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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백신 '혈전' 논란에···보육교사·60세미만 18만여명 접종 지연

입력 2021.04.07. 21:24 댓글 1개
보육교사 접종, 발표 후 5시간 만에 수정
국내 혈전 생성 의심 3건…해외서도 보고
정은경 "접종자 안전 고려한 선제적 조치"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 = 지난 2월17일 오후 서울 중구 대한간호협회 취업인력교육센터에서 코로나19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현품(빈병)이 공개되고 있다. 2021.02.17.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 논란이 이어지면서 8일 시작할 예정이었던 보육교사와 60세 미만 대상자 등 약 18만명의 예방접종 일정이 전면 연기됐다.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은 7일 오후 "내일(8일)부터 시행될 특수교육·보육, 보건교사 및 어린이집 간호인력 등에 대한 코로나19 예방접종 시작 시기를 잠정 연기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추진단은 "이번 주에 새롭게 시작하는 접종 대상은 시작 시기를 연기하고, 이미 예방접종이 진행 중인 대상은 60세 미만 접종 대상자에 대해 한시적으로 접종을 보류한다"라고 말했다.

추진단 집계에 따르면 7일 0시 기준 접종이 보류된 60세 미만 대상자는 3만8771명이다.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종사자와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등이 해당한다.

8일 접종 시작 예정이었던 학교 돌봄 인력과 9일 접종 시작 예정이었던 취약시설 접종 대상자 중 접종 동의자 14만2202명의 접종은 연기됐다.

보류·연기된 두 그룹의 접종 대상자를 모두 합하면 총 18만여명의 접종이 차질을 빚게 된 셈이다.

당초 추진단은 이날 오후 2시10분까지만 해도 보도자료를 통해 "학교·돌봄 공간을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특수교육·보육, 보건교사 및 어린이집 간호 인력 대상 예방접종이 8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라고 안내한 바 있다.

추진단은 이날 코로나19 백신 분야 전문가 자문 회의를 열고 불과 5시간 만에 접종 계획을 수정했다.

이번 접종 연기 결정은 국내외에서 발생하고 있는 혈전 생성 논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혈전은 혈관에서 피가 굳어진 덩어리를 뜻하고, 혈전증은 혈전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을 의미한다. 이중 대뇌정맥동혈전증으로 불리는 CVST는 혈전이 뇌의 정맥동에 생기면서 뇌에서 혈액이 빠져나가지 못하고 혈액 세포가 파괴되는 증상을 뜻한다.

국내에서는 이날 의료기관 종사자인 20대 여성이 3월17일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 받고 3월29일 혈전증이 발생한 사례가 알려졌다. 국내에서 접종 후 혈전 의심 사례는 이번이 세 번째다.

혈전 생성 첫 사례는 60대 고령층이어서 자연 발생 가능성이 거론됐지만 나머지 2명은 20대여서 접종과의 연관성이 의심되고 있다. 이중 국내 두 번째 혈전 생성 사례인 20대 남성은 유럽에서 이상반응 의심사례로 주목하고 있는 대뇌정맥동혈전증(CVST) 의심 증상도 확인된 바 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접종을 시작한 유럽 상황을 보면 독일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 10만명당 1명, 60세 미만 여성으로 한정하면 4만6512명 중 1명에게서 CVST 발생이 보고됐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한 젊은층에서 혈전 의심 사례가 잇따르면서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핀란드 등은 고령자에게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접종하기로 결정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후 혈전 생성 논란이 이어지자 유럽의약품청(EMA)은 백신 접종과 혈전 생성 간 연관성에 대해 검토를 진행 중이며 그 결과를 7~8일 발표할 예정이다.

추진단은 "EMA 총회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과 일부 특이 혈전 발생 간 연관성에 대한 검토를 진행 중임에 따라 그 결과를 확인하고 추진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추진단이 8일부터 접종을 시작하는 보육교사 외에 60세 미만 접종 대상자 전체의 접종 일정을 한시적으로 보류함에 따라 EMA 방침에 따라 국내 접종 일정도 전반적으로 영향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는 의료진과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외에 2분기에 고등학교 3학년 학생과 교사, 항공 승무원 등이 접종 대상에 포함돼있다.

현재 국내에서 사용 중이거나 도입 일정이 확정된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와 화이자밖에 없는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이 제한되면 60세 미만이 받아야 할 접종 물량이 부족해진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 대응 추진단장은 "이번 조치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의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제적으로 실시한 조치"라며 "유럽의약품청 발표 내용을 바탕으로 국내 전문가들과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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