는 것"
세월호 유족, 선상 추모식 취소·목포 신항만서 추모식

[목포=뉴시스] 김혜인 기자 =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닷새 앞둔 11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을 찾은 유가족들이 세월호 앞에서 추모식을 열고 헌화하고 있다. 2021.04.11.hyein0342@newsis.com

[광주=뉴시스]김혜인 기자 = "침몰 사고 해역서 아이들 구조 못한 3009함에 유가족 보고 타라뇨. 배려가 부족한 겁니다."

세월호 7주기를 닷새 앞두고 추모식이 열린 11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만.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 등은 이날 오전 전남 진도군 조도면 병풍도 앞바다 참사해역에서 진행할 선상추모식을 취소하고 목포 신항만으로 발걸음 돌리게 된 것에 대해 분통을 터뜨렸다.

이날 유가족을 태우고 참사 지점으로 향할 배가 '3009함'으로 지정돼서다.

'3009함'은 세월호 침몰 당시 사령부 등을 태우고 구조 현장을 지휘하는 지휘함이었다. 하지만 구조에 활용 되지 못해 유족에게 상처로 남은 선박이다.

이날 오전 7시께 전남 목포해경 부두에 도착한 유족 등 58명은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준비한 선박이 3009함인 것을 보고 탑승을 거부한 뒤 목포 신항에서 추모식을 열었다.

사고 지점을 찾지 못하고 세월호 앞에 선 유족은 '직접(현장) 못 찾아 미안하다'며 고인에 대한 미안함을 거듭 토로했다.

4·16세월호 가족협의회 정성욱 진상규명분과위원장은 "2014년도 사고 당시 구조에 사용될 3009함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했다. 그런 배에 가족을 태우고 선상 추모식을 진행하라는 것은 유가족을 두 번 죽이는 일이다"고 분노했다.

세월호 희생자인 신호성 군(단원고 2학년 6반) 어머니 정부자(54·여)씨는 "매년 무거운 마음으로 현장을 찾는데 선상 추모식을 진행하지 못해 마음이 불편하다. 해경에서 유가족을 배려하고 신경을 썼더라면 이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울분을 터뜨렸다.

[목포=뉴시스] 김혜인 기자 = 세월호 참사 7주기를 닷새 앞둔 11일 오전 전남 목포신항을 찾은 유가족들이 세월호를 둘러보고 있다. 2021.04.11.hyein0342@newsis.com

이날 추모식은 추모사 낭독·헌화·세월호 둘러보기 순으로 약 30분 간 진행됐다.

유족은 시간이 흘러 곳곳에 녹이 슨 세월호 앞에서 탄식했다.

유족은 헌화에 앞서 잠시 호흡을 골랐다. 입술을 굳게 다문 채 하얀 국화 한 송이를 제단 앞에 놓았다.

헌화를 마친 뒤 잠시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했다. 복받치는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눈시울을 붉히는 유족도 보였다.

김해심(54·여)씨는 "(세월호) 녹슬어가는 만큼 내 마음도 문드러진다"며 "시간이 지나도 자식을 잃은 고통과 흔적은 지워지지가 않는다"고 토로했다.

유족은 헌화를 마치고 직립된 세월호를 한 바퀴 둘러봤다.

선체는 벌겋게 녹이 슬고, 새겨진 'SEWOL' 글자가 희미해졌다. 이를 보며 곳곳에서 '아이고' 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이날 일반인유가족협의회 전태호 위원장은 추모식에서 "가슴속 아픔은 깊어만 가고 세월호 진실은 멀어져만 간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치유를 위해 힘 쓰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우리 가족의 희생이 안전한 세상의 희망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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