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아이 공부방뿐만 아니라 온가족 '사랑방' 만들어

입력 2020.12.14. 19:22 수정 2020.12.14. 19:23 댓글 1개
사랑의 공부방 만들기 159호
불우한 가족환경의 초등학교 1학년 김군 사연
광주 외곽 수도도 안들어오는 낡은 주택서 거주
도배와 장판·주방 설치까지 리모델링 수준 공사

광주 외곽의 낡은 주택. 초등학교 1학년 김모군이 할머니와 아버지, 삼촌과 함께 사는 집이다. 그러나 어느 시골집이라고 해도 믿을 만큼 집 상태는 낡음을 넘어 초췌한 수준이었다.

수돗물도 들어오지 않는 집에서 네 식구는 요즘 같으면 생각하기 힘든 수준의 생활을 하고 있었다. 화장실은 마당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을 쓰고, 세수는 근처 수돗가에서 떠서 하다보니 제대로 씻지도 못하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오래된 집은 유리창이 덜컹거리면서 바람이 새어 들어왔다. 보일러도 없는 집에서 네 식구는 전기장판만으로 추위를 달래야 했다.

가족들의 상황도 위태로웠다. 치매에 걸린 70대 할머니는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우울증을 앓는 삼촌은 극단적 선택까지 할 만큼 위급한 상황이다. 이주민 여성인 김군의 어머니는 김군을 낳은 지 이틀만에 집을 나갔다. 지금까지 연락도 되지 않아 왜 떠났는지 알지도 못한다. 아버지 혼자서 이 네 식구를 감당해 먹여 살리고 있다. 그러나 어머니와 형의 건강이 온전치 않은 상황 속에서 일상의 평온을 찾기 어렵다보니 아버지도 하루 하루 지쳐가고 있다.

이런 가정 환경 속에서도 김군은 밝고 활발한 성격으로 하루하루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다. 씩씩하게 커 나가는 김군의 모습이 아버지의 유일한 희망인 것이다.

그런 김군 가정을 돕기 위해 사랑방미디어와 무등일보, 광주재능기부센터의 사회공헌활동인 사랑의 공부방만들기 159호 공사가 진행됐다.

이번 159호는 공부방을 만들어 주는 정도였던 기존 공사와 달리 집안 전체를 대청소하고 리모델링하는 큰 규모였다. 집안 곳곳에 처박혀 있던 잡동사니들을 꺼내는 데 만도 한참이 걸렸는데 트럭 4대 분량이 나왔다. 누렇게 때가 탄 벽지와 장판을 새로 교체하고 제 기능을 못하는 문짝들도 교체했다. 곰팡이가 슨 기둥에는 페인트를 새로 칠해 보완하고 불꺼진 전등도 새로 교체했다. 한 가구점의 후원 덕분에 책상과 의자, 식탁을 새로 들이게 됐다.

우중충하고 창고를 방불케하던 집안이 리모델링을 통해 화사한 보금자리로 바뀐 것을 본 김군 가족들은 벌린 입을 감추지 못했다. 김군도 "이제 집에 낙서 안하고 청소도 열심히 도와드릴게요. 아버지 힘내세요"라며 가족들과 약속했다.

광주재능기부센터 관계자는 "㈜보해양조 대학생 봉사단인 '젊은 잎새 봉사단' 단원 20명이 참여해 준 덕분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대청소를 할 수 있었다"며 "사랑의 공부방 159호 만들기에 참여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김군 가정에 행복이 가득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서충섭기자 zorba85@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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